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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힐링 여행]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사유의 공간, 군위 사유원
[힐링 여행]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사유의 공간, 군위 사유원
  • 김유정 객원기자
  • 승인 2023.07.17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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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문을 열자마자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곳으로 알려진 군위 사유원을 소개한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2021년 9월, 문을 열자마자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곳으로 알려진 군위 사유원을 소개한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여행스케치=군위] 20219월에 개장한 사유원은 문을 열자마자 SNS에서 꼭 한번 들러야 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팔공산 지맥에 위치한 거대한 70평방미터의 공간으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세심한 인간의 손길과 자연의 광활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개장시간부터 방문해 폐장시간까지 머물러도 시간이 부족한 이 곳은 진정한 사유의 공간이다.

독특한 형상을 한 소대의 모습.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독특한 형상을 한 소대의 모습.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걷기 좋은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걷기 좋은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군위에 자리한 사유원은 개장 당시부터 쟁쟁한 건축가가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입소문을 탔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을 비롯해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것으로 잘 알려진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건축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곳이다.

건축의 향연과 자연의 조화가 만들어낸 아름다움
실제로 사유원을 방문하게 된다면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을 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 건축물이 이 자연과 얼마나 어우러져 있는지 건축물이 건축물 자체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파묻혀 있어 오히려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놀랄 것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치허문, 명정, 사담, 오당과 와사, 첨단, 금오유현대, 연주대, 현암 등을, 건축가 알바로 시자는 내심낙원, 소요헌, 소대를 설계했다. 사실 이름들을 열거했지만 그 이름들을 알고 그 곳에 방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사유원은 이름 그대로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을 보고 느끼고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유원 언덕에 놓여있는 벤치.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사유원 언덕에 놓여있는 벤치.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사유원의 입구인 치허문부터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여름만이 가진 초록의 물결이 쏟아질 것처럼 푸르게 빛난다. 입구에서 계단을 조금 오르면 완만한 경사의 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알바로 시자가 건축한 전망대인 소대가 보인다. 약간 기울어진 탑의 모습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막상 탑에 오르는 동안에는 기울어짐을 온전히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기울어진 곳으로 올라가는 동안은 잠시 어지러운 듯한 기분이 든다. 이내 중간에 뚫려 있는 창가에 시선을 뺏기고 만다. 소대에서 바라보는 사유원, 그리고 그곳과 어우러진 산자락과 그 산을 따라 흐르는 강의 모습이 한눈에 담긴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줘 땀까지 식혀주니 이곳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소요헌.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소요헌.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소요헌 내부는 투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소요헌 내부는 투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삶과 죽음을 말하고 있는 소요헌은 소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양쪽으로 갈라진 건축물은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 조각품과 미술품이 각각 놓여져 있다. 한쪽은 삶을, 다른 한쪽은 죽음을 말하고 있어 양쪽 다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두 군데 다 다녀오게 되면 무언가 가슴 속에서 울리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또 중간에 조경을 바라볼 수 있게 벤치가 놓여져 있어 그곳에 앉아 가까이서 보이는 푸른 소나무의 물결과 멀리서 바라보이는 산줄기의 모습이 어우려져 있는 것을 한참 바라보게 된다. 이런 장면들은 두고두고 마음속에 남는다. 잠시 벤치에 앉아 액자 같은 풍광을 넋 놓고 바라보면서 사색에 잠기게 된다. 이곳이 왜 사유하는 공간인지를 알게 된다.

소요헌 입구를 지나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소요헌 입구를 지나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INFO 사유원
주소 경북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 (방문시 주소보다는 사유원으로 검색)
관람 시간 09:00~17:00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평일 50,000, 주말 및 공휴일 69,000
문의 054-383-1278

다양한 형태로 꾸며진 사유원의 정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다양한 형태로 꾸며진 사유원의 정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설립자가 꿈꿔온 아름다운 정원을 만나다
사유원에서는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건축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유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국식 정원이 드넓게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도를 찾아서라도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은 바로 풍설기천년. 여기에 놓여진 모과나무들과 조경은 그냥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조경가 박승진과 정영선, 카와기시 마츠노부가 조경을 설계하고 돌 하나까지 아무데나 놓치 않은 치밀하게 짜여진 정원이다.

이곳에 놓여진 모과나무는 나무 둥치로 밀반출 되려던 것을 설립자가 지켜내고 길러온 500년 역사를 가진 나무들이기에 더 진귀한 풍광을 만들어 낸다. 정원이라고 하기엔 엄청난 스케일이라 그냥 자연스레 만들어진 풍경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일부러 찾아가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소중하게 바라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유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한국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유원.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담 벼락 너머로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담 벼락 너머로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풍설기천년의 전경.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풍설기천년의 전경.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풍철기천년 바로 옆에 자리한 별유동천도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설립자가 200년 넘은 배롱나무를 수집해 온 것을 조경가 카와기시 마츠노부가 정성스럽게 사유원에 옮겨두었기 때문이다. 붉은 여름 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는 별유동천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 곳은 사유원이 오픈하기도 전인 2014년에 조경이 완성 되어서 사유원의 조성 당시의 모습이 담겨 있는 곳이라 의미가 있다.

눈과 입으로 즐기는 점심식사
사유원은 산 속에 위치한 곳이라 사유원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하고 왔다 하더라도 워낙 넓은 곳을 돌아 다녀야 하기에 중간에 배가 고파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루종일 둘러봐도 모자란 곳이라 점심식사를 든든하게 해야 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사유원 정상에 위치한 카페 가가빈빈.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사유원 정상에 위치한 카페 가가빈빈.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오직 6명 만을 위한 레스토랑 현암.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오직 6명 만을 위한 레스토랑 현암.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사유원 내에는 현암, 몽몽마방, 가가빈빈 이렇게 세 곳의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몽몽마방은 사유원 입구 옆에 자리한 식당으로 양식을 선보인다. 가가빈빈은 사유원 정상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인데, 그 지하는 레스토랑으로 이 곳 역시 간단한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승효상이 건축한 건물로 알려진 현암은 한식 코스 요리가 나오는데 오직 6명만이 예약할 수 있어 프라이빗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파노라마뷰로 펼쳐지는 뷰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세 곳 중에 꼭 선택을 해야 한다면 현암으로 가볼 것을 추천한다. 한식이 사유원과 가장 어울리는 식사라는 점이 진심 돋보인다. 또 현암의 옥상에 오르면 탁 트인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라 식사 후 시간을 보내기도 좋다. 세 곳 모두 매달 코스가 변경되는데 그 달에 맞는 식재료를 수급해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암의 한식 코스 중 보리굴비 메뉴.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현암의 한식 코스 중 보리굴비 메뉴.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탁 트인 전경이 압권인 현암 내부.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탁 트인 전경이 압권인 현암 내부. 사진 / 김유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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