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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 작은 도시 산책] 신비에 쌓인 티베트불교의 도시 - 중국 티베트 라싸
[세계 작은 도시 산책] 신비에 쌓인 티베트불교의 도시 - 중국 티베트 라싸
  • 박효진 기자
  • 승인 2014.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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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여행스케치=중국] 베이징(北京)을 출발한 기차는 인적이 드문 칭짱철도(靑藏鐵道)를 따라 산 넘고 물 건너 앞으로, 앞으로 달려간다. 해발고도 4,000∼5,000m의 고개를 넘나들길 수차례, 드디어 길을 떠난 지 48시간 만에 티베트 라싸(拉薩)에 도착한다. 열차에서 내리는 여행자들의 얼굴에는 기대감 반, 근심 반이다. 이제부터 머리를 지끈지끈 괴롭힐 고산증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라싸(拉薩)는 우리가 흔히 ‘티베트’라고 일컫는 중국 ‘시짱(西藏)자치구’의 성도(省都)다. 라싸는 행정구역 상 도시로 분류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 개념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일단 면적부터 어마어마하다. 라싸 시의 총면적은 3만㎢로,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보다도 더 넓다. 이렇게 드넓은 땅에 모여 사는 인구는 겨우 40여만 명 정도로,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야생동물보다 사람보기가 더 힘든 곳이다. 진정한 라싸라고 볼 수 있는 ‘친고인(城關)’지역으로만 한정해 봐도,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20여만 명 정도의 사람만 살고 있어,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세계의 오지 속에서 느긋하게 티베트를 둘러볼 수 있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간덴사원에 걸린 타르초.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티베트는 예로부터 세상 사람들에게 미지의 세계였다. 특히 정신세계의 심오함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서양인들에게 티베트는 거의 경외에 가까운 신비감을 가졌던 지역이었다. 교통수단이 발달한 지금도 티베트를 찾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힘 드는데, 몇 달씩 걸어서 티베트로 들어가던 옛 시절에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티베트 라싸를 돌아다니다보면 경외감을 품고 거리를 헤매는 서양인 여행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티베트는 불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승불교나 소승불교와는 조금 다른 밀교(密敎)와 토속신앙의 영향을 받은 티베트불교가 티베트 사람들의 종교지만, 사실 티베트불교 그 자체가 티베트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신실한 티베트 사람들에게 티베트불교는 곧 삶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의 방식 때문에 라싸에는 티베트인과 티베트불교를 짐작해볼 수 있는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포탈라궁에서 만난 천안천수관음상.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우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티베트의 보물 포탈라궁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티베트불교의 수장인 현 달라이라마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 살았던 이곳은 티베트의 종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포탈라궁에는 전임 달라이라마의 미라를 모신 후 황금으로 도금을 하고 각종 보석으로 치장한 거대한 크기의 영탑(靈塔)를 비롯해 티베트불교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많은 불교유물이 있어 1년 내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많이 찾는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조깅사원 2층에서 바라본 포탈라궁.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라싸의 중심 거리인 바코르 광장. 티베트풍의 신기한 기념물을 구입할 수 있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또한 종교가 중심이 되어 역사를 끌고 간 티베트답게 라싸의 수많은 사원들도 여행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특히 라싸의 중심 사원이라고 할 수 있는 조캉사원과 라싸 3대 사원으로 꼽히는 드레풍사원, 세라사원, 간덴사원은 티베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히 들러봐야 하는 곳이다. 중국이 티베트를 병합하기 전까지 티베트는 티베트불교를 중심으로 하는 제정일치(祭政一致)의 사회였다. 그 영향으로 각 사원이 그 지역의 종교와 정치는 물론, 치안과 교육, 의료 등을 담당하며 각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때가 있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으로 티베트사원이 많이 파괴되었지만 아직도 그 당시의 크기와 역할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표 사원들이 위에서 소개한 사원들이다. 

라싸에는 그밖에도 달라이라마의 여름별장이었던 노블링카와 티베트박물관 등의 유적지 볼거리와 티베트인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보며 신기하고 재미난 액세서리를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바코르 재래시장,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4,718m)에 위치해 하늘호수라고 널리 알려진 남초호수도 있어 라싸를 찾는 여행자들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여행자들이 티베트에서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풍경은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구름이다. 하늘과 가까운 고산지대여서 인지 몰라도 정말 손만 뻗으면 구름을 잡을 수 있을 것같이 낮게 지나가는 구름은 가히 환상적인 광경이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라싸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군것질거리. 건포도 등의 말린 과일류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조캉사원의 최라(교리문답) 시간. 마치 말다툼을 하듯 서로 격렬하게 문답을 주고 받는다. 2014년 11월 사진 / 박효진 기자

마지막으로 라싸를 여행할 때는 고산병 증세를 조심해야 한다. 라싸가 해발 3,700미터가 넘는 고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고산병 증세를 겪는 여행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라싸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도 저지대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면 고산병을 겪는다는데, 하물며 일반 여행자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체질에 따라 심하게 고산병을 겪는 사람도 있고, 거의 증세를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누구나 고산병 증세를 겪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라싸 여행 중에 두통이 오거나 호흡 곤란 증세가 보일 때는 무리하지 말고 하루 이틀 정도는 숙소에서 편히 쉬었다가 움직이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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