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해남] 함초의 본명은 퉁퉁마디 풀이다. 함초는 염전 옆 갯벌에서 바닷물을 먹고 자란다. 지금은 함초소금, 함초환, 함초된장 등 여러 가공식품으로 변신해가면서 만병통치약 소리를 듣고 있다. 전남 서남해안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 함초가공식품 이야기...

이름 없는 갯풀에서 건강식품으로 변신한 함초
함초는 이름 없는 풀이었다. 식물학자들이나 퉁퉁마디 풀이라고 알고 있을 뿐 어촌 사람들조차 이름 없는 풀 취급을 했다. 염전에서 소금 만드는 데 방해되는 잡초였다. 봄에는 연두색, 여름에는 짙은 초록색, 가을에는 갈색으로 변하는 풀에 관심을 갖고 나중에 ‘함초’라는 이름을 지어준 고마운 사람이 있다.

해남약초체험장 박동인 대표다. 해남군 의원을 거쳐 산림조합 조합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함초박사’로 더 유명한 사람이다.

양복점을 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는데 어렸을 때 배앓이를 하면 어머니가 ‘이름 없는 갯가 풀’(함초)을 뜯어다가 즙을 내주던 일, 그것을 받아먹고 나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의사도 만나고 식품영약학자도 찾아다니면서 함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풀의 이름이 퉁퉁마디 풀이란 사실도 알았다. 그런데 너무 길고 어려웠다. 한의학 서적을 뒤지던 중 짤 함자(鹹)를 발견했고, 이 풀의 이름을 함초(鹹草)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함초가 아픈 사람 병을 낫게 해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박 대표는 함초라는 이름을 상표등록했고, 건강식품을 개발했다.

지금 전국에서 여러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함초는 사실은 남의 상표를 도용하는 셈이다. 이를 알고 이재에 밝은 전문가 몇 사람이 찾아와서 수억, 수십억 원짜리 상표라면서 상표권 행사를 권했지만 박 대표는 허허 웃고 돌려보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초’라는 이름을 달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질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 주는 함초 가공식품
함초는 1년생이며 씨앗으로 번식한다. 전국의 해안지방에 분포하며 염전 옆에서 자란다. 박 대표는 해남군 송지면 염전 옆에 함초밭을 운영하고 있다.

함초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에서 자라기 때문에 갯벌과 바닷물에 스며있는 각종 미네랄과 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사람의 체내에 쌓인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숙변을 제거해 준다고 한다.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철분 등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칼슘은 우유보다 7배, 철은 다시마의 40배, 칼륨은 굴보다 3배가 많다.

숙변을 제거하고 중성지방을 제거하며 각종 필수 미네랄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는 종합영양제이다.

함초는 소금기가 많은 곳에서 살면서 염분을 흡수한다. 그 염분은 천일염보다 정화되고 정제염보다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그런 함초를 바닷가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어린 함초잎으로 나물로 만들어 먹고,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파리를 발효시켜 음식을 만들 때 조미료와 함께 사용했다. 요즘엔 함초환을 만들어서 복용하는데 축농증, 관절염, 고혈압, 비만, 당뇨 등 각종 질환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박상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