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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벼랑 끝 아름다운이 묻어있는, 흰여울문화마을
벼랑 끝 아름다운이 묻어있는, 흰여울문화마을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8.03.0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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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들 모여 살던 달동네...아름다운 바닷길의 낭만가도
해안절벽에 자리한 부산 흰여울문화마을.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부산] 파도가 치고, 오랜 시간 동안 침식된 가파른 절벽이 보인다. 그 위에 색색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근대 피란도시 부산의 유물이다.

김영길 부산광역시 문화관광해설사는 “6·25한국전쟁 때 대평동에 피난민대피소가 있었는데,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 피난민들이 이곳으로 와 모여 살기 시작한 달동네”라고 마을을 소개한다.

흰여울문화마을 아래 절영해안산책로. 사진 / 김샛별 기자
타일과 벽화가 꾸며져 있어 마을 구경의 재미를 더한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바다를 옆에 끼고 구불구불 좁은 길을 따라 마을을 구경한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가파른 절벽에 위태롭게 겨우 몸 뉘일 곳을 하늘을 가릴 가마니 같은 것으로 만든 것이 시작이었던 마을은 이제 바다를 마주보는 뛰어난 비경으로 이름난 관광지가 되었다.

맏머리계단(좌)과 흰여울마을 입구(우). 사진 / 김샛별 기자

마을로 올라가기 위해선 절영해안산책로에서 맏머리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한다. 맏머리계단은 계단 중간에 ‘맏머리샘’이 있어 붙은 이름. 김영길 해설사는 “영도 봉래산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내려가는 모습이 꼭 하얀 포말처럼 보여 하얀 여울, ‘흰여울’이라 불렸다”며 마을 이름의 유래를 설명한다.

5개 가구가 한 집에 살았던 것을 볼 수 있는 흰여울문화마을 관광안내소 건물. 사진 / 김샛별 기자
흰여울문화마을 관광안내소는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안내소 내부의 커다란 창은 바다 풍경을 액자 삼아 사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되어준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집 하나에 5~6가구가 살았던 하꼬방을 겉으로만 구경해선 감이 잘 안 오는 법. 보통 동네길은 둘러보는 길이라 집 안을 보기 어려운데, 이런 특징이 잘 보이는 집 중 하나를 흰여울마을 안내소로 만들어 들어 가볼 수 있다.

이곳은 영화 <변호인>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벽면에 송강호가 고개 들어 올려다보는 사진이 붙어 있고, 작은 계단 몇 개를 따라 올라가면 다섯 개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문이 각 집의 현관문 역할. 지금은 공간마다 전시실, 타로카드 상담실, 공방과 예술 작품을 파는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흰여울문화마을의 마스코트가 된 순돌이. 사진 / 김샛별 기자
점빵의 대표메뉴인 달달커피와 토스트. 라면과 우동 등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여러 카페와 상점들이 생겼지만, 길 중반쯤에 있는 하꼬방 찻집인 ‘점빵’을 들려볼 것을 권한다. 마을공동체 주민들이 운영하는 이곳은 음료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곳으로 수익의 일부를 마을청소와 국밥나눔 등 마을을 위해 사용한다.

좁고 가파른 계단과 낮은 천장, 층마다 탁자는 두세 개뿐인 작은 공간이지만 2층 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다풍경과 가게 앞 담벼락을 식탁 삼아 앉을 수 있는 자리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다.

Info 흰여울문화마을
주소 부산 영도구 영선동4가 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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