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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연평도 포격 13주년…‘평화와 긴장’이 공존하는 연평도 평화 투어
연평도 포격 13주년…‘평화와 긴장’이 공존하는 연평도 평화 투어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3.12.08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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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13주년을 맞았다.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위령탑.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연평도] 연평도 포격 13주년(1123)을 맞아, 지난 1126일 연평도 평화 투어를 나섰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2시간을 꼬박 가야 만날 수 있는 연평도는 우리나라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북방한계선(NLL)까지는 불과 1.6km, 북한 영토인 황해남도 강령군의 개머리 해안까지는 12km 남짓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야말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맨눈으로도 훤히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인 셈이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기에 앞서,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이고, 남편이자 형 또는 동생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연평 포격 전사들의 얼굴과 이름 하나 하나 가슴에 담았다. 사진/ 민다엽 기자 

기억해야 할 숭고한 희생, 연평도 포격 13주년

20101123일 오후 230분경, 북한군은 아무런 선전포고도 없이 연평도를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 우리 해병대 제7포병 중대도 북한의 포격 원점을 향해, 즉시 K9 자주포를 발사하며 보복 사격에 나섰다. 북한의 포탄 중 일부는 민간인이 살고 있는 주택가에도 떨어져 민가 3채가 완전히 파괴됐고 대연평도 일대는 화염에 휩싸였다. 결국 우리 군이 KF-16 전투기와 해군 함정을 출동시키자 북한은 한발짝 물러서게 된다.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다행히 전면전은 피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해병대 용사 2명이 전사했으며 16명의 군인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민간인도 2명이나 사망했고 4명이 다쳤다. 또 화재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3개월 넘게 임시 주거지에서 난민 생활을 하는 등 연평도 주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흔으로 남았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큰 소리가 나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전한다. 아직까지도 연평도 마을 중심가에는 당시 북한군의 포격으로 인해 파괴된 민가 3채의 참혹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평도 평화 투어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될 평화공원의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연평도에 떨어진 북한의 122mm 방사포탄. 사진/ 민다엽 기자

국방이 튼튼해야 평화도 존재한다

국방이 튼튼해야지 나라의 평화도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많은 분이 이곳 연평도에서 벌어진 일들을 잊지 않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의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칠성 문화관광해설사는 연평도 포격과 우리나라 안보에 관해 설명하며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평도는 비극적인 우리 근대 역사의 흔적이자, 통일에 대한 염원이 서려 있는 평화와 긴장이 공존하는 안보 교육의 현장이다. 현재 연평도 곳곳에는 평화안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 마련돼 있다.

안칠성 문화관광 해설사. 사진/ 민다엽 기자
연평도에서 NLL까지 거리는 불과 1.6km. 위도상으로는 백령도가 가장 높지만, 북한 땅과 가장 가까운 지역은 연평도다. 
마을 중심에 만들어진 대피소. 여전히 지속되는 북한의 위협은 연평도 주민들에겐 현실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마을 중심에 만들어진 대피소. 여전히 지속되는 북한의 위협은 연평도 주민들에겐 현실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연평도 평화 투어의 첫 번째 코스는 조국을 위해 산화한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평화공원이다. 북녘 하늘과 맞닿은 이 작은 공간에는 연평도 포격 당시에 산화한 해병대 장병을 추모하는 위령탑이 조성돼 있다. 추모의 벽에는 전사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담은 동판이 차례로 조각돼 있다. 평화를 위한 숭고한 희생에 절로 숙연해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기암절벽 어우러진 가래칠기 해변을 조망할 수 있다. 아름다운 경치와는 반대로, 왠지 모르게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풍경에 가슴이 먹먹하다.

이 밖에도 평화공원 주변에서는 1974년 가동이 중단된 이래, 지난 2019년 다시 불을 밝힌 연평도 등대와 과거 군 시설로 사용하던 군사 터널을 살펴볼 수 있다. 터널 끝자락에는 북쪽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포진지도 살펴볼 수 있다. 현재는 포 사격 시설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평화 공원 전망대에서 바라 본 가래칠기 해변. 북한 땅이 지척이다. 사진/ 민다엽 기자
군 시설로 사용하던 군사 터널. 이제는 안보 관광, 평화 투어에 활용되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북한을 조준 중인 해안 포의 모습. 현재는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잊혀지지 않는 그날의 흔적들…그럼에도 평화를 꿈꾼다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연평도 가장 높은 곳에는 고대 연평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그리고 12차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평화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와 안보교육관, 각종 전시실 및 휴게실, 카페 등을 갖추고 있으니 꼭 한번 들려보길 추천한다. 특히, 전망대에 오르는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이 한눈에 담긴다.

평화 전망대를 내려와 서정우 하사 전사지로 향한다. 전역 휴가를 나서던 서정우 하사는 갑자기 떨어진 포격으로 인해 부대로 복귀하던 중 부대 앞에서 피폭되어 장렬히 산화했다. 피폭 당시 충격으로 인해 군모에 달려있던 해병대 모표가 나무로 날아가 박혀있는 모습은 그날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

북한 땅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연평평화전망대. 사진/ 민다엽 기자 
북한에서 발사한 포탄에 무너져 내린 민가. 당시의 참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전쟁터에서나 볼 법한 풍경에 마음이 무겁다. 사진/ 민다엽 기자   

마을 중심에는 포격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된 민가 3채의 잔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무너져 내린 지붕과 산산이 조각난 집 외벽, 이리저리 널브러진 가재도구들을 보고 있자니, 그날의 아픔이 생생히 떠오르며 참담한 심정이다. 무너진 민가 근처에는 연평도 포격전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는 연평도 안보 교육장이 마련돼 있다. 전시를 통해 안보의 중요성과 평화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연평도 꽃게와 갖가지 해산물로 차린 푸짐한 어부의 밥상. 사진/ 민다엽 기자
조업을 나가는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사진/ 민다엽 기자

마지막으로 꽃게로 유명한 연평도의 미식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연평바다 살리기 체험장도 놓치면 안 될 포인트다. 선주가 배를 타고 나가 직접 잡은 연평도 꽃게와 신선한 해산물로 차린 푸짐한 어부의 밥상을 맛볼 수 있는 연평도의 숨은 맛집. 작업장에서는 바로 잡은 신선한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을 구입할 수도 있다. 다만 전문 음식점이 아니라, 10명 이상 사전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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