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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 작은 도시 산책] 찬란한 크메르족의 앙코르 유적을 만날 수 있는 도시 - 캄보디아 시엠립
[세계 작은 도시 산책] 찬란한 크메르족의 앙코르 유적을 만날 수 있는 도시 - 캄보디아 시엠립
  • 박효진 기자
  • 승인 2015.02.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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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여행스케치=캄보디아] 1855년 프랑스인 신부 뷰오와 원주민 신자 몇 사람이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 북쪽의 정글을 헤매고 있었다. 정글 너머 마을로 선교활동을 떠났다가 길을 잃고 닷새째 정글을 헤매던 것이다. 그러다 그들은 어두운 정글 속에서 나타난 커다란 얼굴 조각을 보고 혼비백산하고 말았다. 바로 수백 년간 잊혔던 전설의 도시 앙코르톰이 다시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다.


앙코르와트(Angkor Wat)로 대변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지는 아직까지 비밀에 둘러싸인 신비한 여행지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정글에서 되살아난 이 신비한 전설의 도시를 보기위해 많이들 찾는다. 이 앙코르 유적지를 여행하려면 필히 거쳐야할 도시가 오늘 소개할 시엠립(Siem Reap)이라는 도시다. 

시엠립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인구는 약 20여만 명으로, 캄보디아의 양대 보물로 불리는 ‘앙코르와트’와 ‘톤레삽(Tonle Sap)호수’가 지척에 있어 사시사철 여행자들로 북적거리는 전형적인 관광도시다. 여행자들이 이 도시를 찾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크메르 족의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문화를 볼 수 있는 앙코르 유적지를 직접 보기 위해서이다. 오랜 내전과 크메르루즈 군의 파괴적 통치 행위로 인해 내세울게 변변찮은 캄보디아에 이런 보물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미완성인 채로 버려진 타케오 사원.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미완성인 채로 버려진 타케오 사원.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앙코르와트의 회랑에는 힌두 신화와 크레므의 전성기를 이끈 구리야바르만 2세의 일대기가 정교한 솜씨로 새겨져 있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앙코르와트의 회랑에는 힌두 신화와 크레므의 전성기를 이끈 구리야바르만 2세의 일대기가 정교한 솜씨로 새겨져 있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시엠립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보통 이 도시에서 최소 3박4일 이상을 머무른다.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 말을 이해하기 힘들지 몰라도 실제로 가본 사람들은 다들 이 말에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다. 여행객들이 시엠립에서 머무는 시간이 긴 이유는 꼭 봐야할 앙코르 유적지가 많고, 넓은 범위에 걸쳐 여기저기 유적지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앙코르 유적지를 대표하는 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을 비롯해 바이욘 사원, 바푸욘 사원, 타프롬 사원, 반데이스레이, 프놈바켕 등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은 유적지가 몰려 있어, 속된말로 정글에 그냥 널렸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를 찍어 많이 알려진 타프롬 사원은 뱅골보리수와 사원이 하나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를 찍어 많이 알려진 타프롬 사원은 뱅골보리수와 사원이 하나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바욘 사원의 관세음보살상. 이 얼굴의 원형은 사원을 지은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로 알려져 있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바욘 사원의 관세음보살상. 이 얼굴의 원형은 사원을 지은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로 알려져 있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힌두 신화인 라마야나 이야기가 조각된 반티스레이 사원의 모습. 사원 안에는 원숭이를 의인화한 조각상이 많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힌두 신화인 라마야나 이야기가 조각된 반티스레이 사원의 모습. 사원 안에는 원숭이를 의인화한 조각상이 많다. 2015년 3월 사진 / 박효진 기자

게다가 뛰어난 미적 감각으로, 빼어난 건축 기법을 이용해 만든 건물이 많기 때문에 한 곳의 유적지를 둘러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여행자들이 오랜 기간 시엠립에 머무르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사실 앙코르와트 하나만 제대로 둘러봐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인데, 정글 곳곳에 조성된 사원까지 다 돌아보고, 거기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호수인 톤레삽 호수까지 돌아보려면 이구동성으로 1주일이라는 시간도 시엠립에서는 빠듯하다는 여행자들이 많다.

여행자들이 앙코르 유적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앙코르 유적지는 유적지 전체의 입장권을 끊어 유적지 입구에서 보이고 들어가는 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신의 여행 일정에 맞춰 1일(20달러), 3일(40달러), 7일(60달러) 입장권 중 골라서 구입하면 된다. 

앙코르 입장권을 구입했으면 앙코르 유적지 여행의 파트너인 툭툭이 기사도 고용해야 한다. 앙코르 유적지는 넓은 면적에 걸쳐 군데군데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유적지를 이동할 때에는 현지인들의 교통수단인 툭툭이가 필수 역할을 한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툭툭이는 번호가 쓰인 조끼를 입은 기사들이 운행하며, 보통 3일 계약 시 50~60달러 선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고용된 툭툭이 기사는 1일차, 2일차, 3일차에 걸쳐 숙소에서부터 유적지까지 데려다 주며, 첫날 일정을 마치고 마음에 들면 다음날도 데려오라고 이야기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면 된다. 보통은 여행이 만족스러웠을 경우 마지막 날 운행이 끝나고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관례다. 

시엠립은 시간 때문에 여행 일정을 세우기가 힘 드는데 반해, 오히려 다른 도시에서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숙소나 음식에 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도시 전역에 걸쳐 워낙 다양한 숙소가 많기 때문에 발품만 잘 팔면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급 숙박업소에 묵을 수도 있고, 캄보디아 전통음식을 비롯해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전 세계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먹을 수 있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엠립을 여행하는 보통의 배낭여행자들은 하루 일정이 끝나면 시엠립의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펍스트리트(Pub street)와 주변의 올드마켓, 나이트마켓에서 쇼핑과 식사를 하고 가벼운 맥주와 발마사지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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