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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순천 조계산 보리밥집] 조계산을 들썩이는 구수한 보리밥 향기
[순천 조계산 보리밥집] 조계산을 들썩이는 구수한 보리밥 향기
  • 노서영 기자
  • 승인 2005.1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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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보리밥과 각종 나물들이 푸짐한 밥상을 이룬다. 2005년 11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보리밥과 각종 나물들이 푸짐한 밥상을 이룬다. 2005년 11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행스케치=순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 속에 들어간다. 조계산 보리밥집에서 한 끼 먹으려면 1시간의 등산을 각오해야 한다. 조계산 첩첩산중에 오롯이 서 있는 조계산 보리밥집.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쉬지 않고 등산객을 맞는 이 곳은 전국 팔도에서 찾아드는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조계산 보리밥집 모르는 사람 없지라잉.” 600m 고지인 조계산 굴목재에 20년 된 보리밥집을 두고 하는 말이다. 76년부터 조계산 바로 이곳에 들어와, 집 짓고 호롱불 비추며 오고가는 등산객을 위해 보리밥을 지었다.

쟁반 한 가득, 상추, 무청, 감자떼, 가지, 콩나물, 돈나물, 미나리, 깻잎, 고추, 된장, 고추장, 그리고 구수한 된장국. 그리고 붉은 콩을 넣어 지은 보리밥까지.

“먼저 깻잎에 밥 싸서 된장이랑 드셔보그래잉.”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를 강조하는 최석두 사장의 구수한 입담은 보리밥집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다. 밥 때가 되면 몇 백명씩 손님이 들이닥치는데 그 와중에도 틈틈이 손님들과 대화를 한다.

돈나물 한 접시에서부터 보리밥 숭늉까지 밥집 주인 두 내외가 직접 밭을 일구고 논을 갈구어 내어놓은 밥상이다. 갖가지 나물과 된장, 고추장을 넣고 비벼 한 숟 가득 떠 입안에 넣으니, 씹을 필요도 없이 목구멍 속으로 첨벙. 이게 바로 보리밥이다.

20년 전부터 한결같은 손맛으로 등산객들을 맞이하는 조계산 보리밥집. 2005년 11월. 사진 / 노서영 기자
20년 전부터 한결같은 손맛으로 등산객들을 맞이하는 조계산 보리밥집. 2005년 11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직접 담은 동동주 한 사발로 먼저 입가심하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천혜 풍광 바라보며 허허 웃을 수 있는 사람, 조계산 보리밥집은 바로 그들을 위한 곳이다. 장안에서 차로 비포장길을 올라오는 샛길도 있지만, 역시 발품 팔아 산을 오르다 들러 먹는 보리밥이 제 맛이다.

여름이면 토종 감자 삶아 내어주고, 겨울이면 화롯불에 군밤 구워 내어주는 조계산 보리밥집은 2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보리밥을 지었다. 가족들과 함께 건강 보리밥 한번 맛보러 순천으로 떠나지 않을랑가잉…?

Info 가는 길
자가운전 _ 호남고속국도 주암IC -> 삼거리에서 좌회전 -> 100m가서 우회전 -> 송광사 이정표 따라 가다 갈림길 -> 송광사로 들어가지 말고 직진해서 7분간 직진 -> 송광면소재지 ->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운전 -> 천좌암 하차 -> 도보로 40분

대중교통 _ 순천역 -> 1번 버스(40분가량 소요) -> 선암사 하차 -> 등산로 따라 중턱까지 오르면 -> 조계산 보리밥집

Tip. 주변 여행지
조계산에 있는 사찰, 선암사와 송광사, 낙안민속마을과 주암호, 상사호, 철새 도래지 순천만을 둘러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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