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충북] 금강 휴게소와 추풍령 휴게소 2곳은 국내 최초의 휴게소다. 지난 70년 ‘토목 공사의 신화’ 경부 고속국도 428km가 개통된 직후 생겼다. 금강 휴게소는 서울 기점 177km, 추풍령 휴게소는 212km 지점이다. 궁금증 하나. 경부 고속국도 중간쯤에 겨우 20분 남짓한 거리로 최초의 휴게소 두 군데가 중복된 것이 이상했다.
1/3 지점과 2/3 지점에 한 군데씩 세우든지, 아니면 중간쯤에 큰 규모로 하나를 짓는 게 상식 아닌가. 그 실마리를 찾고자 금강 휴게소장과 머리를 맞댔다. ‘운행 시간 2시간에 휴게소 한 번’이라는 규정이 채 갖춰지기도 전인 지난 70년. 한국도로공사는 경부 고속국도 중간쯤에 추풍령 휴게소를 세운다.
막 경부 고속국도를 완공한 현대 정주영 회장 역시 화물차의 휴식처를 중간쯤에 따로 마련해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해서 풍광 좋은 금강 유원지 주변 땅을 사들인 정 회장이 현대 화물차 기사용 휴게소를 세웠다. 곧이어 통행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반인에게까지 개방해 금강 휴게소로 커져버린 것이다.
최초의 휴게소 두 군데가 이웃처럼 들어선 것은 이런 사연이었지 싶다. 지금은 2003년 12월 완전히 새단장되면서 운영권자도 바뀌었다. 금강 휴게소는 직원들은 두 가지 재미가 쏠쏠하단다. 첫째가 ‘우산 피라미잡이.’ 휴게소 바로 아래에 소규모 수력발전과 교통 차로를 겸한 둑이 가로놓여 있다.
강이 불어 둑을 넘치면, 물줄기가 둑의 경사진 부분으로 완만한 폭포처럼 떨어지게 된다. 그 곳에 ‘도리뱅뱅이’라 불리는 피라미 떼가 물 위로 튀어 오른다. 이때 둑에 솟은 징검다리 위에서 우산을 펴 뒤집어 들고 피라미 떼를 건져 올리는 것이다.
도리뱅뱅이를 팬에 늘어놓고 양념장을 얹어 튀겨내면 바삭바삭한 일품 별미가 된다. 휴게소 2층 전문 식당에서 직접 맛볼 수도 있다. 두 번째는 고속도로 밑 지하도를 통해 휴게소 건너편 조령 1리 마을을 찾는 재미다. 민물 매운탕집이 많은 이 마을에서 기사들과 어울려 회포를 푼다고. 조령 마을과 금강 휴게소는 서로 돕는 이웃이다.
고속국도 휴게소의 왕(王)은 승객 수십 명을 ‘거느린’ 버스 기사다. 휴게소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에는 딴 휴게소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휴게소 직원이 알아서 주차시켜 주고 기름 채워 준다. 버스 기사가 느긋하게 식사하는 사이 버스는 이미 스탠바이. 호텔이 따로 없다. 문득 금강 휴게소 기사 식당 내부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영업 비밀이란다.
금강휴게소는 상·하행 휴게소가 통합돼 4방향 진입로가 모두 나 있다. 또 휴게소에서 국도로 빠져나가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다. 되돌아 가거나 국도로 나갈 때는 통행료 계산을 위해 간이 나들목에서 직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