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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특집 ②] 나무의 소중함 잊지 말아요! 국립수목원
[특집 ②] 나무의 소중함 잊지 말아요! 국립수목원
  • 김유정 객원기자
  • 승인 2024.03.07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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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이 있는 4월, 국립수목원을 찾아 자연을 느껴보는 여행은 어떨까? 사진 / 국립수목원
식목일이 있는 4월, 국립수목원을 찾아 자연을 느껴보는 여행은 어떨까? 사진 / 국립수목원

[여행스케치=포천] 4월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작은 화분에 씨앗을 심으며 싹이 트기만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2005년 까지만 해도 식목일은 휴일이었다. 그래서 온 가족이 모여서 나무를 심지는 못해도 작은 화분에 씨앗이라도 심으며 그날을 되새겼었다.

식목일이 휴일이 아닌지 벌써 햇수로 19년째. 어느새 우리는 식목일의 존재조차 잊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휴일이 아니라고 해서 중요한 날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살기에도 바쁜 세상 속에서 나무의 소중함을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 볼 여유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 수밖에 없다. 그 자연에서 제일 중요한 건 숲. 그 숲을 만드는 나무, 그리고 작은 풀, 꽃일 테니 말이다.

금관화로도 불리는 아스클레피아스는 봄부터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사진 / 국립수목원
금관화로도 불리는 아스클레피아스는 봄부터 만날 수 있는 꽃이다. 사진 / 국립수목원
봄을 맞은 병꽃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사진 / 국립수목원
봄을 맞은 병꽃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사진 / 국립수목원

진짜 봄을 만나기 위한 최적의 장소, 국립수목원
4월이 오면 연둣빛으로 빛나는 새싹들과 분홍, 노랑의 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만물이 생동하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마음마저 설렌다. 진짜 봄을 만나기 위해 자연의 생동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숲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특히 식목일이 있는 4월에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이 제격. 나무와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동시에 숲이 내어주는 포근한 안식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은 어린나무부터 300년이 넘은 노거수까지 945종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산림청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울창한 숲과 나무, 그리고 희귀 곤충과 새들의 소중한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됐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됐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겨우살이 씨앗. 생명의 시작은 미약하나, 언젠가 숲을 이룰 것이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겨우살이 씨앗. 생명의 시작은 미약하나, 언젠가 숲을 이룰 것이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국립수목원이 위치한 광릉숲은 조선시대부터 나라에서 사용할 큰 나무들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왕과 신하들이 사냥과 활쏘기를 나섰던 곳이자, 왕실의 농림으로서 관리들에 의해 관리되던 곳이었다. 특히, 1468년 세조의 능인 광릉이 조성되면서 한층 엄격하게 보호관리가 되었다.

/사진 김유정 객원기자
/사진 김유정 객원기자

INFO 국립수목원
주소 경기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509
운영 시간 예약 필수(주차 예약 필수)
09:00-18:00(4~10) / 입장마감 17:00
09:00-17:00(11~3) / 입장마감 16:00
이용요금 성인 1,000, 청소년700, 어린이(12세 이하) 500
문의 031-540-2000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
일제강점기에는 광릉시험림이라는 이름으로 임업 시험 사업이 이뤄졌다. 광복이 되면서 1957년 농림부 산하의 중앙임업 시험장을 거쳐 1987년 비로소 산림박물관과 온실을 갖춘 광릉수목원이 탄생했다. 이어 19997국립수목원으로 공식 이름이 바뀌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생물권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가치를 인정받아, 20106월 광릉숲 일대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봄이면 볼 수 있는 국립수목원 육림호의 풍경. 사진 / 국립수목원
봄이면 볼 수 있는 국립수목원 육림호의 풍경. 사진 / 국립수목원
육림호 주변에 산책길이 조성돼 있어 봄을 제대로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 / 국립수목원
육림호 주변에 산책길이 조성돼 있어 봄을 제대로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 /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산림 보호를 위해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오전과 오후 시간대로 나눠서 방문해야 하고 시간을 지켜야 한다. 차량을 이용해 올 때는 차 번호까지 미리 등록해야 주차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을까?’도 싶지만, 다 숲과 나무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니 이 정도 불편함 정도는.

국립수목원을 보다 더 제대로 보려면 숲 해설가의 해설을 듣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산림교육전문가인 숲 해설가의 해설이 진행된다. 단체 관람객이 아니라면 미리 예약할 수 없고, 국립수목원 방문자 센터에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방문자센터 안에는 사계철부지 엽서를 골라 가져갈 수 있게 준비돼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방문자센터 안에는 사계철부지 엽서를 골라 가져갈 수 있게 준비돼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자연의 온기를 느껴볼 수 있는 메타쉐쿼이아 나무.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자연의 온기를 느껴볼 수 있는 메타쉐쿼이아 나무.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더 가까이 자연을 느끼는 방법
국립수목원에 도착하면 정문 앞에 위치한 방문자 센터에서 숲 해설 프로그램 신청부터 하는 것이 좋다. 선착순으로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방문자 센터에 들어서면 자연과 생물을 사랑하지만 언제, 어디서 만나면 좋을지 모르는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사계철부지 카드가 놓여 있다. 꽃부터 나무, , 곤충에 이르기까지 국립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설명하는 카드로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해설 시작하기 전에 천천히 원하는 카드를 골라보자.

“‘살아있는 화석 식물이라는 별칭을 가진 메타세쿼이아는 한겨울에도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겉면이 부드러운 스펀지 같이 푹신푹신한 질감을 가지고 있는데, 가만히 손을 대 보면 다른 나무와는 달리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지요.”

침엽수림에 대해 설명 중인 최찬영 숲해설가.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침엽수림에 대해 설명 중인 최찬영 숲해설가.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해설사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오는 작은 새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해설사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오는 작은 새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국립수목원에서 9년 동안 숲 해설을 해온 베테랑 해설가 최찬영 숲 해설가는 자연의 신비로움에 대해 설명했다. 이동하는 중간에 지나치는 나무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같은 나무라도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정문에서 시작된 해설은 어린이들의 숲 공부 공간인 숲이오래를 지나 숲의 명예전당으로 향한다.

최 해설가가 해설을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귀여운 새들이 최 해설가를 졸졸 쫓아다닌다. 그동안 최 해설가가 먹이를 주고 보살핀 덕에 이렇게 잘 따르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고, 스스럼없이 다가와서 모이를 먹는 모습을 보니 사람과 자연의 교감이 이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역대 대통령의 기념 식수도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역대 대통령의 기념 식수도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국립수목원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한 사람들을 기리는 숲의 명예전당.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국립수목원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한 사람들을 기리는 숲의 명예전당.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나무 심기의 중요성, 식목일의 의미
해설을 들으며 천천히 따라오다 보니 어느새 수목원의 중앙에 다다른다. 여기는 역대 대통령들의 나무들이 있는 장소다. 식목일 기념으로 식수를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나무부터 역대 대통령들의 나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식수를 시작한 이후로 모든 대통령이 식목일을 기념해 국립수목원에서 식수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한다. 육림부터 신품종 육성 등 대통령의 개성에 맞게 선택한 나무 종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식재한 나무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잠시 시들어 수목원 관계자들의 걱정을 샀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한다.

전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길에서 오롯이 자연의 숨결을 느껴보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전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길에서 오롯이 자연의 숨결을 느껴보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이어지는 코스는 우리나라 3대 숲길 중 하나인 전나무 숲길이다. 총 길이 200m 구간으로 이뤄진 이 길은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로 수목원 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장소. 1920년대 초에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에서 종자를 가져와 증식해 심은 나무들로 수령이 거의 100년 가까이 된 고목들이다.

올곧게 서있는 나무숲 사이를 거닐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진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어느새 해설을 마칠 시간이다.

수목원 내 카페에서는 육림호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수목원 내 카페에서는 육림호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통나무집인 카페에 들러 따뜻한 라테를 마시며 수목원에서의 하루를 마친다. ,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다른 모습을 가진 국립수목원을 계절별로 찾아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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