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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이달의 테마여행 ③] 초보도 다 잡는 바다 선상 낚시
[이달의 테마여행 ③] 초보도 다 잡는 바다 선상 낚시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06.15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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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선상 낚시.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인천] 서해 대광어의 시즌이 돌아왔다. 낚시에 진심인 낚시꾼들뿐만 아니라, 초보자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로 각광받고 있는 배낚시. 낚시도 하고 멋진 바다 풍경도 보고 싱싱한 회도 맛볼 수 있는 선상 위에서의 유쾌한 하루를 소개한다.

낚싯배가 거친 엔진음을 내뿜으며 바다를 향해 힘차게 물살을 가른다. 거대한 크레인들이 늘어선 인천항의 풍경이 점차 멀어지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바다 내음을 한껏 머금은 짭조름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하얗게 이는 물보라를 따라 갈매기 떼가 쫓아온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린다. 상쾌하다.

근교 배낚시의 성지, 인천 남항
흔히 낚시를 특정 사람들만의 고루한 취미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바다로 배를 타고 나가서 즐기는 선상 낚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나 가족, 연인, 친구 등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바다를 향해 나선다. 처음으로 딸과 함께 출조에 나서 설렌다는 베테랑 낚시인부터 배 위에서 특별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모처럼 친구들과 휴가에 나섰다는 사람들까지, 배 위의 풍경은 무척이나 다채롭다.

인천 지역 선상 낚시의 성지로 불리는 남항. 사진 / 민다엽 기자
인천 지역 선상 낚시의 성지로 불리는 남항. 사진 / 민다엽 기자
보통 낚싯배에 올라 낚싯대를 꽂는 순으로 자리가 정해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보통 낚싯배에 올라 낚싯대를 꽂는 순으로 자리가 정해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인천 지역에서는 5월부터 8월까지 본격적인 광어 바다낚시의 시즌이 시작된다. 흔히 광어다운샷이라고 불리는 선상 낚시를 주로 이용한다. 배를 타고 연안으로 나가 비교적 무거운 무게추를 단 낚싯대를 내려 바닥에 서식하는 어종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지금 시기에는 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도 50cm가 넘어가는 큼지막한 월척을 낚아 올릴 수 있어 인기가 뜨겁다.

수많은 낚싯배가 정박해 있는 인천의 남항 부두는 서해 광어다운샷의 성지라고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지 않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오갈 수 있어 생활 낚시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부둣가를 따라 10여 곳의 고깃배 선사가 늘어서 있으며 낚시 프로그램은 대부분 비슷하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은 필수.

 

가까이서 보니 인천대교의 웅장한 규모가 실감이 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가까이서 보니 인천대교의 웅장한 규모가 실감이 난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를 따라 갈매기들이 신나게 쫓아온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를 따라 갈매기들이 신나게 쫓아온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아무런 준비 없이 초보자도 OK
인천 배낚시의 종류는 크게 전문가들을 위한 종일 배낚시와 먼 바다낚시, 그리고 초보자에 적합한 시간제(체험 낚시)로 나뉜다. 종일 배와 먼 바다낚시는 새벽 4~6시 사이에 출항해 오후 늦게나 부두로 다시 돌아오는 선박으로, 말 그대로 오로지 낚시만을 위한 배다.

반면 체험 낚시로 불리는 시간제 배는 하루 두 번 오전·오후에 출항해 연안 근처에서 4~5시간 남짓의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하루 종일 시간을 내기 부담스러운 낚시인들은 물론, 선상 낚시를 처음 접해보는 대부분의 초심자도 지루하지 않게 낚시의 재미를 느껴보기 충분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먼저, 낚시 실력이나 경험에 따라 알맞은 배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사마다 배의 크기나 종류, 상태 등이 제각각이기에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배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길 권한다. 초보자나 또는 가족과 친구, 연인들과 함께 여행·데이트 겸 가볍게 낚시를 즐기고자 한다면, 배가 크고 무거워 흔들림이 적은 다인승 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낚시에 대해 전혀 몰라도 친절히 알려주니 초보자도 OK. 사진 / 민다엽 기자
낚시에 대해 전혀 몰라도 친절히 알려주니 초보자도 OK. 사진 / 민다엽 기자
어깨 너머로 고수들의 낚시 방법을 슬쩍 따라 해 보자. 사진 / 민다엽 기자
어깨 너머로 고수들의 낚시 방법을 슬쩍 따라 해 보자. 사진 / 민다엽 기자

사실상 체험 낚시는 배만 예약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낚싯대와 미끼, 각종 채비 등은 선사 사무실에서 빌리거나 구매할 수 있어서, 아무런 장비 없이 처음 낚시하는 사람들도 재밌게 낚 시할 수 있다. 낚싯대 대여와 미끼는 각각 1만 원, 낚싯바늘이나 무게추 등 낚시에 필요한 기본적인 채비는 모두 선박 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배를 예약했다면 승선하기 1시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 승선 명부를 등록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지참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탑승객 신원 확인 절차가 강화되면서 신분증이 없다면 절대로 승선할 수 없다. 사소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승선 명부를 작성 후에는 낚시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와 간단한 장비 사용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선상 낚시의 장점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선상 낚시의 장점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이제 낚싯대도 빌렸고 미끼도 구입했다면, 선착장으로 가서 오늘 승선할 배를 찾아보자. 각 선박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혀있으니, 배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배에 오르면 가장 먼저 원하는 자리에 낚싯대를 꽂은 뒤에 개인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낚싯대를 꽂은 자리가 본인의 자리가 되며, 낚시하는 동안에는 최대한 자리를 옮기지 않는 것이 선상 낚시의 기본 매너이자 암묵적인 룰이다.

선사마다 다르지만, 체험 배는 보통 오전 6~7, 정오부터 오후 1시 사이 두 번 출항한다. 낚시하는 시간이 4~5시간 정도로 비교적 짧으므로 항구에서 멀리 나가진 않는다. 하지만 낚시의 재미를 느껴보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출항한 지 얼마 안 돼서 인천 바다의 명물인 인천대교가 눈앞에 나타난다. 다리 바로 밑에서 한껏 올려다보니 한층 웅장하게 느껴진다. 대교 밑이 바로 우리의 첫 번째 낚시 포인트다. 미끼로 쓰일 갯지렁이와 오징어를 바늘에 끼우고 40g짜리 무게추를 달면 낚시 준비 끝. 초보자들은 함께 승선한 사무장님이 돌아다니며, 친절하게 도와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본인 미끼는 본인이! 최소한 갯지렁이를 만질 각오는 되어 있어야 한다.

남녀노소 특별한 장비 없이도 즐길 수 있는 배낚시. 사진 / 민다엽 기자
남녀노소 특별한 장비 없이도 즐길 수 있는 배낚시. 사진 / 민다엽 기자
바로 잡은 고기로 선상 위에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바로 잡은 고기로 선상 위에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참 낚시하기 쉽지요? 월척을 낚아보자!
, 낚시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낚싯대 내리시고요. 봉돌(무게추)이 바닥을 찍으면 릴 두 바퀴 감고 가만히 들고 계시면 됩니다.”

-’ 하는 버저음과 함께 선장님의 방송이 배 위에 울린다. 배 위에서 선장의 지시는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바닷속 지형을 탐색하고 매일 같이 바뀌는 물때에 맞춰 잡고 싶은 어종이 나올 만한 곳에 정확히 배를 띄우는 것, 그야말로 선장의 역량(?)에 따라 배 전체의 조황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복잡한 지식 필요 없이, 그저 선장님의 지시에 따라 낚시만 하면 된다. , 주의할 점은 수십 개의 낚싯줄이 동시에 배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다른 줄과 엉키지 않도록, 초보자들은 정해진 낚시 방법에 최대한 따르는 것이 좋다,

초보 입장에서는 낚싯대를 넣는 족족 고기가 올라오니 신기하고 재미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초보 입장에서는 낚싯대를 넣는 족족 고기가 올라오니 신기하고 재미있다. 사진 / 민다엽 기자
5~8월까지 대광어 낚시 시즌이 이어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5~8월까지 대광어 낚시 시즌이 이어진다. 사진 / 민다엽 기자
광어와 함께 주력 어종으로 꼽히는 우럭. 사진/ 민다엽 기자
광어와 함께 주력 어종으로 꼽히는 우럭. 사진/ 민다엽 기자

낚싯대를 바다에 드리우자마자 초릿대 끝으로 툭툭치는 고기의 입질이 느껴진다. 릴을 재빨리 감아올리니 작은 볼락 새끼가 미끼를 덥석 물었다. 이어, 여기저기서 씨알 좋은 우럭과 노래미 등이 올라오는 소식이 들린다.(아쉽게도 이날은 광어를 잡지 못했다) 누가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했던가. 초보 입장에서는 낚싯대를 넣는 족족 고기가 올라오는 게 무척이나 신기하고 재미있다.

한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낚시에 집중하다 보면 슬슬 허기가 지는데, 때마침 선실 주방에서 먹음직스러운 떡볶이가 나온다. 잡은 고기는 즉석에서 싱싱한 회로 맛보고 여기에 3,000원만 추가하면 얼큰한 라면까지, 그야말로 만찬이 따로 없다. 참고로 배에서 먹는 회는 무료고 집으로 가져갈 때는 한 팩당 5,000원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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