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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래프팅 체험] 기암괴석의 절경이 강물 위에 미끄러지다
[래프팅 체험] 기암괴석의 절경이 강물 위에 미끄러지다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5.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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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동강의 물살을 타고 강물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는 래프팅.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동강의 물살을 타고 강물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는 래프팅.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영월] 야~여름이다!! 바다와 조개, 해변의 여인까진 없어도 동강에는 스릴만점 래프팅이 있다. 보트를 타고 급류를 이겨보자! 도전 뒤의 휴식은 더 달콤하다? 피곤할까? 일단 따라와 보시라니까요!

교통물류대학원? 이름이 다소 생소하다. 몇 번을 물어봐도 정확히 어떤 것을 배우는 곳인지 몰라 찾아보았다. ‘이곳에서는 교통과 물류 시스템의 계획과 설계, 관리와 관련된 전문지식을 교육한다. 졸업 후에는 항공회사, 건설교통부, 교통개발 연구원 등 진로 폭이 넓다.’

아, 이제야 이해가 간다. ICAO, RFID로 시작되는 설명을 들으며 머릿속에선 ‘홈페이지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항공대 교통물류대학원 학생들의 동강 래프팅 체험을 따라가 보았다.

사람들이 동강에 몰리고 있다. 관광버스도 서넛 보인다. 체조를 하는 팀, 구명조끼를 입으며 ‘망가지기 전’ 사진을 찍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헬멧 턱끈을 단단히 조이면서 오랜만의 일상탈출에 한껏 고무된 표정들이 재미있다.

래프팅 코스는 6km 당일 코스와 30km 풀코스가 있다. 굽이굽이 곳곳에 절경이 펼쳐진 동강. 급류가 잔잔해지는 지역은 강을 따라 탐사를 즐기기에 좋다. 여울목이 많고 강이 넓어서일까? 동강은 젊은이의 MT와 래프팅 장소로 사랑받는다.

시원한 젊음의 메아리가 동강을 가득 수놓는다.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시원한 젊음의 메아리가 동강을 가득 수놓는다.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동강 푸른 물에 알록달록한 고무보트가 띄워지면 여름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7월 중순부터는 하루에 몇 팀씩 예약이 들어온다. 여유 있게 즐기기에는 지금이 딱 이라는 것이 래프팅 총 가이드인 최영덕 팀장의 말이다.

래프팅은 레포츠처럼 특별한 기술은 필요하지 않지만, 안전을 위해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급류에 빠졌을 땐 머리를 상류 방향으로 하고 양 팔을 벌리고 그대로 물살을 타면 된다. 물살 탈 때 수영을 한다거나, 주변의 바위를 붙잡아서는 안 된다.

안 쏠리려고 힘을 주면 나뭇가지나 바위에 긁혀 상처를 입게 된다. 보트가 바위나 절벽에 부딪혔을 때는 노를 수직으로 하고 몸을 배 안쪽으로 안전하게 넣는다.’ ‘래프팅’이란 배의 형태를 가지고 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종목을 의미하지만, 요즘은 고무보트에 올라 급류를 타는 개념이다.

동강의 아름다운 풍경.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동강의 아름다운 풍경.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날렵하게 생긴 작은 보트인 ‘더키’에는 윤성배씨 커플이 타기로 한다. 아침엔 비올 듯 날씨가 흐리더니 이내 예의 쨍쨍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날씨가 안좋을까 걱정했는데, 연구실에서 논문만 쓰다가 오랜만에 나오니 하늘도 돕는다며 너스레를 떤다.

간단히 체조를 마쳤다. ‘화이팅!’을 요란하게 외치며 큰 고무보트와 더키에 나눠 타고 서서히 출발! 배가 스르르 미끄러져 나간다. 강사의 말에 따라 좌현, 우현 모두 노를 가지고 연습하기 바쁘다. 조금씩 배가 급류를 탄다.

노를 젓는 데 숙달이 되자 주변 광경들이 하나 둘 들어온다. 동강의 절경은 중국의 계림에 비유 할 만큼 절경이다. 산을 타고 올라간다 하더라도 숨은 곳이 많아 제대로 다 보기 힘들다. 물살을 가르며 감춰진 절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래프팅의 묘미는 급류에서 ‘스릴’과 ‘호흡’을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일체감’이다. 요즘은 대학 MT뿐 아니라 사원 간의 화합을 다지기 위해 더 많이 오는 추세다. 이 날도 단체복을 맞춰 입고 ‘으라차차’ 기합을 넣는 직장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래프팅 중 물싸움 시간은 모르던 사람도 금세 친구가 되게 만든다.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래프팅 중 물싸움 시간은 모르던 사람도 금세 친구가 되게 만든다.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조그만 배인 ‘더키’가 뜨자 생소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고무보트의 절반에 못 미치는 사이즈인 더키는 방향 회전이 자유롭기 때문에 래프팅 보트에 비해 빠르고 다이나믹하다. 그 맛을 느껴서일까? 더키를 타고 3km 정도를 내려온 후 중간에 다른 커플과 번갈아 타기로 했던 성배씨는 말을 바꾼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모험과 스릴을 즐기고 싶다? 노에만 의지한 채 한 곳을 향해 거센 물결을 헤쳐 나가는 더키에서의 데이트도 색다른 경험이 되겠다. 7km 대장정을 마친 팀의 얼굴에선 젊음과! 열기와! 시원한 웃음이 피어나온다.

얼얼한 체험을 같이 한 짜릿한 쾌감~. 내년에도 그들은 동강을 찾을 것이다. 짜릿한 도전 뒤에 밀려오는 후끈한 피로감. 진정한 행복이 따로 있을까?

Info 가는 길
자가운전 중앙고속국도 제천 IC -> 장릉 -> 영월역 -> 동강진입(어라연 방향) -> 섭새 ‘어라연주차장’

식당에 샤워장을 겸하고 있는 양지골.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식당에 샤워장을 겸하고 있는 양지골.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양지골
물놀이는 체력소모가 많다. 체험이 끝나면 깨끗이 씻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도착 지점에 위치한 <양지골>은 식당임에도 샤워장까지 갖추고 있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준다.

동강이 남한강과 만나는 부근의 1급수에서 잡은 올갱이에 청량고추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내 속 풀리는 맛이 그만이다. 직접 담은 된장을 사용하며 고기 종류를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매운탕을 끓여주기도 한다.

인삼을 넣은 특별 동동주는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해 여성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창이 시원하게 뚫려 강 위에서 먹는 듯 하다. 알파파, 청경채, 적무, 브로콜리 등이 들어간 ‘새싹 비빔밥’도 별미. 수석을 전시해 놓아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 영월에서 영춘(단양) 방향으로 가다 태화산 근처에 위치.

사랑방식당 보리밥 한 상.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사랑방식당 보리밥 한 상. 2005년 7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사랑방식당
영월 읍내에 위치한 <사랑방 식당>은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한다. 할머니가 며느리와 함께 운영을 하는데, 점심 때 많은 손님을 치르고 오후에는 쉬면서 설거지와 새 밥을 짓는다고 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밥 없어”소리를 듣고는 황당해 하며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있었다. 메뉴라고 부를 것도 없다. 보리밥과 된장국에 취나물, 고사리를 비롯한 나물 12가지가 나오는데 보리밥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영월 읍사무소 맞은편에서 정문 왼쪽으로 10m.

Tip. 얼마 전 보트를 타던 8명의 가족 중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외진 곳에 있어 구조손길이 늦어져 인명피해가 많았다. 사인은 ‘저체온증’. 급격한 체온 변화로 갑작스럽게 체온이 떨어지는 것이다.

저체온증 상태가 되면 보통의 사람은 7시간을 버티지만, 초콜릿이나 사탕 등 당분을 공급해주면 오래 버틸 수 있다.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은 무려 14시간을 버텨 구조될 수 있었다. 레포츠에는 항상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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