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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호숫가 여행] 색다른 출렁다리 하나로 거듭난 호수와 섬, 임실 옥정호 & 붕어섬
[호숫가 여행] 색다른 출렁다리 하나로 거듭난 호수와 섬, 임실 옥정호 & 붕어섬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12.1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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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상대 기자
아찔한 높이의 옥정호 출렁다리.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임실] 섬진강댐 상류에 자리하고 있는 옥정호. 호수 주변에 이름을 닮은 물안개길이 있고, 호수 안에 붕어섬이 있다. 붕어섬까지 출렁다리를 연결했는데 한 달만에 38만 관광객이 찾아왔다고 한다.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이는 옥정호에 다녀왔다.

조선시대 스님이 지어준 호수 이름 옥정호
옥정호(玉井湖)는 전라북도 임실군과 정읍시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이다. 섬진강 상류수계에 있는 옥정호는 당초에 농업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건설했다. 1918년에 시작해서 1926년에 완공했는데 이때는 운암호라 불렀다. 다시 1960년부터 1965년까지 섬진강 다목적댐이 건설되면서 옥정호가 탄생했다.

정읍시 산내면과 임실군 운암면·강진면·신평면·신덕면 일대 2만여 세대가 이주한 뒤에 물이 채워졌다. 운암면은 거의 통째로 수몰되었고, 주민들은 부안군 간척지나 안산시 일대로 이주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땅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이주민들 가운데 극히 일부 10여 세대는 차마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이웃 용운리에 모여 살고 있다.

수몰지역에 살던 주민들 중 일부는 지금 옥정호 옆 용운리에 새로운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요산공원에 있는 양요정은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피난 가는 선조를 호위한 성균관 진사 최응숙 공이 훗날 낙향하여 후학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낸 정자다. 수몰지역에 있던 것을 후손들이 지금 자리로 옮겼다. 사진/ 박상대 기자

호수의 이름도 운암호·섬진호·운암저수지 등으로 불리다가 옥정호가 되었다. 섬진강댐 근처에 옥정(玉井)리가 있는데 조선시대 한 스님이 이곳을 지나다가 “이곳이 맑은 물이 담긴 호수가 될 것이다”는 예언을 남기고 마을 이름을 옥정리라 지어주었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전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옥정호 물은 만경평야의 젖줄 역할을 하고, 칠보·운암 발전소로 흘러간 물은 한 해에 약 2만 8,800kW의 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 옥정호 옆, 출렁다리 앞에는 요산공원이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에 요산공원으로 먼저 발길을 옮겼다. 옥정호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망향비, 양요정(兩樂亭)이란 정자가 있어서다. 요산공원에는 사계절 꽃이 핀다. 산책로 옆에는 빨강 갓이 자라고 있는데 봄이면 유채꽃보다 더 노란 갓꽃이 만발할 것이라고 한다. 


전국 최고 명품 출렁다리를 만들고 싶었다 
옥정호는 섬진강댐에서 상류로 약 12km 지점에 있다. 임실군 운암면 용운리와 입석리 사이에 물고기 붕어를 닮았다는 붕어섬이 있다. 출렁다리가 연결되지 않았을 때는 배를 타고서야 갈 수 있었다. 요산공원을 둘러보고 출렁다리에 오른다. 화려했던 가을은 가고 앙상한 겨울이 호수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임실 사람들은 옥정호 운해가 붕어섬을 감싸고 도는 모습을 선경 그 자체라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사진작가가 옥정호 물안개를 촬영하기 위해 주변 도로나 국사봉 전망대에 진을 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낮이라 그런지 안개는 없다.

출렁다리 연결 전의 붕어섬 겨울풍경. 사진/ 임실군청
출렁다리 개통식에서 내빈들과 출렁다리를 걷고 있는 심민 군수(우). 사진/ 박상대 기자
옥정호 출렁다리는 많은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옥정호 출렁다리의 주탑은 높이83m이며, 4층에 전망대가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옥정호 출렁다리는 요산공원에서 붕어섬까지 420m를 잇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옥정호 출렁다리는 요산공원에서 붕어섬까지 420m를 잇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요산공원에 있는 실향민들을 위로하는 마음에서 세운 망향탑. 사진/ 박상대 기자

옥정호 출렁다리는 지난 10월 22일 시범 개통했다. 요산공원 앞에서 붕어섬까지 총 길이 420m, 폭 1.5m, 붕어를 형상화한 주탑 높이 83m이다. 주탑에는 4층짜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출렁다리를 설계할 때 주무부서 직원들은 전국 거의 모든 출렁다리를 둘러보고 다니면서 장단점을 조사했다고 한다.

“정말 많이 보고 다녔어요. 난간을 스테인리스 매쉬형으로 하고, 바닥판은 스틸 그레이팅으로 했어요. 바닥판을 선택할 때 투명유리와 철판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 고른 것 같아요. 호수 바닥을 그대로 볼 수 있고, 안전하고, 중간에 오가는 사람들이 비켜설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죠.”

함께 출렁다리를 건너던 임실군청 옥정호힐링과 조병훈 주무관은 안전과 친환경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했다고 한다. 전기선과 상수도관을 출렁다리에 붙여서 만드는 것도 업체에선 난색을 표했는데 결국 설치했다. 출렁다리 중간 전망대에 오르자 붕어섬과 국사봉, 호수가 더 또렷이 보인다. 아스라이 펼쳐진 옥정호와 호수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국사봉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임실이 부럽다.  


출렁다리를 건너자 펼쳐진 생태공원
상큼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출렁다리를 건너가자 붕어섬이 앉아 있다. 붕어섬은 면적이 6만6천㎡이다. 한때 민가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다. 붕어섬 방문자 안내소 앞에서 안내판을 보니 산책길, 잔디광장, 숲속도서관, 풍욕장과 삼림욕장, 쉼터, 정원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생태공원이라고 한다. 

붕어섬에는 마치 붕어 비늘처럼 많은 조각으로 나뉘어진 꽃밭과 산책로가 있다. 섬 정원에도 철쭉과 영산홍이 따로 있고, 작약원과 수국원, 단풍길과 배롱길, 목련원과 신나무숲 등등 여러 종류 꽃밭과 숲이 조성되어 있다. 그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참나무숲길을 걷다가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는다. 

붕어섬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옥정호 주변에 있는 요산공원 산책로. 호수를 둘러볼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출렁다리가 개통된 이후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붕어섬에서 힐링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잠깐 숲길을 걷다 보니 주황색 기와를 얹고 있는 현대식 건물이 한 채 있다. 치즈와 커피, 음료를 파는 카페다.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차를 마신다. 카페 2층에서는 옥정호의 사계를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카페 옆 잔디밭에서는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숲속 놀이터라는 이정표를 따라 걷는데 까치 몇 마리가 날아다닌다.

까치들이 숲속에 있는 감나무에서 홍시를 쪼아먹는 중이다. 주인이 따다 남긴 까치밥이 아니고 감나무에 열린 홍시가 통째로 까치들 양식인 것이다. 저마다 하나씩 쪼아 먹는 모습이 참 평화롭다.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따사로운 햇살이 있는 아름다운 섬. 어느 한 사람 서두르지 않고, 큰 소리를 내지 않는 섬. 에덴동산에 버금가는 평화로운 섬이다. 잔디밭에 앉아 간식을 먹던 아주머니들이 사과 한 쪽을 내민다. 겨울장미처럼 예쁘다. 

붕어섬 안에 있는 카페. 간단한 음료만 판매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붕어섬에 있는 야생 감나무에서 까치들이 홍시를 쪼아먹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임실치즈와 특산품 판매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 발길을 재촉한다. 붕어선 안에는 음식점이 없다. 출렁다리 입구에 작은 음식점이 하나 있고, 임실치즈와 커피를 파는 카페가 하나 있다. 그리고 주차장이 시작되는 도로 앞에 음식점이 있다. 민물고기 매운탕과 오리 주물럭을 파는 음식점에 들어가 음식을 먹었다. 오리 주물럭을 시켰는데 사장님이랑 서빙하는 분이 왔다갔다 하면서 고기를 구워준다. 

“적당히 익으면 드시고, 나머지를 더 구워 드세요. 다 드시면 밥을 볶아드릴 거예요. 반찬은 모두 임실산이고 우리가 직접 만든 거니까 맛있게 잡수시고 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붕어섬 입구에 있는 카페. 간단한 음료와 먹을거리를 판매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오리주물럭. 출렁다리 입구 입석산장. 063-643-2898. 사진/ 박상대 기자

입석산장 사장님이 불판에 오리고기를 올리면서 말한다. 씽긋 웃으면서 설명해 주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세련된 말씨와 공손한 태도를 보니 음식맛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임실군에서는 오는 3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지역특산품 판매장과 간식 판매점을 설치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휴일에 대비하여 더 많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주차장에서 출렁다리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옥정호를 찾은 관광객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충분한 힐링여행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INFO 옥정호 출렁다리
주소 전북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458-9

*현재 시범운영 기간 중이며 2023년 3월까지 추가 공사를 마친 후 정식 개장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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