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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 작은 도시 산책] 완벽한 자연이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섬, 필리핀 보홀
[세계 작은 도시 산책] 완벽한 자연이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섬, 필리핀 보홀
  • 박효진 기자
  • 승인 2015.0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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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진 / 박효진 기자
사진 / 박효진 기자

[여행스케치=보홀] 내가 머무는 방갈로의 창을 열면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이 반겨주고, 숲속으로 들어가면 작고 귀여운 안경원숭이와 키세스 초콜릿을 닮은 신기한 산봉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다로 들어서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물고기와 수중 비경이 펼쳐지며, 저렴하게 온갖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필리핀의 보홀 섬 얘기다. 

정시보다 조금 늦게 세부(cebu)항을 출발한 쾌속선은 마치 뒤처진 시간을 따라잡기라도 하듯 점차 속도를 높여 간다. 짙푸른 세부해협의 바닷물은 연한 포말을 흩뿌리며 쾌속선 뒤로 사라져가고, 배의 흔들림과 엔진 소리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길 1시간 반쯤. 저 멀리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보홀(bohol)섬의 탁빌라란(Tagbilaran)이 모습을 드러낸다.  


보홀섬은 필리핀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수천 개의 섬 중 열 번째로 큰 섬으로서, 제주도와 비교해보면 약 2배 정도 더 크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필리핀의 세부와 매우 가깝지만, 필리핀의 다른 여행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아직까지는 개발의 물결에서 비켜나 있는 섬이기도 하다. 

보홀 섬 여행의 관문은 보홀 주의 주도(州都)이자, 이 섬에서 가장 큰 도시인 탁빌라란이다. 인구 약 10만 명의 탁빌라란은 마닐라와 연결되는 공항과 세부와 연결되는 항구가 있어 보홀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필히 거쳐야 한다. 하지만 보홀을 찾는 여행자들이 탁빌라란에 묵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섬 해안선을 따라 빙 둘러 서있는 리조트에 묵거나, 탁빌라란 인근의 작은 섬인 팡라오 섬에서 쉬어가기 때문이다
.
여행자가 보홀 섬을 찾게 만드는 매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행자를 유혹하는 보홀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잘 보존된 보홀의 자연환경이다. 먼저 섬의 해안가에는 때 묻지 않은 새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지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온갖 열대어와 형형색색의 산호초로 뒤덮인 수중 비경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시선을 육지로 돌려보면 울창한 원시림이 태곳적 모습 그대로 여행자들을 반긴다. 

자연환경뿐만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신기한 동물들도 여행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한 몫을 한다. 보홀에서만 볼 수 있다는 필리핀 안경원숭이(타셔)와 필리핀 날원숭이가 숲에서 여행자를 반기고, 바다에서는 고래상어와 돌고래가 여행자들을 반긴다. 자연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많은 여행자를 이 섬으로 끌어 모으는 것이다.   

키세스 초콜릿을 닮은 1200개 이상의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초콜릿 힐. 사진 / 박효진 기자
키세스 초콜릿을 닮은 1200개 이상의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초콜릿 힐. 사진 / 박효진 기자
보홀에서만 볼 수 있는 필리핀 안경 원숭이. 어른 주먹만한 크기다. 사진 / 박효진 기자
보홀에서만 볼 수 있는 필리핀 안경 원숭이. 어른 주먹만한 크기다. 사진 / 박효진 기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보홀에서는 어떤 것을 보고, 느끼고, 즐겨야 제대로 즐기는 걸까. 이 섬을 찾는 많은 여행자들은 이 섬에서 꼭 해야 할 여행 버킷리스트로 보통 ‘초콜릿 힐 관광’, ‘로복강 크루즈’, ‘팡라오 섬 스쿠버 다이빙’을 꼽는다. 맞는 말이다. 키세스 초콜릿을 닮은 것처럼 신비한 원뿔 모양의 언덕이 1,200개 이상 펼쳐지는 초콜릿 힐은 명실상부 보홀을 대표하는 여행지이자, 필리핀의 보물이다. 또한 필리핀의 아마존강으로 불리는 로복강을 따라 배를 타고 울창한 원시림을 헤치며 느긋하게 휴식을 즐기는 로복강 크루즈도 보홀에서 해봐야할 대표 관광 상품이다. 게다가 팡라오 섬 앞바다의 환상적인 수중 비경을 맛 볼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은 누구나 꿈꾸던 환상적인 여행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하지만 보홀에서는 이런 여행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때 묻지 않은 보홀의 자연 환경을 벗 삼아 도심 생활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 것부터 하라고 권하고 싶다. 보홀에는 해안선을 따라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작고 하얀 백사장에 세워진 정갈하고 예쁜 리조트가 많다. 이 리조트에서 묵으면서 하루 종일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서 지친 심신이 자연스레 치유될 정도다.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홀의 해산물. 사진 / 박효진 기자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홀의 해산물. 사진 / 박효진 기자
필리핀 전통 어선인 방카를 수리하는 현지인. 사진 / 박효진 기자
필리핀 전통 어선인 방카를 수리하는 현지인. 사진 / 박효진 기자

야자나무 그늘 아래서 한적하게 쉬다가, 흥이 나면 물놀이도 즐기고, 식사 시간이 되면 마을 근처의 포구나 수산물시장으로 가서 싱싱한 해산물을 흥정해서 사보자. 그러고 나서 리조트 주방에 조리를 부탁하면 저렴한 가격에 맛난 해산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이런 휴식을 며칠 취하고 보홀 섬을 여행하면 진정한 힐링 여행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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