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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한국에 하나뿐인 이색박물관, 귀족호도박물관
한국에 하나뿐인 이색박물관, 귀족호도박물관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12.1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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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한 먹을 수 없는 호두 나무 자생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도 열매 볼 수 있어
귀족호도박물관 전경.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장흥] 장흥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먹을 수 없는 호두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300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열매를 맺고 있는 호두나무가 식용이 불가한 열매를 맺고 있는데 그것이 오히려 보물노릇을 하고 있다. 장흥읍내에 있는 호도박물관에 다녀왔다.

먹을 수 없지만 지압에 더 좋은 귀족호도

먹을 수 없는 호두나무라니. 호도열매를 먹을 수 없는 이유는 열매 속에 새 생명을 발아시킬 씨앗이 없기 때문이다. 호도박물관의 존재 이유가 거기에 있다. 농촌지도소 공무원이던 김재원 관장은 41세 때 철밥통이라는 공무원 자리를 버리고 호도에 미치기 시작했다. 한번뿐인 인생을 해마다 거의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기 싫었다고 한다. 열매가 열리기는 한데 알맹이가 없는 열매라는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호도 열매를 붙들고 연구를 시작했다.

20년 넘게 호도와 함께 살고 있는 김재원 관장. 사진/ 박상대 기자
소나무 분재 미술관. 사진/ 박상대 기자

고서적에서 먼 옛날 임금님과 정승들이 호도알을 가지고 손바닥 지압을 했고, 선비들이 오랜 시간 책상 앞에서 공부할 때도 호도를 손에 쥐고 건강을 관리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흔하지 않으면 귀한 것이다. 귀한 것이 대접받는 세상이 올 것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견과류중 하나인 식용 호도보다 먹을 수 없는 호도가 더 지압에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식용 호도나무에 비식용 호도나무를 교접해서새로운 나무를 번식하게 했지요.”

김 관장은 부인과 함께 호도박물관을 짓기 시작 했다. 마당에 있는 호도나무를 살리고, 새로운 나무를 옮겨 심었다. 각종 호도열매를 수집했고, 관련 자료를 모아서 전시하고 있다. 호도를 한글학자들은 호두라 쓰고, 한자로 쓰면 호도(胡桃)가 맞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리고 호도에 각이 있고, 2각이 대세인데 4각과 6각 호도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도열매. 사진/ 박상대 기자

두 알에 1억원 짜리 호도가 있다.

열매가 갈색으로 익기 전, 연두색일 때 따서 껍질을 벗기고, 철수세미로 육질을 파낸 후 물로 씻어 내야 호도가 된다. 그런 과정에서 돌연변이 호도가 발견되는데 4각이나 6각은 돌연변이라고 봐야 한다. 난초 이파리가 흰색으로 변한 돌연변이 춘란이 더 비싼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에서 가장 귀한 호도가 이곳에 있다. 두 알의 싯가는 1억 원이다. 6각 호도인 이 귀한 호도는 김관장이 값을 정한 게 아니고 식물학자나 골동품 전문가들이 정한 값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호도이니 그 값은 더할 지도 모른다. 현재 세 사람이 구매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한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글. 사진/ 박상대 기자
입장료도 받지 않고 여행객에서 공개하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주차장 옆에는 자연 치유 산책로가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정남진호도박물관에는 분재와 화초도 있다. 이청준 작가가 소장하던 동백나무 분재가 몽땅 이곳에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박물관 정원과 주차장 정원에는 산책하면서 지친 심신을 치유 할수 있는 자가면역 강화나 자가 치유 공간이 있다.

박물관은 입장료도 받지 않고, 실내외를 여행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몇 해 전 이곳을 다녀간 도올 김용옥 교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2세조차 낳지 못하는 하찮은 열매에 영혼을 불어넣은 예술품이라며 김재원 관장을 지성을 겸비한 한국 최고의 명인이다는 글을 써서 액자에 담아 보내왔다고 한다.

 

INFO 귀족호도박물관

위치 장흥읍 남부관광로 56-90

문의 061-863-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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