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얼음 트레킹] 추울수록 더 아름다운, 철원 한탄강 물윗길
[얼음 트레킹] 추울수록 더 아름다운, 철원 한탄강 물윗길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01.10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탄강 물윗길 전경. 한탄강 줄기를 따라 부교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철원]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이자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철원의 한탄강. 주상절리와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신비로운 협곡 사이를 걸으며, 눈이 시릴 정도로 눈부신 겨울 정취를 한껏 느끼고 왔다. 추울수록 더 아름다운 한탄강 얼음 트레킹을 소개한다.

한탄강 물윗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매년 10월 개장해 다음 해 3월까지 운영된다. 특히 지난해 1218, 임시로 운영하던 트래킹 코스 전 구간을 완전히 개방하면서 태봉대교에서 출발해 은하수교-승일교-고석정-순담계곡으로 이어지는 총 8.55km의 한탄강 물윗길이 완성됐다.

물과 얼음, 돌길을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코스가 이어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눈이 시릴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대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풍광

기암절벽이 늘어선 주상절리 협곡을 따라 걷는 얼음 트레킹. 한탄강 바로 옆으로 난 돌길을 따라 때로는 물 위에 설치된 부교를 지나고 절벽 넘어, 억겁의 시간이 만들어 낸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와는 달리, 보다 가까이에서 힘찬 대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한껏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코스다.

한탄강이 슬슬 얼어붙기 시작하는 겨울철이 되면 본격적으로 얼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평상시에는 수량이 많고 물살이 거칠어 래프팅의 성지로도 유명하지만, 이 시기에는 물 위로 부교를 띄어 마치 얼음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을 느껴볼 수 있다.

걸을 때마다 쩍쩍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협곡을 울리고, 그 사이로 에메랄드빛 얼음물이 힘차게 흐른다. 주상절리로 떨어진 물줄기는 얼어붙어 환상적인 얼음 폭포를 만들어 낸다. 대자연이 만들어 낸 눈부신 풍광에 눈을 뗄 수 없다. 추울수록 더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곳.

협곡을 따라 유려하게 이어지는 부교. 위치는 송대소-은하수교 구간. 사진/ 민다엽 기자
환상적인 설경이 펼쳐지는 한탄강 물윗길. 사진/ 민다엽 기자 
한탄강 은하수교를 기점으로 가볍게 트레킹을 즐기기 좋다. 사진/ 민다엽 기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

한탄강은 강원 철원군과 평강군, 경기 연천군을 흐르는 총 길이 136km의 거대한 강이다. 예부터 큰 여울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한여울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또는 대탄(大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각 앞 글자를 따서 현재의 한탄강이 되었다는 설이지만, ‘궁예가 왕건에 쫓겨 도망치다 이곳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또는 한국전쟁 때 주민들이 피란을 가다 이 강을 건너지 못하고 한탄했다등의 설화에 따라 한탄강으로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한탄강은 오랫동안 사람이 쉽사리 넘볼 수 없는 거대한 협곡이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실제로, 한탄강 물윗길을 걷는 내내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에 압도당했다.

이처럼 한탄강 일대는 주상절리를 비롯해 수많은 지질 자원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 그 어느 강보다 변화무쌍하고 풍광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으로서 선캄브리아 시대부터 신생대까지의 다양하고 독특한 지질 지층을 살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7월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기도 했다.

겨울의 정취가 한껏 느껴볼 수 있는 얼음 트레킹. 사진/ 민다엽 기자
자연이 만들어 낸 황홀한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아름다운 빙벽을 볼 수 있는 승일교 구간. 사진/ 민다엽 기자

총길이 8.55km, 철원 한탄강 물윗길 완공

기존에 조성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협곡 위를 걷는 코스라면 이번에 완성된 한탄강 물윗길은 말 그대로 물 위를 걷는다. 나무나 철제데크로 조성된 탐방로에 비해 걷기에는 다소 힘이 들지만, 최대한 자연 본연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어 오히려 좋다. 힘차게 요동치는 대자연의 에너지를 한껏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즐거움.

트레킹의 시작은 출발점인 태봉대교나 반대편 종점인 순담계곡, 둘 중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무방하나 개인적으로 태봉대교 아래편에 있는 은하수교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양쪽 절벽을 잇는 은하수교를 건너 한탄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고, 분위기 좋은 카페와 넓은 주차장, 그리고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여러모로 편하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 원으로 제법 비싼 편이지만, 그 절반인 5,000원을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니 나쁘지 않다. 근처 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좋고, 철원 내 전통시장이나 음식점, 주유소, 정육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고석정 구간부터는 진정한 협곡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순담계곡 구간. 보기만 해도 시린 얼음계곡을 걷는다. 사진/ 민다엽 기자

은하수교를 건너 강 아래로 내려가면 본격적으로 한탄강 물윗길이 시작된다. 부교가 설치된 은하수교와 송대소 주상절리 구간만 가볍게 둘러본다면 상관없지만, 완주를 생각한다면 방한 장비와 트레킹화는 필수다. 편도로 8.55km를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30~3시간 정도, 곳곳에서 바위를 오르거나 얼음판을 지나야 하는 등 길이 제법 투박한 편이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탐방로를 따라 관리시설도 나름 촘촘히 있어, 안전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일부 코스마다 협곡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관광 안내소가 있고 여기선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으니 원점 회귀하기에도 편하다.

별도의 데크 없이, 노란색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사진/ 민다엽 기자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순담계곡의 압도적인 전경. 사진/ 민다엽 기자

은하수교를 지나 승일교 구간 이후부터는 주변 풍경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고석정을 지나 순담계곡까지는 좀 더 야생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살은 점점 거세지고 집채만 한 거석 사이로 난 부교를 따라 햇빛조차 잘 들지 않는 깊은 협곡 속으로 들어선다.

머리카락이 쭈뼛거릴 정도로 서늘한 칼바람이 두 뺨을 스치고, 눈이 시릴 정도로 새파란 물줄기가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협곡의 풍경, 마치 무릉도원에 들어 온 듯 비현실적인 경치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윽고 순담계곡에 접어들면서 겨울의 정취는 절정에 다다른다.

 

한탕강 물윗길 은하수교 매표소. 사진/ 민다엽 기자
한탕강 물윗길 은하수교 매표소. 사진/ 민다엽 기자

INFO 철원 한탄강 물윗길 (은하수교 매표소)

주소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725-12

운영 시간 09:00~17:00 (입장 마감 16:00) / 331일까지 개장

문의 033-452-3600

 

 
아찔한 절벽을 따라

한탄강 주상절리길(잔도 길)

순담계곡에서는 한탄강 물윗길과 주상절리길(잔도길)이 이어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순담계곡에서는 주상절리를 따라 절벽 위를 걷는 잔도 길이 이어진다. 한탄강 물윗길과는 다른 코스로 절벽과 허공 사이에 설치된 데크를 따라 아찔한 스릴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순담계곡에 있는 순담 매표소부터 드르니 매표소까지 총길이 3.6km로 별도의 예매가 필요하다. 한탄강 물윗길을 이용했다면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INFO 한탄강 주상절리길(잔도 길)

주소 (순담 매표소) 강원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산 78-2

       (드르니 매표소) 강원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1228-26

이용 시간 09:00~17:30 (16시 입장 마감, 계절에 따라 상이)

문의 (순담 매표소) 0507-1431-2225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