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부산] 장수와 재복, 건강을 상징하는 거북이. 부산 송도해수욕장에는 그런 거북이를 닮은 섬이 있다. 거북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 산책로와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송림 공원 그리고 새롭게 문을 연 백년송도골목길 구석구석에 발도장을 찍어보자.
송도해수욕장에 다다르면 반짝이는 모래해변 너머 봉긋 솟아오른 거북섬이 눈에 들어온다. 거북섬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섬까지 이어진 ‘구름산책로’를 통해서 가거나 해변길을 따라 깔린 나무데크길로 곧장 섬까지 직행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구름산책로’는 구불구불 바다 위를 걷는 듯, 하늘 위를 걷는 듯 상쾌하고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청명한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사이에 낀 이 다리는 군데군데 바닥의 중앙 부분이 강화유리로 되어있다. 덕분에 발밑에서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산책로의 중간 지점이 거북섬이다. 거북섬의 입구는 마치 거북이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굴처럼 생긴 입구로 들어서면 ‘송도해수욕장의 유래’부터 전국에서 ‘거북바위’라 불리는 곳들을 표시해 둔 지도, 송도 거북섬에 얽힌 이야기 등 읽을거리들이 전시되어 있다.
송도 거북섬에 얽힌 이야기는 ‘어부와 인어의 사랑’이야기이다. 고기잡이를 나갔던 어부의 그물에 상처 입은 여인이 걸려 올라왔고, 이를 정성스레 치료해 준 어부와 여인은 사랑에 빠진다. 사실 여인은 용왕의 딸이었고 바다괴물과 싸우다 상처를 입었던 것.
여인은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천일기도를 시작하지만 천일 째 되는 날 바다괴물의 방해로 결국 반인반용, 인어가 되고 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용왕이 자신의 딸과 어부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도록 어부를 거북바위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거북섬에 오르면 다양한 포토존이 있다. 거북이 알을 반절로 뚝 갈라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도 만들어 두고 거북이 조각상, 인어와 어부의 동상도 있다. 섬을 빙 두르는 안전장치나 따로 울타리가 쳐져 있지 않아 파도가 출렁이는 곳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바람이 많이 불거나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해준다.
거북섬을 지나도 산책로가 계속 이어진다. 산책로의 가장 끝에는 먼 바다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어 시원한 바다 풍경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또한 산책로를 돌아 나오는 길에는 백년송도골목도 들러볼만 하다. 과거 송도해수욕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골목길이었던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2002년 송도 연안정비사업으로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2016년에 골목길 활성화 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된 백년송도골목길은 부산고등어빵부터 부산어묵꽃이, 1913 송도고로케 등 50여 개가 넘는 점포들과 다양한 먹거리로 손님들을 끌어 모으며 다시금 활기찬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Info 송도해수욕장 거북섬
주소 부산광역시 서구 암남동 1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