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강원] 강릉시 초당순두부길에는 순두부가게들이 즐비하다. 초당두부마을의 초당이라는 이름은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초당 허엽의 호를 따서 붙여졌다. 초당두부마을 음식점에는 빨갛게 끓여낸 순두부 찌개도 있지만 이 마을의 특색 있는 메뉴는 하얀 순두부에 간장을 섞어 먹는 흰색순두부 백반이다.
마음까지 환해지는 하얀 순두부
흰색순두부 백반을 주문하니 기본 찬으로 생선 구이와 김치, 생고추 된장무침, 간장, 오징어 젓갈, 생굴, 콩비지 등이 올라온다. 하얀 쌀밥과 하얀 순두부가 나란히 놓여지면 한 상이 다 차려진다.
팔팔 끓이는 순두부찌개도 아니고 빨간 국물로 시각을 먼저 자극하는 것도 아니지만 국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하얀 순두부가 과연 어떤 맛을 낼지 궁금해 숟가락을 들게 된다. 순두부에는 두부 외의 그 어떤 재료도 첨가되어 있지 않지만 국물 자체에 약간의 짭짤함이 있다.
점원에게 순두부에 어떤 간이 되어 나오는지 물으니, “두부를 동해물로 만들기 때문에 짭짤한 맛이 나는 것”이라며 “간장을 조금 타서 먹으라”고 일러준다. 간장을 한 숟갈 풀면 감칠맛이 더해진다. 빨간 순두부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흰색순두부가 다소 밍밍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강릉을 여행하며 지인의 추천으로 초당순두부 마을을 찾은 홍창우씨. 그는 “흰색순두부 백반은 강릉 지역의 토속적인 색을 알 수 있는 음식”이라며 “담백하고 순수 두부로만 이루어져 있어 자극적이지 않아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백반은 반찬이 얼마나 담겨있는지에 따라서도 그 지역 인심을 알게 하는 바로미터가 되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Info 차현희 순두부
메뉴 흰색순두부(간장) 8000원, 순두부전골(1인/2인이상 주문 가능) 9000원
주소 강원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