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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바다와 계곡 모두 즐기는 1박 2일 물놀이] 가마솥더위? 1시간 거리 해변·계곡에서 날려! 포항 칠포해수욕장&하옥계곡
[바다와 계곡 모두 즐기는 1박 2일 물놀이] 가마솥더위? 1시간 거리 해변·계곡에서 날려! 포항 칠포해수욕장&하옥계곡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4.07.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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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8월 사진 / 박지원 기자
2014년 8월 사진 / 박지원 기자

[여행스케치=포항] 옥빛 물결이 넘실거리는 탁 트인 바다로 떠날까? 기암괴석을 한눈에 담으며 발만 담가도 무더위가 물러가는 계곡으로 갈까? 올여름 피서지를 결정할 땐 해수욕장과 계곡을 놓고 저울질하지 말자. 1시간 내 거리에서 해수욕장과 계곡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피서지를 준비했다.

경북 포항에는 알려진 듯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해변과 계곡이 숨어있다. 동해안에서 물 맑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칠포해수욕장, 콸콸 쏟아지는 얼음장 같은 물에 발 담그고 굽이굽이 이어진 절경을 감상하며 신선놀음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하옥계곡이 바로 그곳. 올여름 무더위는 1시간 거리에서 오갈 수 있는 칠포해수욕장과 하옥계곡에서 이겨보길 추천한다.

2014년 8월 사진 / 파인비치호텔
2014년 8월 사진 / 파인비치호텔

특별함을 품은 동해안의 보물 해변

포항 나들목을 나와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칠포해수욕장.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선사해주니 가마솥더위를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아 고맙다. 짙푸른 하늘을 유유히 날아가는 갈매기들도 반갑다. 백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멀리서부터 밀려오는 물결을 넋 놓고 바라본다. 이내 쑥스럽게 속살을 드러낸 맨발 앞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다가 깜짝 놀란다. 바닷물이 밑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이 정도 수질의 해수욕장이 전국에 몇 곳이나 있을까. 동해안에서 물 맑기로 소문난 곳이 칠포해수욕장이라더니 ‘역시나’다. 쭉 뻗은 해변을 따라 타박타박 발자국을 찍다보니 배꼽시계 알람이 울린다.

2014년 8월 사진 / 파인비치호텔
동해안에서 물 맑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칠포해수욕장. 2014년 8월 사진 / 파인비치호텔

장병관 칠포2리 이장이 운영한다는 일미횟집에 들어가 ‘횟밥’을 주문한다. 장 이장이 잰걸음으로 수조를 왔다 갔다 하더니 내놓은 ‘횟밥’은 딱 봐도 1인분은 족히 넘어 보인다. 한 숟가락 떠 입 안으로 가져가는 와중에 장 이장이 말을 건넨다. “백사장이 널찍하죠? 길이가 4㎞, 폭은 70m거든요. 보드라운 모래랑 왕모래가 섞여서 야영하기도 좋아요. 여기는 텐트나 파라솔을 가지고 오는 사람한테 야박하게 자릿세 안 받아요. 입장료도 없고 주차장도 무료로 개방해요.” 장 이장의 말에 귀가 솔깃한다. 휴가철이면 빈번하게 귓전을 때리는 뉴스가 해수욕장 자릿세에 관한 시비였는데 말이다. 칠포해수욕장만큼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실제로 피서철이 되면 칠포해수욕장 주변의 숙박시설·음식점·주차장에는 표준요금 안내판이 설치된다. 혹시 모를 바가지요금을 근절하려는 착한 움직임을 자발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해 질 녘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머물기 위해 칠포해수욕장 앞에 자리한 파인비치호텔로 향했다. 카운터에서 삯을 치르는데 여직원이 호텔 내부 음식점의 짜장면이 별미라며 추천한다. 그러고 보니 들은 적이 있다. 이곳에 머물지 않아도 짜장면을 맛보려 들르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수욕장에서 먹는 짜장면 맛도 색다를 것 같아 맛보니 과연 입소문은 괜히 난 게 아니다. 밤 10시까지 영업한다니 물놀이 후 출출함에 마음이 동하면 먹으러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배정된 객실로 들어가니 창밖으로 칠포해수욕장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별대우인가 했지만 착각이었다. 전 객실에서 바다를 조망하고 일출도 볼 수 있단다. 지친 몸을 누이고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든다.

2014년 8월 사진 / 박지원 기자
하옥계곡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아영 지역이 마련돼 있다. 2014년 8월 사진 / 박지원 기자

계곡에 발 담그고 신선놀음 삼매경
이튿날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고즈넉한 어촌마을의 풍경을 뒤로 하고 영남의 금강산이라 일컫는 내연산, 그곳에 자리 잡은 포항시 죽장면 하옥계곡으로 내달린다. 북쪽 해안도로를 지나 50여분을 달렸을 무렵 마주한 하옥계곡 입구 쪽에서 5분여를 더 움직였을까. 갑자기 세상이 바뀐 듯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쏴아아 힘차게 쏟아지는 물소리로만 하옥계곡의 운치를 느끼려는데 눈 돌리는 곳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기암괴석이 거든다. 어디 그뿐인가. 원시림이 내뿜는 상쾌한 피톤치드 덕에 세상살이에 찌든 온갖 스트레스는 뒷전으로 물러난다. 내연산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골짜기를 따라 12km가량 흐르는데, 물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감이 즐거운 계곡의 비경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기분 좋게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한 무리의 야영객과 조우한다.

2014년 8월 사진 / 박지원 기자
한 쌍의 연인이 하옥계곡에서 물놀이를 만끽하고 있다. 2014년 8월 사진 / 박지원 기자

“원래 목적지는 다른 곳이었어요. 길을 잘못 들었는데 풍경이 정말 좋은 거예요. 이런 곳이 있었느냐며 누구 하나 망설이지 않고 텐트를 쳤죠” 여름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하옥계곡에 머물게 됐다는 김기철 씨. 그는 조경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하옥계곡의 풍경은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곳이라고, 보석 같은 숨은 여행지라고 극찬한다. 하옥계곡은 야영지역이 마련돼 있어 김 씨 일행처럼 텐트를 설치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숙박과 식사가 가능한 하옥산장을 비롯해 곳곳에 펜션과 민박이 가능한 곳이 많다.

흐르는 계곡물은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데, 몸까지 담그면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한다. 반바지 하나 걸치고 다가선 물가에 얼굴이 비친다. 낱낱이 들여다보이는 계곡 바닥에는 피라미와 버들치가 무리지어 노닌다. 발을 먼저 담그니 얼음 속같이 찬 계곡물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기분이다. 윽윽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으니 계곡물은 금새 가슴 언저리까지 차올랐다. 더위는 이미 물러갔고 잡념도 사라지는 듯하다. 계곡물의 깊이는 발목부터 가슴 높이까지 다양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입맛대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봐서 알겠지만 풍경이 기막히잖아요? 1급수에만 사는 가재, 버들치, 퉁가리도 지천에 널렸고. 이만하면 하옥계곡 자랑은 됐겠죠?” 짧고 굵지만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임현수 하옥리 이장의 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미 몸소 체험했으니 부정할 근거가 어디 있겠는가.

INFO.
칠포해수욕장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해안로 일원

하옥계곡
주소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장면 죽장로 일원 

Tip 추천 숙소파인비치호텔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해안로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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