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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도시 숲 여행 ②] 큰 도시를 품고 있는 작은 산, 광명 도덕산
[도시 숲 여행 ②] 큰 도시를 품고 있는 작은 산, 광명 도덕산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3.05.1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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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출렁다리는 지상 20m 위를 지나가는 Y자형 다리다.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광명] 광명시 한복판에 있는 숲이 울창한 도덕산. 해발 200m에 불과한 도덕산은 광명시 철산동ㆍ광명동ㆍ하안동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산 속에 Y자형 출렁다리가 만들어져 많은 여행객들을 부르고 있다.

광명시민들이 사랑하는 품 넓은 도덕산
지하철 철산역③번 출구에서 시내버스(11-1)를 타고 광명7동 종점에서 내렸다. 중앙하이츠2단지와 상우1단지 아파트가 우뚝 서 있다. 미세먼지도 없는 화창한 초여름날 광명시 도덕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입구에 들어서니 송화가루가 바람에 날리고, 층층나무와 이팝나무는 하얀 꽃을 맘껏 터뜨리고 있다. 길가에 피어 있는 철쭉과 영산홍이 시들어가고 있다. 화려한 봄날은 가고 푸르른 여름날이 다가온 것이다.

도덕산은 산이 높지 않고 크지도 않는 도시의 산이다. 그런데 광명시 주민들은 물론 산을 자주 찾지 않는 사람들은 산속에 무슨 시설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도덕산 출렁다리는 광명시의 새로운 관광상품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도덕산에는 야행화가 많이 서식하고 있으면 자연학습장도 조성해 놓았다. 사진/ 박상대 기자

“산속에는 거미줄처럼 많은 오솔길이 있어요. 갈참나무나 진달래 숲길이 있다가 튤립나무와 전나무 숲길이 나오기도 하고…. 조금 경사진 길도 있고, 평평한 길도 있어서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지요.”

광명시에서 40년을 살았다는 김성태 씨는 도덕산 자체가 악산이 아닌 흙산이기 때문에 흙길이 많다고 귀띔해준다. 그래서 맨발로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60대 중반의 홍모 여성은 “맨발로 산에 다닌 지 1년6개월 되었는데 병원 의사가 깜짝 놀라더군요. 제가 서너 번 수술을 하고, 많이 아픈 환자였는데 아주 건강해졌다.”고 한다. 그는 산길을 걸으면서 희망을 찾았다고 한다.

숲길에는 이정표를 많이 만들어놓았다. 사진/ 박상대 기자
광명7동 도덕산공원 입구에 있는 카페. 사진/ 박상대 기자

무수히 많은 들꽃과 곤충과 양서류
바닥분수와 안개분수,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에선 수련이 피고, 개구리와 물고기들이 산다. 개구리나 물고기는 사람들에게 귀여운 구경거리이지만 왜가리들한테는 고급 먹잇감이다. 그래서 종종 왜가리들이 찾아와 먹이 사냥을 하곤 한다.

도덕산에는 야외학습장과 공연장이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단체로 찾아와서 숲체험, 숲속에 사는 곤충과 애벌레, 들꽃과 수목들에 관한 체험학습을 한다. 노련한 숲 해설사가 체험을 지도하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숲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합니다. 어린이부터 어른, 노인들에게 각기 다른 선물을 주지요. 심리적 안정, 정서 발달 등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고, 동식물과 친해지면서 생명존중을 배우게 됩니다. 생명존중은 곧 사람(이웃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지요.”

광명시 문화관광해설사 겸 숲해설을 해주는 김은아 씨. 사진/ 박상대 기자
야생화체험장에 피어 있는 금낭화와 애기똥풀. 사진/ 박상대 기자

김은아 해설사는 숲에 자주 다닌 사람은 악하지 않고, 산만하지 않으며, 이기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숲속을 자세히 관찰하다 멸종위기 식물인 노랑붓꽃 100여 촉을 발견한 일도 있다. 유아숲체험장에는 거의 매일 유치원 아이들이 지도교사와 찾아와서 한두 시간 놀다간다.

미끄럼틀이나 짚라인 등 놀이시설도 있지만 무당벌레나 사슴벌레, 개구리 모형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곤충과 양서류, 조류 등을 보면서 사랑을 배운다. 가끔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듣게 해준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도덕산의 자랑거리인 Y자형 출렁다리
도덕산 정상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출렁다리는 지난해 봄에 처음 개통한 다리다. Y자 형태로 만들어진 현수교인데 총 길이는 100m(각 42, 30, 27m) 남짓, 폭 1.5m, 높이 20m, 바닥은 뚫려 있는 강판이다. 다리는 강철로 만들어져서 튼튼한데 성인 640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다. 출렁다리 아래에는 인공폭포와 연못이 있다. 연못에서는 올챙이가 헤엄치고 있다.

도덕산 출렁다리 아래는 인공폭포와 연못이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도덕산 정상에 있는 정자 도덕정. 광명시를 팔방으로 살펴볼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출렁다리가 Y자형이란 것은 출입구가 세 군데란 이야기다. 어느 방향에서 오든 되돌아 갈 수 있고,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한쪽은 도덕산 정상과 통하고, 다른 한쪽은 유아숲체험장을 거쳐 도덕산 공원으로 이어지고, 또다른 한쪽은 도문산 사거리와 야생화자연학습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도덕산 정상코스가 아닌 다른 두 코스에서는 출렁다리 아래 인공폭포 쪽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조성되어 있다.

다양한 야생화와 숲을 이룬 나무들
철산4동 쪽 입구에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5분쯤 후에 ‘숲속 책 이야기’라는 작은 도서관이 있고, 그 옆에 이정표를 따라가면 야생화 자연학습장을 만나게 된다. 여기는 인공으로 조성한 꽃밭이다. 원추리, 금계국, 금낭화, 기린초, 매발톱 등 다양한 꽃들을 식재해 놓았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이게 된다. 야생 애기똥풀이나 꿀풀처럼 일부러 식재하지 않은 들꽃들도 산행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간다.

도덕산에서 숲체험 중 김은아 해설사 일행이 발견한 멸종위기종 노랑붓꽃. 사진/ 박상대 기자
도덕산은 육산이라 흙길이 많이 있다. 때문에 맨발로 산행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 박상대 기자

숲길을 걸으면서 팥배나무ㆍ갈참나무ㆍ산딸나무ㆍ전나무ㆍ산벚나무ㆍ수수꽃다리 등 이름표를 달고 있는 여러 나무들이 눈에 띈다. 도덕산에는 상당히 많은 정자가 있다. 정자는 근래에 세운 것이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유롭게 이용한다. 산 아래 있는 친구들에게 사진을 전달하는 젊은이들도 있고, 친구들과 간식을 나눠 먹는 산객들도 있다.

서울 사람들도 즐겨 찾는 도덕산 캠핑장
도덕산에는 캠핑족들에게 인기 있는 40석짜리 캠핑장이 있다. 텐트를 비롯한 캠핑장비를 대여해 주고, 샤워장과 연못, 어린이놀이터까지 갖추고 있는 캠핑장이다. 서울시 금천구에 사는 송민경 가족은 가끔 이곳 캠핑장을 이용한다.

도덕산 하안동 쪽에 캠핑장이 있다. 텐트를 대여할 수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하안주공5단지 쪽에 있는 광명시립국궁장. 사진/ 박상대 기자

“집에서 가까워서 한꺼번에 출발하지 않아도 되고(오늘도 엄마랑 딸은 텐트에 있고, 아빠는 지금 동생들 데리러 가셨다.), 사람이 너무 많지 않아서 번잡하지 않아요. 텐트와 텐트 사이 여유 공간도 넉넉하고, 시설이 잘 돼 있어서 시간 나는 대로 찾고 있어요.”

캠핑장을 내려와서 왼쪽으로 가면 하안주공5단지가 나온다. 한가로운 시골길을 걸어가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과 광명시립 국궁장이 있다. 시위를 당기는 사람들의 얼굴에 여유가 번져 있다.

도덕산 산행코스
<1코스>
광명7동 시내버스(11-1, 12번) 종점 -> 도덕산공원 입구  -> 바닥분수 -> 야외체험장 -> 출렁다리 -> 도덕산 정상(도덕정) -> (되돌아서) 유아숲체험장 -> 출렁다리 -> 야외체험장 -> 도덕산공원 입구 (원점회귀, 1시간20분 소요)

<2코스> 철산역 ②나 ③번 출구 -> 철산4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 야생화 자연학습장 -> 도문산사거리 -> 출렁다리 -> 도덕산 정상 -> 도덕산 캠핑장 -> 광명시립 국궁장 -> 하안주공5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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