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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봄의 축제] 찰보리 시배지 사람들이 펼치는 어울림마당, 영광찰보리문화축제
[봄의 축제] 찰보리 시배지 사람들이 펼치는 어울림마당, 영광찰보리문화축제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4.04.15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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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보리 시배지인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서 개최될 찰보리문화축제 현장을 미리 가본다. 사진 / 영광군청
찰보리 시배지인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서 개최될 찰보리문화축제 현장을 미리 가본다. 사진 / 영광군청

[여행스케치=영광] 예로부터 곡창지대였던 영광에 대해 김시습은 황금보리 물결이 바람 앞에 부드럽다고 말했다. 실제 찰보리 시배지인 영광 군남면에서 보리가 익어갈 무렵 찰보리축제가 열린다. 축제현장을 미리 다녀왔다.

찰보리밭 구경하고 축제도 즐기고
영광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먹을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법성포 굴비와 꽃게장, 그리고 모시송편. 굴비는 참조기와 보리굴비, 고추장굴비 등 가공식품이 있고, 꽃게장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있다. 모시송편은 쑥송편만 먹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송편을 잡숴보라고 선보인 이래 10년도 안 되어 모시송편 공장이 200곳이 더 될 만큼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광 군민들은 찰보리 시배지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사진 / 영광군청
영광 군민들은 찰보리 시배지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사진 / 영광군청
보리밭 여기저기에 포토존과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사진 / 영광군청
보리밭 여기저기에 포토존과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사진 / 영광군청

영광이 찰보리쌀 최대 산지이며, 찰보리쌀 시배지란 사실은 영광 사람들이 아니면 잘 모른다.

영광 군남면은 1994년부터 전국 최초로 찰보리를 재배하였고, 2015년 보리산업 메카로 인정받아 대한민국 산업특구 대상을 수상했다.

“2002년 음력 정월 대보름날 들불놀이제를 시작했는데, 군남면 주민들한테 찰보리 시배지(군남면 월흥리)란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후세에 그 전통을 전하자는 이야기들이 있었지요.”

찰보리문화축제에서 공연하는 군민들. 사진 / 영광군청
찰보리문화축제에서 공연하는 군민들. 사진 / 영광군청
영광찰보리문화축제는 군남면 지내들마을에서 어울림마당이란 이름으로 펼쳐진다. 사진 / 영광군청
영광찰보리문화축제는 군남면 지내들마을에서 어울림마당이란 이름으로 펼쳐진다. 사진 / 영광군청

박영호 영광 군남면 부면장은 2011년부터 군남면 사람들이 찰보리문화축제를 개최하여 올해 10회가 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동네잔치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찰보리문화축제가 영광찰보리어울마당이란 이름을 고쳐 달고 전국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Info
영광찰보리문화축제
일시 : 2024. 5. 10~11()

장소 : 전남 영광군 군남면 포천리 390-9(지내들마을)
문의 : 군남면사무소(061-350-5954)

보리쌀로 만들어 먹는 여러 음식들
연세가 많은 사람은 보리가 얼마나 감사한 곡식인지 기억하고 있다. 쌀보다 보리를 더 많이 먹던 시절, 보리가 익어갈 무렵에 묵은 식량이 거의 떨어진 사람들은 보리가 다 익을 때까지 그 고비를 잘 넘겨야 했다. 이때를 두고 보릿고개라 불렀다.

보리는 늦가을에 파종하여 봄에 파릇파릇 새싹이 솟아오르는데 남도 사람들은 이 풋보리를 캐다 된장국을 끓여 먹고, 나물을 무쳐 먹거나 보리개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먹을 것이 귀할 때 참 고맙고 소중한 작물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보리밥 비빔밥을 만든다고 한다. 사진 / 영광군청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보리밥 비빔밥을 만든다고 한다. 사진 / 영광군청
축제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보리밥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영광군청
축제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보리밥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영광군청

그런데도 보리는 쌀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주식 소리를 듣지 못하고, 건강을 위해 혼식으로 섞어 먹어야 하는 잡곡이다.

보리는 우리 농민들하고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지요. 그 세월만큼 많은 문화도 있고, 음식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 축제에서는 그런 농경문화를 되살려보고, 소중한 추억과 전통을 이어가는 축제가 될 겁니다.”

이선화 영광찰보리어울마당 기획팀장은 이번 축제의 메시지가 찰보리건강보리행복보리라고 한다. 보리가 건강에 좋은 곡물임을 홍보하고, 남녀노소 주민들과 출향민들이 고향에 돌아와 함께 모여 어울리는 흥겨운 시간이 될 거라고 한다.

야간에도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달집태우기 모습. 사진 / 영광군청
야간에도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달집태우기 모습. 사진 / 영광군청

초대형 솥에다 보리밥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보리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는데 보리 관련 시낭송회, 어린이들의 보리밭 사생대회, 허수아비 만들기 대회, 청소년들을 위한 스트릿댄스 경연대회, 보리밭 주변 둘레길을 조성하고 바람개비와 흔들의자 등 다양한 포토존을 설치해 놓을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미꾸라지 잡기 체험과 보리밭에서 보물찾기, 어린이들이 반가워서 야호 소리를 지르는 동물(토끼, 병아리, 염소 등)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시골 사람들이 선보이는 향수와 현대 공연
보리는 한때 농협에서 수매를 하지 않을 정도로 홀대를 받는 곡물이었지만 요즘에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새싹 보리순이나 보리쌀 미숫가루, 새싹보리 아이스크림, 보리쌀밥 누룽지 등 여러 가지 보리 특산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이즈음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특산품이 소개될 것이다.

도리깨를 이용해 보리탈곡을 하던 옛날 농경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사진 / 영광군청
도리깨를 이용해 보리탈곡을 하던 옛날 농경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사진 / 영광군청
어린이와 어른들이 체험할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있다. 사진 / 영광군청
어린이와 어른들이 체험할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있다. 사진 / 영광군청

보리의 품종별 생육과정을 전시하고, 보리로 만든 떡과 과자, 식품을 전시하며 신기술도 소개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옛날 방식인 보리뻥튀기를 판매하고, 군남중 학생들의 농악대 공연, 트롯 장구와 고고장구 공연도 펼쳐진다. 옛것과 새로운 것들이 만나 어우러진다. 소규모 카니발 공연에서는 불쇼와 팝페라 공연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영광군민으로 구성된 4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 주민들의 난타 공연도 펼쳐진다고 하니 기대할 만하다.

축제를 통해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청소년과 중장년이 한 마음으로 어울려 즐길 겁니다. 외부 손을 빌리는 것보다 군민들과 면민들이 최대한 함께 모여 해결하고, 흥겨운 어울림마당을 펼칠 겁니다.”

박영호 부면장은 축제를 준비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구경할 자유를 드린다고 말한다.

개울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 / 영광군청
개울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 / 영광군청

영광 보리올지내들 우리잡곡
영광읍내에는 영광 보리올이라는 영광보리 관련 가공식품 판매회사가 있고, 군남면 축제장 인근에는 지내들 우리잡곡이라는 잡곡 판매 회사가 있다.

영광보리올에서는 보리쌀로 만든 찰보리빵과, 유기농식혜, 찰보리 쿠키, 새싹보리 음료, 검정보리면 등을 판매한다.

'지내들 우리잡곡'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화 씨 모녀. 사진 / 여행스케치
'지내들 우리잡곡'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화 씨 모녀. 사진 / 여행스케치

지내들 우리잡곡은 군남면 찰보리쌀을 전국에 판매하기 시작한 이선화 씨의 어머니가 대표이사로 일하는 잡곡류 판매회사이다. 찰보리 농사를 잔뜩 지어놓고 농협에서 수매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낙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가구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던 딸이 방아 찧어놓은 보리쌀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면서 시작한 회사다. 이선화 씨는 처음에는 동네 사람들이 안타까워 보리쌀을 판매해주다 지금은 디자인회사를 그만 두고 엄마 회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영광에서 생산하는 찰보리쌀과 여러 잡곡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여행스케치
영광에서 생산하는 찰보리쌀과 여러 잡곡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여행스케치
보리는 문학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는 인류의 친근한 작품이다. 사진 / 영광군청
보리는 문학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는 인류의 친근한 작품이다. 사진 / 영광군청

영광군의 보배로운 일꾼이 되었다. 현재 찰보리, , , 귀리, , 수수 등 잡곡 20여 종을 판매하고 있는데 모두 영광 일대에서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찰보리만 해도 흑보리청색보리자색보리황색보리흰색보리 등 5색 보리가 있다.

지금은 아버지가 보리농사를 짓고, 아들이 도정공장에서 방아를 찧고, 딸이 판매하고, 엄마가 경영하는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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