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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크루즈 여행] 바다 위를 항해하는 작은 낙원, in Costa neoRomantica
[크루즈 여행] 바다 위를 항해하는 작은 낙원, in Costa neoRomantica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12.30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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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가 머물며 사랑에 빠진 곳
국내서 출항해 크루즈 여행 입문하기 제격
마음껏 먹고 즐기며 온전한 휴식을 누리는 시간
이탈리아 국적 크루즈 사 ‘코스타’의 네오로만티카 호.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부산] 발코니에 앉아 한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저녁이면 근사한 옷을 차려입고 선상에서 춤을 춘다. 때로는 인적 드문 선베드에 누워 일몰을 바라보고, 무수히 많은 별이 밤을 채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발 딛는 순간 영화 속 장면이 펼쳐지는 세상, 코스타 네오로만티카(Costa neoRomantica) 호에서 보낸 엿새간의 기록이다.

“아무리 (여행지가) 좋다고 해도 배 속만 못해, 크루즈 배 말이여!” 116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73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가 머물며 사랑에 빠진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는 아시아 승객을 대상으로 리모델링한 중소형급 크루즈 선박이다. 부산ㆍ속초항 등 국내에서 출항하며, 유럽ㆍ미주 지역보다 이동 거리가 짧고 비용 부담이 덜해 첫 크루즈 여행을 경험하기 제격이다.

승선하는 순간 펼쳐지는 낯선 세계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와 함께하는 크루즈 여행은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시작한다. 부산항을 기준으로 터미널 3층 매표소에 도착하면 대기 중인 직원에게 캐리어를 맡긴 후 편하게 출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짐은 자신의 객실 안까지 운반해주기 때문에 발걸음은 물론 마음마저 한결 가뿐해진다. 출국심사 또한 오랜 시간 대기 후 복잡한 수속을 밟아야 하는 공항과 달리, 여권과 승선 티켓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바로 선박에 오를 수 있어 더욱 간편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승선 시 가장 먼저 닿게 되는 5층. 고급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심사 후 크루즈에 들어서면 안내데스크가 있는 5층에 닿게 된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푹신한 카펫이 깔려 있고, 곳곳에 벨벳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마치 고급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이 건네주는 웰컴 티를 홀짝이며 객실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오션뷰 객실에 들어서면 동그란 창문 밖으로 잔잔한 바다가 내다보인다. 정돈된 탁자 곁에는 출국심사 전 부쳤던 캐리어가 가지런히 옮겨져 있고, 침대 위로 한글로 쓰인 안내문과 카드 한 장이 놓여 있다. 승객마다 1장씩 제공되는 코스타 카드는 객실 키와 선내 출입증, 결제 기능을 겸하고 있어 여정 내내 지니고 있어야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 오션뷰 객실 내부.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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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승객에게 제공되는 코스타 카드는 여정 내내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체크인 후에는 인솔자와 함께 선내 시설을 둘러보는 간단한 쉽 투어가 이어지고, 곧이어 안전 훈련을 받게 된다. 각 객실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챙겨 모임 장소로 이동하면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비상 상황 대처법과 대피소 위치를 익힐 수 있다.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 모든 승객이 참여해야 하는 과정이다. 

안전 훈련까지 받았다면 이제 원 없이 크루즈를 즐길 차례. 대개 이른 오후부터 탑승 수속을 시작하기 때문에 교육이 끝날 즈음이면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온다. 선상에서의 첫 번째 식사를 즐기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는 부산항을 준모항으로 삼아 매년 여름 정기 운항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INFO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
이탈리아 국적 크루즈 사 ‘코스타’의 선박으로 약 5만7150t, 총 14층 규모를 자랑한다. 상주 승무원만 600여 명이며, 객실 수는 789개로 1800여 명의 승객이 동시에 여행할 수 있다.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가 펼쳐지는 공연장을 비롯해 미식을 만끽할 수 있는 레스토랑, 야외 수영장, 스파 시설, 카지노, 면세점 등을 갖추고 있어 볼거리, 즐길 거리로 그득하다. 부산항을 준모항으로 삼아 매년 여름(6~9월) 정기 운항하며, 항해 중 들르는 기항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남부 소도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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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객실로 배달되는 선상신문 'Today'. 사진 / 조아영 기자

Tip 선상 생활 팁
선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이벤트와 공연 스케줄, 레스토랑 운영 시간 등을 확인하려면 매일 밤 각 객실로 배달되는 선상 신문 'Today'를 참고하면 된다. 신문은 한글로 제공되며, 선장이 알려주는 기항지 여행 정보도 실려 있어 더욱 알차다. 항해 기간 중 유료 와이파이 상품을 구매하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크루즈 여행을 즐기려면 잠시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크루즈의 룰,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겨라
8층에 자리한 보티첼리 레스토랑 앞에 닿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끝을 파고든다. 여행비용에 전 일정 식사비가 포함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크루즈 여행만의 묘미. 별도의 유료 레스토랑도 있지만, 무료로 이용 가능한 보티첼리 레스토랑은 많은 승객이 찾는 곳이다.

이곳은 주문식 정찬 식당으로 에피타이저부터 메인 요리, 샐러드, 디저트를 골라 즐길 수 있다. 선사가 지정한 식사 시간 동안 이용 가능하며, 선상 신문 'Today'에서 안내하는 적절한 복장을 갖춰야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다. 입구 앞에는 당일 코스요리가 진열되어 있어 대기하는 동안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골라보는 것도 좋다.

사진 / 조아영 기자
8층에 자리한 보티첼리 레스토랑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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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 자리에 앉으면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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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메인 요리.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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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맛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더욱 편안한 식사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10층 뷔페식 레스토랑을 권한다. 드레스 코드와 이용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어서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골라 맛볼 수 있다. 양식을 중심으로 한식과 일식을 아우르는 메인 메뉴와 샐러드, 과일,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이 차려진다. 기항지의 로컬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부산에서 출항한 선박에서는 김치까지 내어준다. 운 좋게 창가 자리를 선점하면 짙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메뉴를 즐기고 싶거나 식도락가라면 유료 레스토랑도 빠트릴 수 없다.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호에는 총 3곳의 유료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이탈리아 국적 크루즈인 만큼 미슐랭 2스타 셰프 봄바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사노바가 유명하며, 전 세계 크루즈 중 유일하게 직화로 구운 정통 화덕피자를 맛볼 수 있는 카프리 피제리아도 인기가 좋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미국식 스테이크를 포함한 코스메뉴가 음료와 함께 제공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카프리 피제리아는 전 세계 크루즈 중 유일하게 화덕을 갖추고 정통 화덕피자를 판매하는 곳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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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통 커피를 즐기며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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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의 서재를 떠오르게 하는 시가 라운지. 사진 / 조아영 기자

이 외에도 라이브 공연과 댄스 강좌가 펼쳐지는 그랜드 바, 야외 수영장에 딸린 리도 바에서 다양한 칵테일과 음료를 즐길 수 있고, 9층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는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일리(illy)의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아늑한 객실에서 즐길 수 있는 룸서비스. 음료와 요거트, 시리얼 등을 제공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아늑한 객실에서 즐길 수 있는 룸서비스. 빵류와 음료, 요거트, 시리얼 등을 제공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Tip 룸서비스
아늑한 객실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싶다면 룸서비스를 이용해보자. 전날 저녁 객실로 배달된 체크리스트에 원하는 메뉴를 체크해 문밖 손잡이에 걸어두면 지정한 시간대에 배달받을 수 있다. 크루아상, 머핀 등 빵류와 요거트, 주스와 커피, 시리얼 등을 제공하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가벼운 메뉴가 주를 이루지만, 호텔이 아닌 선실에서 즐기는 룸서비스는 더욱 특별하다. 

선상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근사한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같은 층의 그랜드 바로 향한다. 색색의 조명이 인상적인 그랜드 바는 네오로만티카 호의 메인 무대로, 낮에는 댄스 레슨, 퀴즈 쇼,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밤 시간에는 전문 아티스트들의 댄스 쇼, 테너 콘서트, 마술쇼 등 한순간도 눈을 떼기 힘들 만큼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여느 대공연장과는 달리 무대와 관객석의 단차가 없기 때문에 더욱 가까이서 공연자들과 호흡하며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그랜드 바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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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에서는 매일 밤 전문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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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밴드의 공연에 맞춰 플로어에서 가볍게 춤을 추는 승객들의 모습.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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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등 주류와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그랜드 바. 사진 / 조아영 기자

매일 저녁 즐거움을 더하는 파티도 그랜드 바와 9층 카바레 비엔나에서 개최된다. 포멀 슈트, 하와이안 룩, 화이트 룩 등 하루하루 바뀌는 드레스 코드에 맞춰 옷을 차려입고 댄서, 애니메이션팀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처음에는 쭈뼛쭈뼛 무대에 나서기 어색해하던 이들도 이내 신나는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이탈리아의 유명 가곡과 뮤지컬 넘버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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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와 승무원, 승객 모두 화려한 가면을 쓰고 즐기는 가면무도회. 사진 / 조아영 기자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가면무도회와 선장 주최 칵테일 파티는 꼭 참여해보자. 승선일 중 하루만 열리는 가면무도회는 화려한 의상에 가면을 쓴 이들이 무대와 선내를 가득 채워 베네치아 사육제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네오로만티카 호의 선장이 주최하는 칵테일 파티는 더욱 격식 있게 진행되며, 디저트 뷔페 파티도 함께 열려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파티 직전에는 포토타임이 마련돼 선장과 함께 기념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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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층 선수에 마련되어 있는 헬스클럽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나 자신을 보살피는 시간
선상신문에 빼곡히 쓰인 공연을 빠짐없이 관람하고, 파티까지 마음껏 즐겼다면 남은 항해 기간 동안 지친 몸을 달래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자. 8층 선수에 있는 헬스클럽은 트레드밀(러닝머신)과 사이클, 스테퍼, 덤벨 등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추고 있어 가벼운 운동을 하며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특히 트레드밀은 바다를 향해 탁 트인 창가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재미를 준다. 헬스클럽 곁의 세미나실에서는 전문 트레이너가 진행하는 무료 건강 세미나도 열려 시간에 맞춰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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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엘레미스(Elemis)가 운영하는 삼사라 스파&비너스 뷰티샵. 사진 / 조아영 기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자쿠지, 사우나 시설 등을 이용하며 여독을 달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8, 9층 선수에는 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엘레미스(Elemis)가 운영하는 삼사라 스파&비너스 뷰티샵이 자리한다. 대형 리조트 스파를 방불케 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며, 사우나, 자쿠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뜨겁다.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근 채 느긋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녹진한 마음의 피로까지 풀어진다.

야외에서 즐기는 수영도 빠뜨리기 아쉽다. 11층 중앙에 자리한 샌트로페 수영장은 나이 제한 없이 모든 승객이 이용할 수 있어 온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신선한 과일로 만든 건강 주스 한 잔을 마시고, 멀찍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물살을 가르는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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