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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름꽃 한 송이가 반겨준 여행길
여름꽃 한 송이가 반겨준 여행길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7.1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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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만난 주황색 동자꽃.
산행 중 만난 주황색 동자꽃. 사진/ 박상대 기자

 

여름에는 모든 생명체가 왕성한 기운을 내뿜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그런 생명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그 많은 생명들 가운데 꽃이 주는 기운은 다른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산행을 할 때 수풀 속에 숨어서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들을 봅니다. 분홍색 앵초를 마주할 때는 입가에 미소가 흐르네요. 주황색 동자꽃이나 노랑색 마타하리를 만나면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바닷가 절벽에 떼를 지어 피어 있는 노란색 원추리들. 아무도 보아주는 이 없는 절벽에 피었다 지기를 계속하는 원추리들을 구경하다보면 배고픔도 잊습니다. 목을 타고 흐르던 땀도 바닷바람에 다 씻겨 나가지요.

서해안 모래밭을 걷다가 하얀 메꽃을 보았습니다. 나팔꽃의 강렬함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갯바람과 모래먼지를 견디며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 처연합니다. 여름 한철 화려하게 피었다가 사라지는 연꽃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지…. 분홍색 자태나 새하얀 청순미 앞에 서면 한여름 땡볕은 저만치 물러납니다. 수줍은 듯 피고, 당당하게 서 있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들꽃 앞에서 꽃보다 예쁜 사람들을 떠올리며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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