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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에서 만난 가공식품] 친환경 김으로 국제인증 받고 바다를 살린 장흥 무산김
[여행지에서 만난 가공식품] 친환경 김으로 국제인증 받고 바다를 살린 장흥 무산김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12.13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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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김, 친환경 김이라 불리는 장흥 무산김. 사진 / 박상대 기자
착한 김, 친환경 김이라 불리는 장흥 무산김.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장흥] 장흥과 보성 사이에 있는 득량만에서 장흥무산김을 생산한다. 김에서 잡조류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염산이나 유기산을 거부하고, 생산량 감소를 감수하고 몸에 좋은 무산김을 생산하고 있다.

어업인 110명이 모여 결의한 장흥무산김 생산
장흥무산김()2008년 김양식업을 하는 장흥군 어촌계원 110명이 모여서 만든 회사다. 1주에 5천 원짜리 주식을 65천만 원 모금했다. 당시 장흥김은 광주 일대 시장에서도 가장 낮은 등급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검정색에다 때깔은 좋았으나 염산을 많이 친다고 소문이 나서 소비자들이 좋게 평가하지 않았던 것.

김 양식자 110명이 김에다 염산을 뿌리지 말자고 결의하면 장흥 무산김이 탄생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김 양식자 110명이 김에다 염산을 뿌리지 말자고 결의하면 장흥 무산김이 탄생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민들이 모여 염산을 뿌리지 말고 김을 생산하자고 뜻을 모았다. 40년 동안 해온 방식을 버리고, 친환경 김을 생산하자는 선언이었다. 김에다 염산을 뿌리는 이유는 김에 치명상을 입히는 갯병을 예방하고, 매생이나 파래 따위 잡조류를 제거하여 때깔 좋은 김을 생산하자는 취지였다. 그게 인체에 해롭다는 소문이 돌면서 유기산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염산을 뿌리지 않으면 지주식으로 바꾸든가 사흘에 한번 꼴로 부유식 김발을 뒤집어서 햇볕과 바람을 쪼이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유식 김에는 매생이를 비롯한 잡조류가 붙어서 김의 때깔이 너무나 안 좋을 게 뻔했다.

장흥 무산김은 생김으로 먹어도 좋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흥 무산김은 생김으로 먹어도 좋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도지사님까지 모셔놓고 무산김 생산을 시작했으나 처음 3년 동안 엄청나게 고생했다. 수확량도 30% 줄고, 힘이 들었다. 괜히 사서 고생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왕 시작했으니 견뎌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먹거리 X파일방송을 진행하던 이영돈 PD가 장흥군청에 찾아와서 명함을 내밀었다. 당시 수산과장이던 지금의 장용칠 대표이사는 깜짝 놀랐다. 군민 중 누가 무슨 사고를 쳤는지? 그런데 이 PD한 달간 장흥 앞바다에서 몰래 취재를 했어요. 그런데 진짜 아무도 염산을 뿌리지 않더군요하면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바다가 살아나고 소득도 올려준 무산김
그 방송에서 장흥무산김을 착한 김이라고 이름을 달아 소개했다. 그 이후 전국에서 장흥무산김을 찾는 전화가 쏟아졌다. 백화점을 비롯한 전국 쇼핑몰에서 문의 전화가 오고, 일반 소비자들도 구매문의 전화를 했다.

건강에 좋은 김이라는 인식이 들어 학교 급식으로 인기가 아주 높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건강에 좋은 김이라는 인식이 들어 학교 급식으로 인기가 아주 높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장흥무산김은 유기농농산물과 같은 건강에 좋은 김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장흥무산김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김(20%), 친환경 김, 학교급식으로 납품하는 김,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는 김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무산김 양식업자들에게 친환경 직불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ASCMSC 인증을 받았습니다. 친환경 국제 인증인데 김, 바닷물, 생산과정을 모두 까다롭게 검사한 후에 인증해준 겁니다.”

장용칠 장흥 무산김 대표이사. 사진 / 박상대 기자
장용칠 장흥 무산김 대표이사. 사진 / 박상대 기자

장 대표는 국제 인증을 받고 나서 바이어들의 문의가 많아졌고, 홍콩에선 학교급식용으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장 대표는 장흥무산김 덕분에 득량만 바다가 살아났다고 말한다. 갯벌에 사는 낙지, 바지락, 키조개 수확량이 늘었고, 잘피(짐질)밭이 살아나면서 도미, 우럭 등 물고기들도 산란을 위해 몰려들고 있다. 매생이가 김 못지않게 많은 소득을 올려주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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