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하루 동안 즐기는 달큰한 경치
하루 동안 즐기는 달큰한 경치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5.02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풍면에서 괴산읍까지, 오천자전거길
괴산군 연풍면에서 세종시 합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오천자전거길. 괴산 구간만 한정하면 넉넉히 즐기는 반나절 코스가 나온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괴산] 오천자전거길은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새재와 금강을 잇는 약 105km 코스이다. 괴산군 연풍면 행촌교차로에서 세종특별자치시 합강공원에 이르는 장거리 자전거길 중 괴산 구간만 한정하면 약 27km로 하루짜리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 좋은 길이가 된다.

가벼운 차림으로 달리기 좋다
괴산군 연풍면임을 알리는 큰 입비석과 비교적 작은 ‘육이오참전기념비’가 나란히 서있는 행촌교차로. 문경과 충주 사이의 새재자전거길이 교차하는 행촌교차로인증센터에서 시작하는 오천자전거길은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는 마을을 여럿 지나가 가볍게 달리기 좋다.

행촌교차로가 있는 연풍면은 조령과 함께 경상도와 충청도를 오가는 길로 이용되었던 이화령을 넘으면 만나는 고을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교통이 험해 유배지이기도 했다는 괴산이지만 그런 만큼 하천 주변을 감싼 산들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오천자전거길 출발지인 행촌교차로에 세워져 있는 연풍면 비석. 사진 노규엽 기자

연풍면에서 괴산읍을 향해 달린다. 가장 처음 따르게 되는 길은 쌍천 천변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가로지르며 좌우로 구비치는 물길 따라 자전거길도 구비치듯 이어진다.

청수휴게소부터는 도로를 달리는 구간이다. 유동차량이 많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공사를 하는지 큰 덤프트럭들이 지나갈 때면 바람과 먼지가 심하게 날리니 마스크나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리는 준비가 필요하다. 자전거길과 공용인 도로는 유하리 마을 앞을 지나가는데, 유하1교 옆의 바위벽 위에 정자 하나가 눈에 띈다. 1904년 경광국이라는 사람이 지었다는 일가정이다. 정자 자리가 교묘한 매력이 있어 바위 아래에서 올려다보기 좋고, 정자에 올라 유하리 앞을 흐르는 쌍천을 잠시 감상하기도 좋다.

이후로도 자전거길은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송덕리 부근에 이르러서 잠시 도로를 벗어나며 쌍천과 가깝게 달리는 구간이 있는데, 그곳을 지나 다리(교동교)를 건너면 태성삼거리 인근까지 나무데크 길이 이어진다.

연풍면에서 멀지 않은 유하리에서 만나게 되는 일가정. 잠시 쉬어가기 좋다. 사진 노규엽 기자
태성삼거리에 이르기 전에 마주치는 쌍천의 풍경. 사진 노규엽 기자

시골정취 느끼며 먹고 쉴 곳 많아
태성삼거리에서 언덕 하나를 넘고 내려오면 외따로이 식당을 하고 있는 할매청국장이 나온다. 오천자전거길은 연풍면과 칠성면 등을 지나기에 식사할 곳이 풍부한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유명하다고 추천받는 집이 이곳이다. 꾸리꾸리한 향이 가득한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자전거 타고 오셨냐?”며 반겨주는 점부터 자전거족들이 자주 찾는 곳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청국장이 싫다면 이곳을 지나쳐 잠시만 더 달리면 생곡휴게소가 있다. 한식, 양식, 분식에 마트까지 갖추고 있는 휴게소로 화장실도 깔끔하다.

생곡휴게소를 지나면서 도로를 달리던 구간을 벗어난다. 미선교를 건너며 이어지는 마을길도 차량이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파란색 선으로 자전거길을 표시하고 있어 길을 놓칠 염려가 줄어든다. 쌍천과 가깝게 길이 이어져 풍경을 보며 달리기 더 좋아지고, 칠성면으로 향하는 둑방길은 봄철이면 벚꽃 풍경이 수놓아 눈이 즐겁다.

둔율 올갱이마을에서 올갱이를 채취하는 한가로운 풍경. 사진 노규엽 기자

칠성면을 지나 계속 둑방길을 따라가면 달천과 쌍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둔율 올갱이마을을 지나간다. 이곳은 숙박도 가능한 체험형 마을로 올갱이잡기, 두부 만들기 등 생태ㆍ농촌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지만, 최소 체험인원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찾기 힘든 점이 아쉽다. 매년 7~9월 사이의 여름에는 올갱이축제가 열리니 시기에 맞춰 오천자전거길을 달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편, 칠성면에서 오는 자전거길에서는 둔율 마을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없어 쌍천과 달천이 만나는 지점을 가늠해 눈치 채야 한다. 둔율 올갱이마을 안내판은 마을을 벗어나는 낮은 다리(세월교)를 건너서야 확인할 수 있다.

달천부터 괴산읍까지는 안전함이 장점
괴산호에서 흘러내려온 달천은 쌍천을 집어삼키며 괴산읍으로 흘러간다. 자전거길도 달천을 따라 이어지는데, 역시 봄철이면 벚꽃 풍경이 수를 놓는 길을 따라 괴강교인증센터에 이른다. 행촌교인증센터와 마찬가지로 부스만 덩그러니 놓인 무인 인증센터지만, 글램핑스테이션이라는 캠프촌과 붙어있어 발견하기 쉽다. 카페 등의 시설도 있어 휴식을 취하고 가기 좋은 곳이지만, ‘자전거 출입금지’라는 문구로 방문을 꺼리게 만드는 점은 아쉽다. 한편, 글램핑스테이션에서는 매주 셋째주 토요일에 괴산문화예술청년단체 ‘모이’에서 주최하는 프리마켓이 열리니 방문하여 지역에 보탬이 되는 여행을 겸할 수 있다.

글램핑스테이션과 같이 있어 찾기 쉬운 괴강교인증센터. 사진 노규엽 기자
글램핑스테이션 인근에는 봄이면 벚꽃이 만발한다. 사진 노규엽 기자

괴강교인증센터를 지나면 또 하나의 휴게소인 만남의광장을 지나 괴강교를 건넌다. 다리를 건넌 시점부터 괴산읍 인근의 매운탕마을에 접어든 것. 민물고기의 달착지근한 맛을 보기에 적합한 곳이다.

길을 계속 이을 경우 매운탕마을에서 괴산읍으로 가는 정규코스가 현재 보수공사로 막혀있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회도로를 알리는 안내도 없어서 이곳에서 만난 한 자전거 동호인은 “길을 한참 헤맸다”며 난처해했다.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우리매운탕 옆의 오르는 길을 따라 도로에 올라선 후 직진하다가, 이내 나오는 다리인 동진교 앞에서 좌측으로 꺾으면 기존 자전거 코스로 복귀할 수 있다.

괴산군보건소 인근 다리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계속 오천자전거길을 이어 증평군과 세종시로 나아갈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이제 이어지는 길은 달천에서 갈라져 괴산읍으로 가는 동진천을 따른다. 주민들의 산책로로 이용되는 구간이라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하천 건너편으로 소방서가 보이는 곳을 지나면 동진천이 성황천으로 바뀌는 지점에서 다리를 만나고, 다리를 건너면 괴산읍 경계에 들어선다. 오천자전거길은 성황천을 따라 증평군을 거쳐 세종시까지 이어지며, 괴산에서 끝을 보려면 시외버스터미널과 가까운 괴산군보건소에서 마무리지으면 된다.

Tip 괴산 자전거 여행 즐기는 법
괴산읍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경우, 연풍면까지 이동이 문제다. 말을 잘 하면 버스에 태워줄 것이라고는 하나 확실하지는 않은 방법. 연풍면에서 태성삼거리까지는 도로 구간이 많으니 괴산읍에서 할매청국장까지 달리고 돌아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6월호 [slow travle]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