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비경 트레킹]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신비의 바다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
[비경 트레킹]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신비의 바다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
  • 주성희 기자
  • 승인 2014.08.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여행스케치=화성] 바다가 쩍 갈라지면 입이 짝 벌어진다. 광활한 갯벌이 드러난 바닷길 끝에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듯한 매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제부도의 해안누리길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이 펼쳐 보이는 비경이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해의 갯벌과 바다, 낙조를 즐기기 좋은 해안산책로.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섬을 육지로 만드는 모세의 기적

제부도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앞 바다에 떠 있는 면적 1.0㎢, 해안선 길이 12㎞의 작은 섬이다. 그런데 이 섬은 하루에 두 번씩 육지가 된다. 썰물 때 4~5m 깊이의 바닷물이 빠지면서 서신면 송교리와 제부도를 연결하는 길이 2.3㎞의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닷길이 갈라지는 일명 ‘모세의 기적’ 현상은 하루에 두 번 어김없이 나타나는데, 물때에 따라 어떤 날은 새벽에 썰물이 시작돼 다음날 새벽까지도 물이 빠져 있기도 해서 종일 육지가 되기도 한다.  

바닷길이 열리면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건널 수 있다. 80년대 말 갯벌을 가르는 너비 5m의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만들어 바닷물이 빠지면 이 길을 통해 사람도 차도 제부도를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로 한쪽에 인도가 있다. 좌우로 넓게 펼쳐진 너른 갯벌 사이에 나타난 모세의 기적을 즐기며 걸어서 건너는 사람들도 많다. 길이 포장되기 전인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제부도 사람들은 육지로 나가기 위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갯벌을 건넜다고 한다. 

제부도 바닷길을 오고갈 때는 사전에 반드시 통행이 가능한 시간을 확인해야 섬 안팎에서 발이 묶이는 낭패를 면할 수 있다. 기상상황에 따라 약간의 오차가 생길 수 있으니 여유를 두고 이동할 것. 

바닷길을 건너 섬에 도착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일주도로로 연결돼 있어 어느 쪽으로 가도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의 들머리 제부선착장은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선착장에는 등대와 바다낚시터가 있다. 빨간 등대는 조석간만의 차가 큰 제부도를 운항하는 선박의 길잡이이면서 관광객의 단골 기념사진 촬영지다. 등대 옆 바다낚시터는 10m가 넘는 기둥 위에 쉼터가 함께 조성돼 있는데 초보 낚시꾼도 손쉽게 짭짤한 손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물이 빠지면 제부도의 상징 매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제부도의 상징 매바위
선착장 오른쪽 해안산책로에서 해수욕장을 거쳐 섬 남쪽 끝 매바위로 이어지는 3km 남짓한 코스가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의 하이라이트다. 해안선을 따라 세워진 7~8m 높이의 철제 기둥 위에 나무 데크가 촘촘히 연결된 산책로는 약 1km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걷기 좋다. 썰물 때는 갯벌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고, 밀물 때면 산책로 아래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해 질 녘에는 아름다운 서해의 낙조를 감상하며 오붓한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산책로 중간에는 커다란 소라 모형 조형물이 설치된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제부도에서의 추억을 남기기 좋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해안산책로 포토존에서 ‘찰칵’ 기념사진을 남긴 다정한 부부 박기배 · 정경희 씨.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즐겨 찾는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포토존을 지나면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길이 1.8km의 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온이 적당해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해수욕장을 지나 섬의 남쪽 끝으로 향하면 뾰족하게 솟은 기이한 바위 3개가 내내 시선을 붙든다. 거센 파도와 바닷바람이 오랜 세월에 걸쳐 빚은 매바위로 모세의 기적과 함께 제부도의 상징이다. 과거 날카로운 매의 부리를 닮은 바위에 매가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해서 매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갈매기의 쉼터가 됐다. 물이 빠지면 바다 가장 안쪽에 자리한 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 
매바위 주변은 게, 쏙, 바지락, 굴 등이 가득한 건강한 갯벌이다. 제부도는 갯벌 체험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여름철이면 휴가객으로 상당히 붐빈다. 수도권에서 가까워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제부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바다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면 포장도로가 드러나 사람도 차도 편하게 제부도에 들고 난다.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의 들머리인 선착장에 세워진 붉은 등대. 2014년 9월 사진 / 주성희 기자

매바위 왼쪽으로 이어진 해안도로는 광활한 갯벌을 눈에 담으며 드라이브하기 좋은 코스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볼 시간이 없으면 매바위에서 걷기를 멈추고, 도로가에 즐비한 식당에서 제부도의 대표 먹거리인 바지락 칼국수나 조개구이 등을 맛보고 가는 편이 좋겠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이 빠지면 영 섭섭하니 말이다. 제부도 입구까지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섬을 돌아 육지로 나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버스 기사님 마음씨가 좋아 정거장이 아니어도 태워다 주신다. 

INFO. 제부모세 3색체험 해안길
코스 제부도선착장~해안산책로~제부리해수욕장~매바위~어촌체험마을~제부도 입구 안내센터 
거리 6.4 Km 
소요시간 2시간 

Tip 제부도 바닷길 통행 시간
제부도 진입 도로는 하루에 2번 물에 잠긴다. 따라서 출발 전 통행이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 화성시 홈페이지나 제부도관리사무소를 통해 통행 가능한 시간을 미리 알아두자. ‘화성바다’ 어플을 다운받으면 스마트폰으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