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강진] 고려청자의 발상지 강진에서 고려청자 축제가 열린다. 통일신라 9세기경부터 14세기 고려가 패망할 때까지 세계 최고의 도자기를 빚어낸 땅 강진. 51회 가운데 겨울에 축제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2월에 열리는 강진청자축제를 미리 가본다.

흙과 불과 사람과 겨울 이야기

강진청자축제의 주요 테마는 청자와 불의 축제다. 청자를 빚어내는 일은 불의 예술이다. 도기를 구워내는 적절한 불과 온도가 없거나 불을 잘 다루는 숙련된 기술자가 없으면 도자기를 완성하지 못한다. 초벌구이 때 온도가 다르고, 본벌구이 때 온도와 시간이 다르다. 불은 그만큼 중요하다.

축제는 불로 시작해서 불로 끝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축제장에는 강진 청자 포토존, 지역특산품 판매부스, 야외체험공간, 청자 판매부스, 강진 스노우랜드, 투명 에어돔, 향토음식판매 코너, 즉석에서 음식을 구워 먹는 파이어피트 9292 행사장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된다.

“이번 강진청자축제에선 28개 행사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행사는 크게 흙(청자)의 이야기, 불(빛)의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 겨울 동화 등으로 나눌 수 있지요. 처음으로 겨울에 열리는 축제인 만큼 불(빛)을 통해 춥지 않고 따뜻한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진군청 오길재 축제팀장은 불과 빛을 강조한다. 빛 조형물 ‘청자의 꿈’은 박물관 입구부터 청자촌 내 여러 공터에 다양한 빛 조형물을 조성할 예정이다. 실루엣 조명이 이정표를 대신하고, 고보 라이팅이 길바닥과 건물 벽면에 그려진다. 보름달, 천사, 불꽃 오브제, 각종 LED 꽃등, 하트 포토존, 라이팅 볼이 어두운 밤길을 수놓을 것이다. 흙의 이야기에서는 Free-Tea 청자컵 굿즈, 성형 물레체험, 청자 코일링체험, 황금청자를 찾아라 등 이벤트가 펼쳐진다.

눈과 입이 즐겁고, 분위기는 화기애애

불의 이야기에서는 화목(和睦) 소원 태우기, 화목 가마 불지피기, 파이어피트 9292, 소원청자 만들기 등이 펼쳐진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는 트로트마당극 공연, 강진청자 퍼레이드, 비밀을 지켜라, 청자 백자 게임 등이 진행된다. 겨울동화에서는 연날리기, 마을별 줄다리기, 신년맞이 가훈 써주기, 겨울놀이, 청자 가래떡 뽑기, 청자 스노우 오르골 등이 진행된다.

화목 소원 태우기는 특설무대 주변에서 야간에 펼쳐지는데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답답한 일, 불안한 감정과 묵은 스트레스 등을 축제기간에 장작에다 적어 놓으면 매일 저녁에 캠프파이어를 통해 함께 태워 버린다. 이렇게 답답한 감정을 떨쳐 버리고 화목한 봄을 맞이하자는 프로그램이다.

청자골 파이어피트 9292는 일종의 불멍캠프다. 청자판매장 옆에서 열리는데 이글거리는 숯불에다 닭꼬치, 옥수수, 구황작물, 소시지, 삼겹살, 석화, 한우 고기 등을 구워 먹는다. 이때 관광객은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을 현장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하여 구워 먹으면 된다. 단체용과 가족용 화목 난로가 마련된다.

사람 사는 이야기의 투명 에어돔에서는 성형 물레체험과 청자코일링체험을 할 수 있다. 겨울철이기 때문에 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돔을 설치하고 도자기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이번 축제는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사전 신청(접수)해야 하는 아이템이 있고, 현장에서 즉석 신청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

축제는 여러 사람이 어우러져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 또 여러 사람이 유익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축제기간에는 원 없이 많은 청자와 도자기들을 구경할 수 있고, 꼭 필요한 자기들을 평소보다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자기를 빚는 과정에 참여하여 체험을 하면서 옛 도공들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강진청자축제장 주변, 가볼 만 한 곳 3

1. 강진 청자촌

강진군 대구면 옛 청자도요지와 고려청자박물관이 있는 곳. 강진군 내에 고려청자를 제작하는 도요가 34곳 있는데 그중 17곳이 청자촌에 입주해 있다. 축제는 이곳 청자촌 일대에서 열리며, 여러 도요에서 도자기 제작 체험을 하고, 도자기 굽는 가마터를 운행할 예정이다. 또한 축제 때는 모든 작가들이 작품을 판매할 것이다.

 

2.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국내 유일의 고려청자박물관으로 고려청자의 수집, 전시, 연구, 교육 등을 통하여 청자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기존 박물관과 달리 유적지 내에 세워져 청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내에 고려청자를 재현하는 작업실을 만들어 도공들이 실제로 청자를 빚어내는 모습을 선보인다. 청자의 과거와 현재를 관람할 수 있다.

“강진에서는 188개 도요지가 발견되었고, 지금도 발굴되고 있습니다. 강진만 일대가 고령토, 연료(관솔), 도공, 포구(해양 교통)가 있어서 도자기 굽기에 최적지였지요. 고려시대 상감청자가 여기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고려청자는 용도와 사용자의 신분에 따라 모양과 크기, 예술미가 다르게 만들어졌어요. 궁궐에서 사용할 청자, 사찰에서 사용할 청자, 귀족들이 사용할 청자가 다 달랐어요.”

고려청자박물관에서 만난 이재흥 문화관광해설사는 귀족들이 사용한 밥그릇과 스님들이 사용한 발우가 구별된다고 말한다. 상감기법은 음각기법(홈파기), 양각기법(두툼하게), 철화기법(홈에 철분 문양), 투각기법(조각붙임)이 있다. 도자기에 따라 그 기법을 다르게 한다.

전시된 도자기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나온다. 호(항아리)와 그릇이 다르고, 주자, 병과 매병, 발(사발)과 합(밥그릇과 뚜껑), 완(접시), 향로 등등 도자기마다 모양이 다르고, 문양이 다르다. 도자기를 빚은 도공도 다를 것이다.

 

3. 도자기 판매장과 카페들

청자촌에는 대형 도자기 판매장이 있고, 17개의 도요가 있다. 모두 닮은 듯하지만 각기 개성이 있다. 도요에서도 대부분 도자기 판매를 한다. 청자촌에는 차와 음료, 쿠키와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카페가 몇 군데 있다. 카페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맛도 다르다. 축제를 즐기다가 카페에 들리거나, 평상시에도 여행중에 쉬었다 가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