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①] 뜨거운 그 이름, 유관순 열사를 기억하다
[이달의 테마여행 ①] 뜨거운 그 이름, 유관순 열사를 기억하다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4.02.13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일절을 맞아 유관순 열사를 좇아 천안으로 태극기를 따라가는 여행을 다녀왔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삼일절을 맞아 유관순 열사를 좇아 천안으로 태극기를 따라가는 여행을 다녀왔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천안] 뜨거운 독립의 함성이 울려 퍼지던 천안의 아우내 장터. 기억해야 할, 기억되어야 할 민족의 뜨거운 이름을 좇아 태극기를 따라 걸었다.

아우내 만세 운동유관순열사사적지
충남 천안 지역은 여느 지역보다 격렬한 독립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이다. 191931,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독립의 외침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서울 정동의 이화학당에서 유학 중이던 유관순 열사는 서둘러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와, 서울의 3.1운동 소식을 전하며 만세 운동을 결의한다.

유관순 열사 사적지 광장에 세워진 유관순 열사 동상. 사진 / 민다엽 기자
유관순 열사 사적지 광장에 세워진 유관순 열사 동상. 사진 / 민다엽 기자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유관순 열사의 영정을 모신 추모각이 나타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유관순 열사의 영정을 모신 추모각이 나타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411시경, 지금의 병천인 아우내 장터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한 3,000여 명의 만세 함성이 힘차게 울려 퍼졌다. 유관순 열사는 장터에서 주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준 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다 일본군에게 주동자로 체포된다. 이날의 만세 운동으로 유관순 열사의 부모를 포함해 총 19명이 일본 헌병의 총칼에 순국했으며 30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아우내 만세운동은 호서 지방 최대의 만세운동으로 기록됐다.

국가보훈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천안 지역 출신 혹은 천안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해 공로를 인정받은 독립유공자는 총 106. 등급순으로 보면 대한민국장 1, 대통령장 1, 독립장 10, 애국장 26, 애족장 38명 등 총 76명이 건국 훈장을 서훈받았다. 이 밖에도 건국포장 2, 대통령표장은 29명이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찍힌 유관순 열사의 실제 모습. 사진 / 민다엽 기자
서대문형무소에서 찍힌 유관순 열사의 실제 모습. 
지난 2019년 유관순 열사는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추서받았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지난 2019년 유관순 열사는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추서받았다. 사진 / 민다엽 기자

특히, 기존 3등급에 해당하는 독립장(獨立章)을 서훈받았던 유관순 열사는 지난 2019년 열사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우리나라 최고의 건국훈장인 대한민국장(1등급)을 추가로 서훈받기도 했다.

소녀유관순을 만나다
나는 대한 사람이다. 나라를 위해 독립 만세를 외치는 것도 죄가 되느냐”_ 유관순

아우내 만세운동의 주동자로 징역 3년 형을 선고 받는 유관순 열사는 서울 서대문형무소로 이감되어 무자비한 고문을 받던 중 192018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당시 서대문형무소에 함께 수감되어 있던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유관순은 감방 안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세를 외쳤다고 전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유관순 열사의 죄수복 사진도 이곳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때다.

유관순 열사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남아있는 사진. 열사는 맨 오른쪽 뒷편에 서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유관순 열사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남아있는 사진. 열사는 맨 오른쪽 뒷편에 서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병천 아우내 만세 운동과 유관순 열사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병천 아우내 만세 운동과 유관순 열사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아우내 독립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병천면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당시의 독립 열사들을 기리는 유관순열사사적지가 조성됐다. 무엇보다 위인로서의 유관순이 아닌, 사람으로서 유관순의 생애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열여덟 소녀의 이야기에 갑자기 생각이 많아진다.

유관순열사사적지에는 기념관과 추모각, 초혼 묘, 봉화 탑, 생가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둘레길을 따라 유관순열사기념관과 추모각, 초혼 묘, 봉화 탑을 지나, 산 너머 유관순 생가지까지 가볍게 산책하기에 정말 좋다. 뒤편에 있는 매봉산을 넘어야 하지만, 높이 나지막하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누구든 편히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소요 시간은 넉넉하게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유관순 열사 기념관. 사진 / 민다엽 기자
유관순 열사 기념관. 사진 / 민다엽 기자
열사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열사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먼저 둘레길을 걷기 전 유관순열사기념관을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유관순열사기념관에서는 아우내 만세운동을 중심으로 천안 지역의 독립운동과 주요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부분들도 다루고 있어 꽤 흥미롭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해당 장소를 방문 후 투어에 나서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INFO 유관순열사기념관
장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길 38
관람 시간 09:00~18:00(3-10)
문의 041-564-1223

태극기를 따라가는 길
사실 유관순 열사에 대해서는 다들 너무 잘 알잖아요? 하지만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길래 이렇게 독립운동에 앞장설 수 있었는지,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독립운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선뜻 대답하기란 쉽지 않죠. 열사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가 독립운동을 위해 몸을 던졌습니다. 삼일절을 맞아 그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추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유관순 열사의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사적지 뒷편 초혼묘 가는 길. 사진 / 민다엽 기자
사적지 뒷편 초혼묘 가는 길. 사진 / 민다엽 기자
매봉산 중턱에 마련된 초혼묘. 사진 / 민다엽 기자
매봉산 중턱에 마련된 초혼묘. 사진 / 민다엽 기자

오인화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처럼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사적지 광장 정면으로는 1972년 건립한 유관순 열사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하고 있는 추모각이 보인다. 양옆으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니 새삼 마음이 경건해짐을 느낀다. 매년 228일에 이곳에서는 삼일절 경축전야제가 열리기도 한다.

추모각을 나와 매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둘레길로 발걸음을 옮기면, 산 중턱에서 작은 초혼 묘를 만나게 된다. 말 그대로 시신 없이 혼을 달래는 묘지다.

당초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의 시신은 이태원 공동묘지로 안장되었다. 열사의 아버지, 어머니는 아우내 만세 운동 때 돌아가셨고, 오빠 또한 독립운동으로 감옥에 수감되면서 시신을 챙길 사람이 없었던 것. 이후 여러 이전 과정을 거치면서 유관순 열사의 시신은 망실되었다.

유관순 열사 생가지. 사진 / 민다엽 기자
유관순 열사 생가지. 사진 / 민다엽 기자
유관순 열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추모각. 사진 / 민다엽 기자
유관순 열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추모각. 사진 / 민다엽 기자

현재까지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유관순 열사의 묘()를 대신에 열사가 어린 시절 자주 오르내렸다는 이곳에 혼을 달래는 작은 장소가 마련된 것이다.

초혼 묘를 지나쳐 해발 169.6m 매봉산 정상에 오르면, 유관순 열사가 아우내 만세운동 전날 밤 거사를 알리기 위해 봉화를 올린 자리도 발견할 수 있다.

산을 넘어 탑원리 방면으로 넘어가면 유관순 열사 생가지를 만날 수 있다. 생가지는 아우내 만세운동 당시 일제에 의해 불타 전소되었던 것을 1991년 복원했다. 생가 옆으로는 유관순 열사의 전기 <타오르는 별>의 작가 박화성의 비문과 열사가 어린 시절 다녔던 매봉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천안 여행의 필수 코스인 독립기념관. 사진 / 민다엽 기자
천안 여행의 필수 코스인 독립기념관. 사진 / 민다엽 기자
겨례의 집에 세워진 '불굴의 한국인상'. 사진 / 민다엽 기자
겨례의 집에 세워진 '불굴의 한국인상'. 사진 / 민다엽 기자

민족의 뜨거운 역사를 담은 독립기념관
1987년 개관한 독립기념관은 천안을 여행한다면 반드시 들려봐야 할 장소다. 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을 넘어,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과 자주독립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멀리서도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의 기와집은 바로 독립기념관의 상정적인 건축물인 겨레의 집이다. 내부에는 불굴의 한국인상이라는 거대한 조각상이 설치돼 있는데, 민족을 위해 온 몸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얼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겨레의 집 뒤편으로는 총 7개의 전시관이 마련돼 있어 볼거리도 풍성하다. 선사시대부터 이어 온 겨레의 뿌리를 시작으로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의 침략과 독립,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전시관을 이동하며 우리 민족의 역사를 차례대로 살펴볼 수 있다. 자료가 워낙 방대하니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입장료는 무료.

INFO 독립기념관
장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 독립기념관
관람 시간 09:30~18:00(3-1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41-560-01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