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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사진 맛집] 여기선 꼭 찍어야 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진 맛집] 여기선 꼭 찍어야 해! 영화 속 주인공처럼
  • 정은주 여행작가
  • 승인 2022.09.15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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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서울] 현실에서 약간 비껴 난 듯, 영화에나 나올 법한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포토 스폿들이 있다. 이른바 ‘배경이 열 일하는’ 기특한 사진 명소들.

바다가 보이는 소노캄 제주의 야외정원.
바다가 보이는 소노캄 제주의 야외정원.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하늘 아래 펼쳐진 하트 나무 포토존.
하늘 아래 펼쳐진 하트 나무 포토존.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하늘에 그린 하트 소노캄 제주

나무들이 빙 둘러싼 작은 공간. SNS에서 핫한 소노캄 제주의 하트나무 포토존을 품은 곳이다. 무성하게 자란 나뭇가지들이 하늘에 그려낸 하트가 신비하게 보인다. 부여 가림성에도 유명한 사랑나무가 있지만 이곳은 카메라 어플을 이용한 데칼코마니 형태가 아닌 완벽한 하트 형태를 보여준다.

사진을 합성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하트가 잘 나타나는 자리에 서서 프레임 안에 담기만 하면 된다. 하트가 하늘에 나타나기 때문에 흐린 날보다는 맑은 날이 좋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적당히 있어주면 더할 나위 없다. 무엇보다 카메라 위치와 노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하면 하늘은 하얗고 나무들은 시커멓게 나오기 십상이다. 요즘은 휴대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 위치만 잘 정하면 알아서 노출과 보정까지 척척 해낸다. 하트를 온전히 담으려면 카메라를 최대한 바닥에 밀착해 찍어야 한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일주동로 6347-17

 

오묘한 건축물인 테쉬폰.
오묘한 건축물인 테쉬폰.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성이시돌 목장에서는 말도 볼 수 있다.
성이시돌 목장에서는 말도 볼 수 있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독특하고 이국적인 건축물 제주 성이시돌목장

새파란 하늘, 흰 뭉게구름, 그 아래 펼쳐진 푸른 초지. 늘씬하게 뻗은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 한 귀퉁이에 독특하고 이국적인 건축물이 하나 서 있다. 성이시돌목장에 있는 테쉬폰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제주의 베스트셀러 포토존이다.

낡은 건물과 제주의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분위기 있는 사진이 연출된다. 성이시돌목장은 1954년 선교사인 맥그린치(임피제) 신부가 황무지를 개간해 설립한 곳으로 당시 숙소나 창고 용도로 테쉬폰을 건축했다. 이 특이한 건축물은 약 2,000년 전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테쉬폰(Cteshphone)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쉬폰 건축 양식이 남아 있는 건 국내에서는 성이시돌목장이 유일하며 희소성과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산록남로 53

 

절벽 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절벽 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신우대가 터널을 이룬 포토 스폿.
신우대가 터널을 이룬 포토 스폿.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동백숲과 바다, 그리고 신우대 터널 여수 오동도

여수 관광 일번지인 오동도.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동백섬이라는 어여쁜 이름을 가진 곳이다. 오동도 동백꽃은 한겨울에 붉게 피어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백꽃이 없는 계절에도 매력은 차고 넘친다. 울창한 동백나무 사이로 비쳐 드는 햇살은 마법에 걸린 숲속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 숲 가운데 빽빽하게 자라난 신우대 터널이 있다. 마치 누군가 위에서 잡아 묶어 놓은 듯 세모꼴을 이룬 터널은 볼수록 신기하다. 터널 끝에는 또다시 우람한 나무들이 줄지어 섰다. 이곳에선 누구나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게 된다. 포토 스폿이 숲에만 있는 건 아니다. 해안 절벽으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면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동도에선 도무지 카메라가 쉴 틈이 없다. 이런 절경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자연이 빚은 비경 앞에 포토 스폿이 따로 있을까. 카메라 각도나 포즈를 달리 취하면 더 근사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오동도로 131

 

해변 산책로와 너른 갯벌.
해변 산책로와 너른 갯벌.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일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와온해변.
일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와온해변. 사진/ 김도형 사진작가

내 사랑을 받아주오 순천 와온해변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뉘엿거리기 시작하면 한적하던 어촌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근처에 순천만 습지 용산 전망대가 일몰 명소로 이름나 있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와온해변을 더 찾는다. 하나, 둘씩 짝을 이룬 이들은 주로 연인이나 부부, 사진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찾아드는 발걸음이 늘면서 작은 소공원과 카페도 생겨났지만 평온한 바닷가의 정취는 여전하다.

해가 넘어가는 동안 하늘은 옅은 오렌지빛에서 점차 진한 다홍빛깔로 물들어가고 이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해진다. 저무는 태양빛은 바다를 가로질러 사람들이 선 자리까지 눈부신 황금빛 물길을 이룬다. 그 길이 끝나는 자리에 하루도 빠짐없이 꽃다발을 들고 프로포즈하는 남자와 키스하는 여성이 서 있다. 물론, 포토 스폿으로 세운 조형물이다. 로맨틱한 노을과 함께 담으면 멋진 사진이 된다.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와온길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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