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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특집 ③] 안양 그 따뜻한 봄날, 안양 충훈벚꽃길
[특집 ③] 안양 그 따뜻한 봄날, 안양 충훈벚꽃길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3.13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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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을 따라 조성된 충훈벚꽃길 초입. 사진/ 안양시청

[여행스케치=안양] 안양천을 따라 천변 둑방길에 벚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석수3동 일대 충훈부에서 4월 8일부터 9일까지 2일간 벚꽃축제가 열리고, 안양예술공원과 학의천, 평촌 등 안양시내에는 벚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조선 시대 충훈부 마을에서 열리는 벚꽃축제
봄바람과 꽃향기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상큼한 봄날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대지에는 초록이 물들고, 앙상하던 나뭇가지에선 꽃망울이 팝콘처럼 터질 것이다. 지구촌을 휩쓸었던 코로나19가 시들해진 이때 3, 4년 동안 중단했던 축제가 열린다.

안양시는 충훈벚꽃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4월 8일부터 이틀간 안양시 충훈부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는 이틀간이지만 벚꽃은 적어도 보름간 하늘과 길거리를 하얗게 수놓을 것이다. 충훈부는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 일대의 옛이름이다. 안양 토박이들이 석수3동은 어딘지 헷갈려도 충훈부는 콕 집어서 말해준다는 곳이다. 안양천과 삼봉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일대 충훈고교가 있는 마을이다.

조선 시대 마을인 충훈부에서 열리는 안양충훈벚꽃축제 현장. 사진/ 안양시청
축제기간에는 인디밴드와 지역 가수들 공연이 펼쳐진다. 사진/ 안양시청

충훈부(忠勳府)는 조선 시대 나라에 공훈이 많은 공신에 관한 사무를 맡아보던 관아를 뜻한다. 처음에는 공신도감 충훈사(功臣都鑑 忠勳司)로 불리다 세조 때에 충훈부로 개칭되었다. 당시 충훈부는 사성리와 우두리, 광화대리(현 광명시 철산동, 광명동) 일대 토지를 관리하면서 이 지역 농민에게 경작하게 하고 도조를 받아서 충훈부를 관리 운영할 정도였다. 그런 농지 인근에 마을이 형성되었고, 이 마을은 자연스럽게 관청의 명칭인 충훈부라 불리게 되었다.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에 충훈로라는 거리가 3개 있다. 이곳에 마을 이름을 단 충훈고교가 있고, 충훈교라는 다리가 있다. 심지어 충훈관이라는 중국집도 있다. 충훈부는 만안교, 인덕원과 함께 안양시내의 유서 깊은 지명이다. 이 충훈부 옆으로 안양천이 흐르고 둑방길에 아름드리 벚나무 수백 그루가 줄지어 서 있다. 봄이면 안양시민은 물론 인근 광명, 의왕, 서울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자전거를 탄 사람,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람, 걸어서 온 상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난 축제 때도 많은 사람들이 벚꽃길을 찾아왔다. 사진/ 안양시청
축제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흥겹게 어울리는 놀이마당이다. 사진/ 안양시청

이곳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벚꽃 그리기, 색칠하기, 벚꽃 액세서리 만들기 등 다양한 벚꽃 관련 체험을 할 수 있고, 스마트폰 벚꽃사진 촬영대회도 열린다. 안양천변에서는 인디밴드의 공연도 열리고, 푸드트럭에서는 10가지 이상 맛있는 음식을 판매할 예정이다.

예술작품과 벚꽃이 어우러진 안양예술공원
안양은 햇볕이 따뜻한 고장이다. 안양(安養)이란 명칭은 고려 초에 창건된 안양사(安養寺)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안양사가 자리하고 있는 삼성산 아래 동네에 안양예술공원이 있다. 이곳은 70년대 수도권 최고 관광지였던 안양유원지가 있던 계곡이다.

안양예술공원은 석수동이다. 돌이 많은 삼성산과 돌공예품을 생산하는 석공들이 많이 살아서 석수동(石手洞)이라 불리던 것을 훗날 맑은 물이 흐르는 석수동(石水洞)으로 개명한 마을이다. 유원지 이전,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던 시절에는 안양사, 삼막사, 염불사를 비롯한 사찰과 작은 암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경치 좋고 물이 맑은 유원지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주변에는 음식점과 주점들이 많이 들어섰다.

관광공사가 정한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학의천에도 벚꽃이 핀다. 사진/ 안양시청
안양천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생태하천으로 변신했다. 천변에 걷기여행, 산책과 휴식, 자전거여행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진/ 안양시청

“예술공원으로 변신한 후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마을로 바뀌었지요. 70년대까지 한국영화의 산실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안양은 예술의 도시였잖아요. 2005년에 예술의 도시란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품격 놓은 마을도 재탄생한 겁니다.” 성순이 문화관광해설사는 안양유원지에서 예술공원으로 변화한 과정을 이야기한다.

안양예술공원 초입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중업건축박물관이 있다. 김중업 선생이 설계해준 유유산업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본관과 공장이 있던 건물을 허물지 않고, 본관은 김중업건축박물관, 연구동 건물은 공장터에서 발굴된 옛 사찰의 문화재를 전시하는 안양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양예술공원에 벚꽃이 피면 인근 음식점과 카페에도 손님이 많이 찾는다. 사진/ 안양시청
안양예술공원김중업건축박물관. 사진/ 안양시청

안양예술공원에는 세계 여러 나라 50여 작가들의 조각작품과 건축물 54점이 자리잡고 있다. 어떤 건축물은 전시실이나 도서관으로 활용하고, 어떤 건축물은 전망대나 공연장 혹은 예술작품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산책하다 쉴 수 있는 의자도 유명작가의 작품이고, 숲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도 작품이다. 예술작품이 결코 어려운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가까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 예술공원에도 큰 길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4월 초순이면 도로변이나 계곡은 물론 숲속에도 벚꽃이 핀다. 벚꽃길은 24시간 살아 있다. 낮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은은하고 환상적인 멋을 부린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면 거리에는 하얀 꽃비가 쏟아진다. 예술공원에는 수많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카페 창가에 앉아 차나 와인을 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하얗게 흩날리는 꽃잎을 감상하면 뜻 깊은 힐링이 된다.

INFO 충훈부 가는 길
안양일번가에서 8번 버스를 타면 충훈부까지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일반버스 8, 8-1, 8-2, 88, 9, 9-3
광역버스 M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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