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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⑥]임금이 즐겨 먹던 바다의 황제 완도 전복
[수산물 따라가는 맛있는 전남여행 ⑥]임금이 즐겨 먹던 바다의 황제 완도 전복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6.1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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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를 비롯한 전남지역에서 먹을 수 있는 전복요리.
완도를 비롯한 전남지역에서 먹을 수 있는 전복요리.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 완도]전복은 귀한 먹거리다. 중국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위해 자주 먹었고, 조선 임금들도 보신을 위해 자주 먹었다. 완도 바다에는 전복 양식장이 사방에 자리하고 있다. 삼복더위를 앞두고 남도 사람들은 전복을 선물하고, 전복요리를 대접한다.

생전복은 1년 6개월 이상 키운 것이 맛이 있다.
생전복은 1년 6개월 이상 키운 것이 맛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고급 해조류를 먹고 사는 전복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양식장이 전복 양식장이다. 네모 반듯한 양식장은 일명 ‘전복아파트’다. 어린 종패를 양식장에 넣고 먹이를 주면 1년에 2~3cm씩 무럭무럭 자란다. 어린 전복을 1년만에 내다 팔기도 하는데, 일반 소비자에게는 1년 6개월 이상을 키워야 전복 대접을 받는다. 예전에는 3년 이상 키웠는데 지금은 먹이가 많이 들고, 폐사 위험이 있어 3년 이내에 많이 출하한다. 전복 양식장 옆에는 전복 먹이인 미역이나 다시마 양식장이 있다. 미역이나 다시마, 감태는 전복이 좋아하기 전에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사람들이 건강에 좋다며 즐겨 먹는 해조류를 먹고 사는 전복이니 더 설명해 무엇하랴. 다만 그렇게 좋은 것을 먹여서 키우니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전복죽.
전복죽. 사진/ 박상대 기자

코로나 시대에 매우 인기 있는 배달음식이 전복죽이었다. 목이 부어서 음식을 자유롭게 먹지 못한 감염환자들이 기력을 되찾기 위해 먹은 음식이 전복죽이었다는 이야기다. 예로부터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나 기력이 떨어진 사람, 입맛이 없다는 사람에게 전복죽을 권했다. 산모들도 심심찮게 전복죽이나 전복을 넣고 끓인 미역국을 먹었다. 전복에는 기운을 회복시켜주는 메티오닌과 사스틴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간장을 보호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효험이 있으며, 심근경색과 고혈압을 예방한다고 한다. 특히 말린 전복에는 말린 오징어에 있는 하얀 가루가 있다. 이 가루에는 아르기닌이 많은데 남자의 정력과 상관관계가 크다고 한다.

전복회.
전복회. 사진/ 박상대 기자

임금에게 진상한 패류의 황제

전복은 자연산이나 양식산이나 낮에는 몸을 잘 움직이지 않고 잠을 자고 주로 밤에 활동한다. 남해안 주민들은 큰 배나 쾌속선이 낮에 운항하는 것을 싫어한다. 전복도 살아 있는 생명체라 휴식을 방해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전복은 연체동물이며 크고 넓적한 발을 움직여 기어 다닌다. 전복은 암수가 다른 동물인데 생식기가 외부로 노출해 있지 않아서 산란으로 수정한다. 산란기는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다. 양식장용 종패는 육상에서 수정 과정을 거친다. 패각의 색에 따라 암수를 구별하는데 푸른색 껍데기는 수컷, 황갈색 껍데기는 암컷이다. 수컷은 육질이 단단해 횟감으로, 암컷은 육질이 연해 조리용으로 사용한다. 그 내장도 같은 색깔이다. 전복은 중국의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먹었다고 전해질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아온 수산물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복.
전복. 사진/ 박상대 기자

<삼국지>의 영웅 조조가 특히 전복을 좋아했다고 한다. 중국이나 조선에서 바닷가 고을에 부임한 관료들은 임금에게 전복을 바쳤다고 한다. 당연히 탐관오리가 등장하고, 해녀들은 힘들게 전복을 따서 그들에게 제공해야 했다. 완도 사람들은 곧잘 “완도 오셨으니까 전복 좀 잡수고 가셔야죠.”라고 말한다. 식탁에서는 “우리는 자주 먹으니까 서울 손님이 많이 드세요.”라고 권한다. 오랜만에 찾아간 서울 사람이 탐관오리 노릇을 한 것은 아닌지 전복을 먹을 때마다 헛웃음이 난다.

전복 구이.
전복 구이. 사진/ 박상대 기자

전복회와 구이와 찜, 그리고 젓갈

생전복을 얇게 썰어서 기름소금을 살짝 찍어 먹는다. 생전복을 초고추장과 갖은 야채를 섞어서 회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그런데 바닷가 사람들은 전복에 칼을 대지 않고 그냥 입으로 베어 먹는다. 칼을 대면 전복살이 딱딱해지기 때문이란다. 전복회를 먹을 때 내장을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내장을 먹어야 전복을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산란기(9~11월)에는 내장에 독성이 있으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살짝 데쳐서 먹기도 하고, 버터를 발라 구워 먹기도 한다. 국이나 탕, 찜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요리는 전복죽이다. 전복죽에는 내장을 꼭 넣어야 제맛이 나고, 식감도 좋다.

전복 물회.
전복 물회. 사진/ 박상대 기자

전복은 대규모 양식에 성공하면서 각종 요리의 재료가 되었고, 회나 구이, 찜 요리 뿐 아니라 라면 스프에도 들어갈 정도가 되었다. “젓갈 맛 좀 보세요. 미식가들은 전복 내장을 즐깁니다. 전복이 사람 몸에 좋은 미역, 다시마를 먹잖아요. 전복 내장에 그 농축액이 들어있습니다.” 완도군청 김일 수산경영과장이 전복젓갈을 권한다. 섬사람들은 전복 젓갈을 게우젓이라고 한다. 내장에 소금을 뿌린 후 마늘, 풋고추, 고춧가루, 참깨 등을 버무린 반찬이다. 전복젓은 영양이 풍부하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서 입맛을 잃었을 때 입맛을 살리는 특효약이라고 한다.

민물장어구이.
민물장어구이. 사진/ 박상대 기자

영암 민물장어

영암에는 민물장어 양식장이 많이 있다. 영산강유역 간척사업 이후 저수지가 많이 생기고, 상류에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이 있어서 장어가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영암 삼호읍이나 영암읍내, 도포면이나 신북면 여러 마을에 민물장어 양식장이 있다. 영암수협에서 신북면에 민물장어위판장을 운영할 정도이다. 양식장에서 직접 장어를 잡아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집도 여러 집이 있다. 민물장어는 주로 구이로 먹는다. 소금을 뿌리면서 숯불이나 가스불에 구워 먹는다. 노릇노릇하게 익혀서 양념장이나 생강, 풋고추나 마늘과 함께 쌈을 싸서 먹는다. 장어는 맨손으로 잡기 어려울 만큼 힘이 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힘의 상징, 강장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장어가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어 폐질환이나 허약체질 개선, 체력증진에 좋다고 한다. 몸이 약한 사람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먹으면 효험이 있을 거라고 한다.

영암 신북면에서는 장어를 잡아서 포장판매를 한다.
영암 신북면에서는 장어를 잡아서 포장판매를 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맛있는 완도여행>

완도항 주변 여행지

완도항은 청정바다를 품고 있는 남해의 미항이다. 제주도와 완도 근해 다도해로 나가는 관문이다. 해남에서 완도대교를 건너는 길과 강진에서 마량을 거쳐 고금도와 신지도를 건너 완도항에 이르는 길이 있다. 완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완도항에서 청산도나 보길도, 생일도 등 여러 섬에 다녀온 후 곧바로 도시로 돌아간다. 그런데 완도항 주변에는 잠시 머무르며 둘러볼 만한 콘텐츠가 여러 곳 있다. 완도타워와 해조류박람회장 주변, 장보고 유적지에 있는 장보고기념관과 장보고군대가 머물렀다는 장도, 정도리 몽돌해변과 완도수목원 등 여러 곳이 있다. 완도항에는 완도 근해에서 수확한 해조류나 마른 수산물을 판매하는 수산시장도 있다.

완도항 풍경.
완도항 풍경. 사진/ 박상대 기자
장보고기념관.
장보고기념관. 사진/ 박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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