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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일본 명물 거리 탐방 ⑧] 일본 서브컬처의 원조 성지 도쿄 나카노 거리
[일본 명물 거리 탐방 ⑧] 일본 서브컬처의 원조 성지 도쿄 나카노 거리
  • 모아진, 토시야 부부
  • 승인 201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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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여행스케치=일본] 서브컬처(subculture)란 한 사회 속에서 주류문화에 대해서 일부 집단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말한다. 일본에서는 주로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인터넷 등의 비주류 문화를 통틀어 서브컬처로 표현하는데,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서브컬처요, 속되게 표현하자면 오타쿠(オタク) 문화를 말한다. 일본의 서브컬처 거리라고 하면 대부분 아키하바라(秋葉原)부터 떠올리겠지만,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서브컬처의 거리가 또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나카노(中野) 지역이 그곳이다. 


말머리를 이렇게 꺼내고 보니 나카노 지역을 오해하겠다 싶은데, 사실 나카노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도쿄 중심과 가깝고 교통도 편리한데다, 역 주변에는 상점가와 식당가, 쇼핑몰 등이 많고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주택가가 자리 잡고 있어 주거지로는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인공 격인 ‘나카노 브로드웨이(中野ブロ一ドウェイ)’는 나카노역 북쪽 출구에 있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나카노를 서브컬처의 중심지라고 불리게 한 주인공이자, 일본 서브컬처 팬들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란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200여 개가 넘는 개성 있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들어서있다. 건물 안이 꽤 복잡하므로 가고 싶은 가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무료로 비치되어있는 나카노 브로드웨이 가이드북을 펼쳐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나카노 브로드웨이에는 우리나라 돈으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거대한 로봇 모형도 많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 브로드웨이에는 우리나라 돈으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거대한 로봇 모형도 많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 브로드 웨이 각 매장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모티브로 한  로봇과 인형이 가득하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 브로드 웨이 각 매장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모티브로 한 로봇과 인형이 가득하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특색 있는 상점이 많지만, 나카노 브로드웨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게가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는 ‘만다라케(まんだらけ)’이다. 이곳은 피규어와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인 굿즈, 구하기 힘든 만화책 등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쇼핑몰이다. 나카노 외에도 일본 전역에 10여 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는데 이곳 나카노가 본사답게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숫자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제대로 둘러본다면 한두 시간 가지고는 어림도 없을 정도의 방대함을 자랑한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건물 전체에 걸쳐 각 층마다 세세하게 분야를 나눠 입점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물 안에서 가장 많은 것은 만화 관련 굿즈 상점이지만 그 외에도 메이드카페, 고서점, 빈티지 의류점, 고급시계전문점, 다트용품, 점집, 뽑기 전문점까지 실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가게들이 모여 있어 일본 전역에서 여러 방면의 마니아들이 모인다. 이들 틈에 끼어서 각양각색의 상점을 구경하다보면 일본의 서브컬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영업시간과 휴일은 가게에 따라 다르나 대개 저녁 8시 정도에는 문을 닫으므로 일찍 가서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이 좋다.

개성이 강한 서브컬처의 동네 나카노에서 나카노 브로드웨이와 함께 들려볼 만한 상점과 음식점을 몇 곳 소개해본다. 먼저 프랑스 잡화점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일본차 전문점 ‘오하시(OHASHI, オハシ)’를 들 수 있다. 너무 예뻐 이목을 사로잡는 이곳은 약 60년 전에 개업한 일본차 전문점으로서 프랑스 앤틱풍의 인테리어와 토끼, 새 등의 동물 모티프를 적용한 장식과 상품으로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 나카노역 남쪽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으며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반부터 저녁 7시까지이며 일요일은 쉰다. 

맛난 미국식 홈메이드 케이크로 유명한 케이크 전문점 카일즈 굿 파인즈.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맛난 미국식 홈메이드 케이크로 유명한 케이크 전문점 카일즈 굿 파인즈.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생필품 가격이 저렴하기로 이름난 산모르 상점가 끝에서 연결되어  유동 인구가 많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생필품 가격이 저렴하기로 이름난 산모르 상점가 끝에서 연결되어 유동 인구가 많다.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에는 미국식 홈 메이드 케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카일이 만드는 ‘카일즈 굿 파인즈(カイルズ?グッド?ファインズ, Kyles Good Finds)’가 그곳이다. 미국의 소박한 가정식 케이크를 판매하는 이곳은 캐롯케이크, 치즈케이크, 브라우니 등이 맛있기로 소문나 있다. 겉모습은 소박하고 평범한 모습의 케이크지만 아주 맛있어서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나카노 브로드웨이에서 북쪽으로 쭉 걸어가면 8분 거리에 있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그전에 케이크가 다 팔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서두르는 것이 좋다. 일요일은 휴일이며 가게가 아주 작아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유명 라멘집 사이코로의 '니쿠니보시추카소바'라면.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유명 라멘집 사이코로의 '니쿠니보시추카소바'라면. 2015년 5월 사진 / 모아진, 토시야 부부

 

나카노는 도쿄에서 손꼽히는 라면(ラ一メン) 격전구(激戰區)이다. 이토록 치열한 곳에서 1등을 한 라면가게가 주사위라는 뜻의 ‘사이코로(サイコロ)’이다. 어두운 외관은 언뜻 바처럼 보이지만 이 집은 쫄깃한 면발과 멸치 육수, 기름지지 않은 돼지고기 고명(차슈)이 많이 들어간 ‘니쿠니보시추카소바(肉煮干し中華そば)’로 유명한 집이다. 이 라면의 원래 가격은 730엔이지만 매월 29일은 고기의 날로 500엔에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나카노역 남쪽 출구에서 3분 거리에 있고, 오전 11시부터 평일에는 새벽 2시, 일요일과 휴일에는 밤11시까지 영업한다.

마지막으로 인기 있는 수제 햄버거전문점 움(WOOOM, ウ一ム)이 있다. 일본TV에서도 다룬 맛집으로 햄버거 외에 피자와 파스타, 샌드위치도 유명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클래식 버거(850엔)이다. 나카노역 북쪽출구에서 도보 6분 거리로 나카노 브로브웨이 뒤에 있는데, 가게 입구가 작고 2층에 있다. 오전 11시 반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작은 가게라서 주인이 잠깐 가게를 비울 때도 있고 휴일도 딱히 정해있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전화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INFO.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신주쿠에서 JR츄오센 쾌속(中央線快速)으로 한 정거장인 나카노역(中野驛) 북쪽 출구에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산모르 상점가로 들어서고, 산모르 상점가에서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연결된다. 나카노 브로드웨이 대부분의 상점에서 사진 촬영을 금한다. 사진을 찍으려면 상점 밖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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