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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체험여행] 영천 누에체험학습관 세상에서 가장 큰 누에랑 친구가 되었어요
[체험여행] 영천 누에체험학습관 세상에서 가장 큰 누에랑 친구가 되었어요
  • 손수원 기자
  • 승인 2008.05.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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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08년 5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세상에서 가장 큰 누에’ 속은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꾸며질 예정이다. 2008년 5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여행스케치=영천]도시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평생을 가도 한 번 볼까 말까 한 것이 바로 누에다. 하지만 지금 영천의 ‘누에체험학습관’으로 가면 누에가 자라고 나방이 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단, 누에는 6월과 9월에만 살아있으므로 지금 즉시 서둘러야 한다. 

“여기 꼬물꼬물거리는 게 뭔지 아는 어린이?”
“번데기요!” “꼬마 뱀이요.” “아이 징그러.”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의 대답이 가지각색이다. 처음엔 무서워하다가도 금방 재미있어하며 애벌레를 만지작거린다. 
“우와~ 말랑말랑해요.”

자그마한 손바닥 위에 애벌레를 올려보기도 하고 친구의 머리 위에 애벌레를 놓고 좋아하기도 한다. 뽕잎 하나를 살짝 들어 올리자 수많은 애벌레가 뽕잎 위를 기어다니며 열심히 잎을 뜯어 먹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애벌레가 잎사귀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며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이 애벌레가 처음엔 누에씨에서 나왔고, 곧 하얀 털실로 짠 누에고치가 될 것이며, 그 누에고치는 다시 번데기가 되고 결국엔 훨훨 날아다니는 누에나방이 될 것을 말이다. 

2008년 5월. 사진 / 손수원 기자
“이게 누에 애벌레예요.” 뽕잎에 기어다니는 애벌레가 귀엽다. 2008년 5월. 사진 / 손수원 기자

그 사이 한쪽에서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체험을 하고 있다. 끓는 물에 고치를 넣고 막대기로 휘휘 저으니 고치에서 풀린 실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 실들로 비단을 만든다는 설명에 아이들은 ‘비단이 뭐지?’ 하는 반응을, 어른들은 ‘그럼 저거 댓 마리 키워서 옷이나 지어 입어야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누에체험학습관은 누에의 일생을 알기 쉽게 가르쳐주고 체험해보는 공간이다. 마을 창고를 새롭게 꾸며 만든 체험관은 소박하지만 실속 있게 꾸며놓았다. 

“체험객들은 평소 잘 볼 수 없는 누에를 볼 수 있어서 좋고 우리 농가는 농사 이외에 부가 소득을 얻을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지요. 아직 체험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았지만, 작년엔 1만 명 이상의 체험객이 다녀가는 성과를 거두었지요. 올해는 ‘세상에서 가장 큰 누에’ 안에 체험관을 완벽하게 꾸며서 운영할 예정입니다.”

영천양잠조합 조영호 부장의 말처럼 올해 ‘세상에서 가장 큰 누에’의 내부는 확 물갈이될 예정이다. 길이 25m, 높이와 너비가 각 3m 크기로 실제 누에의 모습과 똑같이 생긴 이 조형물 안에서 실물처럼 그려진 누에의 몸속 기관들이 먹이를 섭취한 뒤 배설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체험이 끝난 후 아이들은 멋진 선물을 하나씩 받아든다. 집에서 누에를 직접 키워볼 수 있도록 한 ‘누에키트’가 바로 그것이다. 키트 안에는 누에 5형제가 뽕잎에 가지런히 몸을 숨기고 있다. 누돌이, 누순이, 누식이…, 아이들은 벌써부터 누에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며 즐거워한다. 오늘 밤 아이들의 잠자리엔 새 식구가 다섯이나 늘어나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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