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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울릉도 개척의 역사 자료인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강풍으로 파손
울릉도 개척의 역사 자료인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강풍으로 파손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2.01.11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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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 강풍으로 경북 문화재자료 제412호 안내판 지지대 파손
학포마을 상징인 학 동상도 부러진 채 방치
지지대가 부러져 쓰러진 경북 문화재자료 제412호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지지대가 부러져 쓰러진 경북 문화재자료 제412호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울릉]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리 학포마을에 있는 경북 문화재자료 제412호인 ‘임오명 각석문’이 지난 6일 강한 바람에 쓰러진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학포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강한 바람이 불었던 소한(5일) 즈음에 ‘임오명 각석문’ 안내도가 쓰러졌다. 울릉군 관광과에 이야기했지만, 겨울이 지나야 조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지난 연말에는 학포마을의 상징인 학 동상이 부러져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쓰러지기 전의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쓰러지기 전의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뒤집혀진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뒤집혀진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 사진 / 조용식 기자

학포 마을 정자 옆에 쓰러진 ‘임오명 각석문’ 안내판은 지지대 부분이 뽑히거나 부식된 채 부러진 형태로 뒤집혀 있었다. 뒤집혀 쓰러진 안내판과 마주한 암벽에는 고종 19년(1882, 임오) 음력 5월 8일 이규원 울릉도감찰사와 일행들, 그리고 이미 거주하고 있던 생원 전석규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이규원은 선박 3척에 102명의 수행원을 거느리고 고종 19년 4월 28일 강원도 평해군 구산포를 출발, 다음날 이곳 소황토구미(학포마을)에 도착하여 육로와 수로를 통해 울릉도를 답사하고 돌아가서 지도와 복명서를 작성하여 고종에게 보고했다”라고 적혀 있다.

고종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울릉도 쇄환정책을 철회하고, 사람이 거주하는 개척정책을 실시했다. 고종 20년 4월부터 7월까지 16가구 54명이 정부에서 지원한 선박과 농기구, 종자 등을 가지고 첫 이주민이 들어오게 되어 울릉도 개척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학포마을. 사진/ 조용식 기자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학포마을. 사진/ 조용식 기자

학포마을은 학포야영장과 다이빙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울릉도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울릉도 역사를 알리기 위해 추천하는 여행코스이기도 하다.

겨울 여행으로 울릉도에 온 한 여행자는 “울릉도 개척의 역사를 알려주는 중요한 곳의 안내문이 이대로 방치된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울릉도 주요 관광지인 삼선암 안내문처럼 세련되고, QR코드가 있는 안내문이 설치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암벽에 새긴 각석문은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영토수호를 위한 조선 정부의 울릉도 재개척 의지를 입증하는 귀중한 자료이며, 현재 당시의 기록인 ‘울릉도 검찰일기’와 지도가 남아 있다.

학포마을의 상징인 학 동상이 부러진 채 방치되어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학포마을의 상징인 학 동상이 부러진 채 방치되어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파손 전 학포마을의 상징인 학 동상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파손 전 학포마을의 상징인 학 동상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학포마을은 마을 뒷산에 학이 앉아 있는 형태의 바위가 있다고 하여 ‘학포’라고 불렸으며, 비바람에 학의 부리 부분이 떨어지고, 몸통만 남아 있다. 그래서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 마리의 학 동상을 세웠는데, 지난 연말에 학 동상 중 하나가 부러진 것이다.

마을 주민은 “그동안 금색의 학 동상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었다. 학은 몸이 흰색인데, 어떻게 금색을 띠고 있어야 하는지…”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학포마을의 상징인 학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학의 몸은 흰색이고, 이마, 목, 다리와 날개 끝은 검은색이다. 머리 위에 살이 붉게 드러나 있으며 부리는 녹색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한편, 학포항은 지난해(2021)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한 어촌뉴딜 300공모사업에 선정되어 9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 개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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