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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 가공식품]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생선, 흑산도 홍어
[여행지 가공식품]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생선, 흑산도 홍어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4.1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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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홍어 한상 차림.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목포] 홍어는 비싸다는 속설이 있다. 깊은 바다에서 어렵게 낚아 올린 데다 많이 잡히지 않아서다. 음식점에서 남미산 홍어가 많이 팔리고 있는데 흑산도 홍어가 더 쌀 때도 있다. 목포에는 흑산도 홍어 판매점이 20여 곳 있다.

봄날 몸에 기운이 확 돌게 하는 홍어
목포시에는 홍어를 판매하는 수산상회가 110여 곳 있다. 목포여객선터미널 맞은편 목포종합수산시장에는 홍어전문 판매점이 골목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흑산도 홍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회는 20여 곳 된다. 이들은 흑산도 수협위판장에서 중매인을 통해 흑산도 홍어를 받아서 판매한다.

“이런 봄날 풋보리 넣고 끓인 홍어애국에다 막걸리 한 잔 해야 하는데….” 전라도 여행하다 뒤늦게 홍어를 맛본 친구가 홍어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 처음 홍어를 마주했을 때, 킁킁 냄새를 맡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몸서리치고, 멋 모르고 입안에 넣었다가 곧바로 뱉어버린 사람이었다. 그런데 홍어맛을 알고 난 후 알싸한 맛, 달작지근한 맛, 콧등을 탁 치는 맛을 구별할 줄 안다. 홍어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삭힌 홍어와 삭히지 않은 홍어를 구분해서 먹는다. 문제는 홍어를 마리째 사다 먹기는 부담스럽고, 음식점에서 먹기엔 좀 비싸다. 홍어를 언제 먹어야 더 맛있고, 효율적으로 사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목포수산시장연합회 회장 겸 흑산도 홍어판매점 청경수산 김훈 대표. 사진/ 박상대 대표
홍어는 마름모꼴로 성체가 몸길이 1.5m 정도 나가는 물고기다. 홍어는 일부일처제 생활을 하며 암컷이 수컷보다 몸집이 크고맛도 뛰어나다고 한다. 흑산도 홍어에는 바코드가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홍어는 수심 80~100m 깊은 물 속에서 연안 갯벌 바닥을 오가며 산다. 암컷과 수컷이 교미하여 수정하고, 난생한다. 산란기는 6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로 이때는 금어기다. 8월 초순부터 조업을 시작하는데 여름에는 많이 잡히지 않는다.

“홍어는 서해와 제주도 근해에서 많이 사는데 수온을 따라 이동해요. 날씨가 추워지면 남쪽으로 내려오고 더우면 북쪽 연평도 쪽으로 올라가요. 홍어가 움직이는 길목에서 낚시로 잡는데 80m 이상 깊은 곳에 사니까 찾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여름에 잘 안 잡히니까 추석 무렵에 비싸고, 봄에는 비교적 싸지요. 가끔 조기잡이 그물에 홍어가 많이 잡히기도 하거든요.”

김훈 목포수산시장연합회 회장은 2월부터 4월말까지는 수입산 홍어보다 흑산도 홍어가 더 싸게 거래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흑산도 홍어는 봄철에 비교적 싸다. 전남 지방뿐만 아니라 도시 사람들도 심심찮게 홍어를 주문해서 파티를 벌인다. 사진/ 박상대 기자
목포시 종합수산시장에 있는 흑산도 홍어판매점 골목. 사진/ 박상대 기자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을 K-푸드 홍어를 택배로
홍어를 판매하는 수산상회에는 저마다 저온창고가 있다. 홍어를 받아서 손질하지 않은 것과 손질한 것을 따로 보관한다. 대도시 음식점에서는 대체로 한 마리씩 주문하고, 가정에서는 손질한 것은 500g부터 1kg 단위로 주문한다.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이나 포털에서 개별적으로 판매한다. 작은 단위로 주문하면 바로 먹을 수 있게끔 손질해서 보내준다. 1박 2일 정도 걸려도 맛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하기 때문이다.

홍어는 살코기와 뼈까지 버릴 것이 없다. 살코기는 신선한 상태에서 횟감으로 이용하며, 뼈와 내장은 탕을 끓여 먹는다. 암모니아 냄새가 강하게 날 정도로 숙성시켜서 먹기도 한다. 숙성시킨 홍어는 전남 서해안 지방의 특산 요리였으나, ‘삼합’(삭힌 홍어,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이란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중에도 홍어맛에 감탄한 사례가 적지않다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독특한 맛을 내는 K-푸드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어의 고장 신안군에서는 해마다 6개월간 홍어썰기학교를 4년째 운영하는데 수강생 25명을 면접을 통해 선발할 정도라고. 홍어를 잘 썰면 한해에 8,000만 원 이상 번다는 소문에 신안, 목포 등지에서 외지인들이 찾아오고 있다. 곧 홍어요리 전문가도 배출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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