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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여름아 부탁해 ④ 동굴] 더위를 피하는 시원~한 땅속 여행, 경기 광명동굴
[여름아 부탁해 ④ 동굴] 더위를 피하는 시원~한 땅속 여행, 경기 광명동굴
  • 노규엽 객원기자
  • 승인 2020.06.10 0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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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되었던 동굴에 새 생명 불어넣은 광명동굴
동굴 전체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연달아 나와
VR 체험관ㆍ선광장 등 즐길 거리 한가득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경기 광명동굴 내부.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여행스케치=광명] 여름 피서지 하면 드넓은 바다와 상쾌한 계곡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사철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동굴의 시원함도 여름에는 특히 반갑다. 여름휴가를 맞아 멀리 바다와 산으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도심과 가까운 동굴에서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동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지하수의 작용으로 석회암질이 녹으며 만들어진 천연동굴과 과거 광물 채취를 위해 인공적으로 동굴을 만든 탄광이나 광산이다. 후자에 속하는 광명동굴은 문 닫은 광산을 관광자원으로 되살린 특수한 개념의 관광동굴. 방치되었던 동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2019-2020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일제 수탈의 역사로 시작되었던 동굴
구 시흥광산으로 불렸던 광명동굴은 일제강점기부터 문을 열고 광물을 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경 광명시 문화관광해설사는 “1903년 각종 광물질이 발견되어 잠채(사람을 고용해 몰래 채굴하는 일)가 이루어지다가 점차 공론화되어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일제가 본격적인 채굴을 시작한 것이 1912년”이라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광명동굴은 +1레벨(해발 180m)부터 -7레벨(해발 -95m)까지 갱도를 뚫었던 광산이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일제강점기 당시 광산 채굴 모습을 조형물로 재현해놓은 근대역사관.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전역에서의 지하자원 개발은 일본의 군사적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당시 광산에서 일했던 광부들은 대부분 농민들이 강제징용을 피하거나 생계유지를 위해 참여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전성기에는 500여 명의 광부가 이곳에서 일을 하였다고 하며, 이때 채굴된 광물들은 일제가 벌인 전쟁을 위한 무기가 되었다.

광명동굴의 주요 채광 물질은 금, 은, 동, 아연, 구리 등 산업 광물들이었다. 특히 황금 채굴이 활발했던 광명동굴은 1955년부터 1972년까지 17년 동안 황금만 해도 52kg을 생산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재경 해설사는 “우리에게 남은 기록만 52kg인 것이니, 일제강점기에는 얼마나 더 많은 황금과 광물들이 채굴되었을지 알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광명동굴에는 많은 양의 광물이 묻혀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럼에도 1972년을 끝으로 폐광이 되었던 이유는 광산업으로서의 타산성이 맞지 않게 된 이유도 있었지만, 자연 발생했던 수해의 탓도 있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서문을 통해 바람길을 지나 웜홀광장을 건너면 나타나는 빛의 공간.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이 해설사는 “1972년 큰 홍수가 나서 광산 밖에 쌓여 있던 광물 쓰레기들이 아랫동네 시흥군 서면(현재 광명시) 일대를 덮쳤다”며 “당연히 주민들은 광산에 보상을 요청했고, 맞지 않는 타산성과 보상 문제로 광산이 문을 닫게 된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 후 2011년 광명시가 동굴과 주변 부지를 매입하여 관광지로 개발했고, 광산이 알려진 지 근 100년 만에 유명 관광시설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현재 1년에 방문객이 100만 명 남짓 찾아오고, 여름 성수기 주말이면 하루에만 1만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해졌으니, 버려진 광산을 재탄생시킨 일을 두고 세계가 놀란 폐광의 기적이라고 칭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제1, 제2주차장이 있는 방면의 광명동굴 서문.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INFO 광명동굴
약 60년간 광산으로 기능했던 광명동굴은 +1레벨(해발 180m)부터 가장 깊은 -7레벨(해발 -95m)까지 갱도가 뚫려 있다. 그러나 -2레벨(해발 50m) 아래로는 오랫동안 양수기를 돌리지 않은 탓에 지하수가 들어차 있어 관광 개발이 되어 있지 않다. 총 관광 길이는 약 7.8km 구간이며, 동굴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다. 공포체험관 및 황금패 소망의벽 등 별도 비용이 필요한 공간도 있다.
입장료 성인 6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0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마지막 입장 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주소 경기 광명시 가학로85번길 142(제1, 2주차장)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광차가 오가던 레일이 설치되어 있었던 바람길.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동굴 전체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연달아 나와
광명동굴 입구는 동문과 서문 두 곳으로 나 있다. 어느 쪽에서 출입해도 관람이 가능하지만, 주입구로 여겨지는 곳은 제1, 제2주차장이 있는 방면인 서문이다.

서문을 통해 동굴로 들어서면 최소한의 불빛만 보이는 긴 통로가 시작된다. 이름하여 바람길로 동굴에서의 여름 피서를 실감케 해주는 시작이다. 본래 광차(캐낸 광석을 실어 나르는 뚜껑 없는 화차)가 오가던 레일이 설치되어 있던 곳으로, 지금은 레일을 철거해 신비의 동굴로 들어가는 진입로로 이용되고 있다.

바람길이라는 이름처럼 들어서는 순간부터 살짝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얼음 바람이 불어온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도 동굴을 관람하다 보면 추위를 느낄 수 있으므로 얇은 겉옷 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시원한 바람에 더워진 몸을 식히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길에는 동굴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설명들이 벽에 드문드문 붙어있으니 함께 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광산이었던 동굴답게 길이 여러 갈래로 있지만, 안내원들이 관람 순서를 알려준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미디어파사드 쇼를 볼 수 있는 동굴 예술의 전당.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소원을 적은 황금패를 거는 소망의벽.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바람길을 지나면 환한 불빛을 휘황찬란하게 밝힌 웜홀광장이 나온다. 여러 방향으로 갱도를 뚫으며 채굴 작업을 했을 광산동굴이기에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현재의 광명동굴은 갈림길마다 안내원이 관람 방향을 알려주어 길을 헤맬 일이 없다.

문화예술관광지로 재탄생한 곳답게 광명동굴은 광물을 채취했던 현장을 볼 수 있는 역사 공부의 장이 아닌, 다양한 볼거리들을 연이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놀이공원을 즐기듯 찾을 수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지로도 그만이다.

공연 시간에 맞춰 미디어파사드 쇼를 볼 수 있는 예술의 전당과 국내외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아쿠아월드, 영화 <반지의 제왕>의 주요 캐릭터였던 간달프 한정 피규어와 지팡이, 어마어마하게 큰 용 조형물을 볼 수 있는 환타지 웨타 갤러리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볼거리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동굴 내에 작은 식물원을 만들어놓았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194m 길이의 와인동굴. 이곳에서 매일 달라지는 시음용 와인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광명동굴의 끝자락, 와인동굴에는 전국의 다양한 와인이 보관되어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동굴카페에서는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그리고 관람순서의 마지막에서는 광명동굴이 자랑하는 길이 194m의 와인동굴이 준비되어 있다. 연중 12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광명동굴은 와인 저장고 역할을 하기 좋기에 마련된 공간이다. 이재경 해설사는 “광명시는 와인 한 방울 나지 않는 곳이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생산된 다양한 와인들이 저장되어 있다”고 말한다. 와인동굴에서는 상수리나무로 만든 통에 저장된 와인들과 병입된 전국 와인들을 구경해볼 수 있음은 물론, 매일 달라지는 시음용 와인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동굴 밖에도 즐길 거리가 한가득
서문을 통해 들어왔던 관람객들은 와인동굴을 끝으로 발걸음을 뒤로 돌려 서문으로 돌아가도록 안내하지만, 와인동굴 너머에는 광명동굴 카페가 있어 음료를 마시며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카페 너머의 출구는 동문으로 이어지는데, 동굴 내부 외에도 주변이 궁금한 사람들은 이곳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다.

소하동으로 이어지는 동문 쪽으로 나가면 작은 인공폭포가 있는 와인광장 뒤편으로 산책로가 있다. 숲길과 임도 형식의 길을 걸어가는 산책로는 서문으로 돌아가도록 이어지니 가볍게 자연을 즐기며 걷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동문과 서문을 이어주는 산책로의 한 구간.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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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오른편에서 볼 수 있는 선광장.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 / 노규엽 객원기자

다시 서문에 도착하면 좌우로도 즐길 거리가 남아있다. 먼저 서문 입구를 기준으로 왼편으로는 VR 체험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채취한 광물을 나르던 광차를 타고 모험을 떠나거나, 하늘을 날아 광명동굴을 내려다보는 등의 체험을 가상현실로 즐겨볼 수 있다.

서문 입구 바로 오른편에는 광명동굴의 역사적 현장인 선광장의 흔적도 둘러볼 만하다. 채굴한 광물들을 잘게 깨고 분류하여 원하는 광물을 얻을 수 있도록 작업하는 곳이었던 선광장은 광산이 운영되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 역사 공부의 산 현장이 되기도 한다.

INFO 광명동굴 VR 체험관
체험료
어른 5000원~1만3000원, 청소년 4000원~1만2000원, 어린이 3000원~11000원 (※동굴과 함께 이용 시 할인된 가격의 통합권 구매 가능)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매표는 오후 5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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