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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생장하는 섬진강 참게탕 & 참게장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생장하는 섬진강 참게탕 & 참게장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12.1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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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러운 참게장.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구례] 섬진강에는 참게가 산다. 곡성 구례를 여행하다보면 참게탕을 파는 음식점들이 눈에 띈다. 가을부터 겨울에 유난히 맛이 좋은 참게탕을 소개한다.

토속적인 향기가 꽉 찬 참게탕
섬진강을 따라 달리다 구례에 이르면 입맛이 당기는 음식이 있다. 참게탕이다. 참게만 끓이는 참게탕이 있고, 매기와 참게를 넣고 끓이는 잡어탕이 있다. 참게는 바다에서 서식하는 꽃게와 달리 바다와 강을 오가며 산다. 바다에서 산란한 후 어린 참게 상태에서 강으로 올라와 민물에서 살다 성체가 된다.

참게는 섬진강과 임진강, 금강에서 많이 잡힌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는 섬진강과 임진강, 금강에서 많이 잡힌다. 사진/ 박상대 기자

성체가 되어 산란기가 되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회유성 민물게이다. 때문에 참게는 바다와 강물이 만나는 지점(섬진강, 금강, 임진강)에서 많이 잡힌다. 임진강 하류 파주에도 참게탕을 파는 음식점들이 있다. 임진강과 한강 하류에서도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탓이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참게탕 대신 참게 매운탕이라 부른다. 

파주에서는 참게 매운탕에 수제비를 넣고 끓인다. 그런데 구례에서는 수제비를 넣지 않는다. 수제비를 넣고 끓인 음식점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기자가 먹어본 바 구례에서는 참게탕에 수제비를 넣지 않는다. 어패류를 넣고 끓이는 탕은 생선이나 조개, 갑각류 등 원재료의 맛이 중요하지만 사실은 양념 맛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양념 만드는 비법은 집집마다 다르고, 며느리한테도 쉽게 가르쳐 주지 않는 일급비밀이라고 한다. 

구례 참게탕은 된장과 고춧가루를 섞어서 만든 양념장(다데기)으로 간을 맞춘다. 양념장을 적당히 숙성시킨 뒤 탕을 끓일 때 사용한다.

섬진강변에서 참게탕을 30년 넘게 팔고 있다는 송정가든 강숙자 사장.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탕 맛은 양념 맛이 중요하지요. 무엇을 넣어서 몇 시간 숙성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무청과 배추시래기도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하고…. 저는 조선 생갓(빨강 갓)이나 말린 갓을 사용해서 특별한 맛을 내기도 합니다.”

구례군 토지면에 있는 송정가든. 061-782-8437. 사진/ 박상대 기자
구례군 토지면에 있는 송정가든.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탕과 민물고기 매운탕을 31년째 팔고 있다는 송정가든 강숙자 사장은 빨강 갓이 특별한 맛을 내서 단골손님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참게탕은 다 끓으면 참게 껍질이 빨갛게 변한다. 이때 불을 확 줄인다. 오래 끓이면 국물이 짜고 텁텁해질 수 있어서다.

참게장은 무청이나 배추시래기를 넣고 끓인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장은 무청이나 배추시래기를 넣고 끓인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는 덩치가 작아서 속살이 많지 않다. 알을 낳을 때 30만 개 안팎을 낳지만 알의 부피도 크지 않다. 발과 껍질은 꽃게보다 약하고, 씹으면 쉽게 바스라진다. 발과 껍질까지 통째로 씹어 먹어야 제대로 먹게 된다. 국물은 맛이 고소하고 풋풋한 토속적인 맛이 스며 있다. 무청이나 배추시래기는 밥과 함께 먹으면 더 좋다. 강물과 들판의 기운이 입안에 가득 차는 느낌이다.

섬진강 재첩 부침개. 사진/ 박상대 기자
섬진강 재첩 부침개. 사진/ 박상대 기자

바닷물에서 부화하고 맑은 민물에서 자란다 
구례 참게는 섬진강에서 잡아 올린 것이다. 참게는 그물이나 낚시로 잡지 않고 포획망을 쳐서 잡는다. 내수면어업 면허를 가진 어부들이 잡아서 판매하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섬진강 수량이 풍부할 때 더 많이 잡힌다. 그런데 최근에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섬진강.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섬진강.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는 한때 양식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제적 효율성 때문에 부화를 시킨 후 강물에 방류한다. 수질이 깨끗하고 수초가 많은 호수나 강, 하천에서 잘 살아간다. 점토질 땅에 구멍을 뚫고 살거나 수초 속에 숨어서 사는데 낮에는 잠을 자거나 숨어 지내고 주로 야간에 움직이며 먹이를 사냥하곤 한다.

참게는 1년에 10회 이상 허물을 벗고 서로 잡아먹는 동식성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는 1년에 10회 이상 허물을 벗고 서로 잡아먹는 동식성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어린 참게는 동식성(同食性)이라 서로 잡아 먹어요. 예전에 참게를 부화해서 양식을 시도했는데 하룻밤 자고 나면 새끼들 숫자가 절반씩 줄어들더래요. 자세히 살며보니 서로 잡아먹는 겁니다. 참게가 자라면서 일 년에 수십 차례 허물을 벗으면서 성장하는데 허물을 벗어서 껍질이 연약해질 때 다른 형제가 잡아먹기도 합니다.”

섬진강 어류생태관 이승열 팀장은 참게가 동식성이기 때문에 한 공간에다 양식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참게는 어린 물고기나 조개 따위를 잡아먹는 잡식성이다. 

참게는 몸을 감싸고 있는 갑각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이마에 네 개의 이가 있다. 성체의 등딱지 길이는 50mm, 폭은 60mm로 너비가 길이보다 약간 더 길다. 집게발은 짧고 넓은데, 앞면과 집게 아래쪽에 연한 털다발이 있다. 이 털다발이 꽃게와 참게를 구분하게 해주는 중요한 특징이다.

농어촌 출신 60대 어른들은 참게에 관한 추억이 있다. 마을 앞 하천이나 논두렁 아래 물꼬에 구멍을 파고 살던 참게를 늦여름부터 가을걷이가 끝난 뒤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다. 붕어나 미꾸라지와 함께 끓여 먹던 잡어탕을 기억할 때면 저절로 입맛을 다신다.

참게장은 간장을 끓여서 만드는데 참게가 많이 잡히지 않으면 비싸서 만들지 못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장은 간장을 끓여서 만드는데 참게가 많이 잡히지 않으면 비싸서 만들지 못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참게는 번식을 위해 가을에 강물을 타고 가을철에 바다로 내려간다. 해변가 바다에서 알을 낳고 몸에 품어 부화시킨다. 산란 27일 후 새끼들이 부화하면 어미들은 생을 마친다. 그리고 부화한 유생들은 강물을 따라 상류로 올라와 생장한다. 겨울철에는 참게가 잡히지 않는다. 가을에 잡은 것을 급냉시켰다가 꺼내서 탕을 끓인다. 참게장은 살아 있는 게를 사용해 담그는데 참게가 많이 잡히지 않으면 비싸서 간장게장을 담그지 못한다. 

INFO 송정가든

주소 전남 구례군 토지면 섬진강대로 4565

문의 061-782-8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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