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여름 여행] 함안 ‘악양 둑방길’ 따라 꽃길만 걸어요
[여름 여행] 함안 ‘악양 둑방길’ 따라 꽃길만 걸어요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06.01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귀비가 수놓은 붉은 융단… 6월 중순까지 ‘활짝’
만발한 양귀비꽃이 아름다운 악양 둑방길.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함안] 계절의 변화를 가장 예민하게 읽어내는 존재는 바로 ‘꽃’ 아닐까.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5월 말부터 6월 중순에 만발하는 양귀비꽃은 화려한 자태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둑방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피어난 양귀비가 손짓하는 곳, 타박타박 걷기만 해도 마음이 들뜨는 길, 경남 함안 악양마을에서 ‘꽃길’을 걸었다.

‘저짜 뻘꾸디’의 화려한 변신
둑을 따라 탁 트인 길옆으로 붉은 양귀비가 너울거린다. 중앙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풍차가 서 있고, 방문객들은 아름다운 순간을 담기 위해 쉼 없이 셔터를 누른다.

그 풍경 속에 스며들어 둑방길을 걷기 시작한다. 양귀비와 함께 피어난 새하얀 안개꽃, 보랏빛이 도는 푸른 수레국화 향기가 한데 섞여 콧잔등을 간질인다.

평탄한 길이 이어져 온 가족이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양귀비는 매년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꽃을 피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함안은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축조한 둑이 전국에서 가장 길게 나 있는 곳이다. 338km에 이르는 길 중에서도 남강을 끼고 가야읍과 법수면을 잇는 악양 둑방길(뚝방길)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다채로운 풍경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은다.

꽃이 피어있는 구간의 길이는 2.7km 정도이며, 왕복 소요시간은 넉넉잡아 2시간 내외다. 

우정희 함안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우리 세대까지만 해도 법수면 출신이라고 말하면 ‘니 저짜 뻘꾸디(저쪽 진흙 구덩이)에서 왔나’라는 소리를 종종 듣곤 했다”며 “워낙 지대가 낮고, 진주에서 흘러온 남강과 함안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라 비가 조금만 내려도 물바다가 되었기 때문에 기다란 둑방을 쌓게 된 동네”라고 말한다.

길 초입에 서 있는 풍차는 관리사무소이면서 포토존으로 활용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주차장 근처 악양곳간에서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경사와 장애물 없이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은 자전거 라이딩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둑방길에 들어서기 전, 주차장 근처에 자리한 마을기업 ‘악양곳간’에 방문하면 1ㆍ2인승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대여가격은 1인승 1시간 5000원, 3시간 1만원, 2인승은 1시간 1만원, 3시간 2만원이다.

지난달 27일에는 가야읍 함주공원에서부터 악양 둑방길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함안둑방 에코싱싱 자전거 대축전(둑방길 따라 두바퀴 여행)’이 개최되어 700여 명이 함께 둑방길을 달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때 ‘뻘꾸디’라 불렸던 한적한 시골 동네 악양마을의 화려한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악양루로 향하는 나무데크 길. 사진 / 조아영 기자
남강과 푸른 들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악양루. 사진 / 조아영 기자

근처 또 다른 명소 악양루는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의 이름을 따서 지은 정자다. 마을 북쪽 절벽에 자리하고 있으며 유유히 흐르는 남강과 넓은 들판, 붉게 물든 둑방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악양루에서 보이는 풍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나무데크 길이 조성되어 있어 쉽게 닿을 수 있다. 석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인 만큼 둑방길을 둘러보고 나서 해 질 무렵 방문하는 것이 좋다.

Info 악양 둑방길
주소 경남 함안군 법수면 악양길 49-10
문의 055-580-4521

Info 악양루
주소
경남 함안군 대산면 대법로 331-1
문의 055-580-2301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