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8월호
[미식 여행] 개운한 게국지로 꽃게 100배 즐기기
[미식 여행] 개운한 게국지로 꽃게 100배 즐기기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2.24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남도 태안군 서산수협 안흥위판장
신진도에서 만나는 꽃게
태안 전통 별미 게국지는 사계절 먹을 수 있어
사진 / 노규엽 기자
태안에는 다른 꽃게 산지와 차별되는 전통 꽃게 음식, 게국지가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태안] ‘봄에 잡히는 꽃게는 보지도 않고 먹는다’는 말이 있다. 여름에 태어난 꽃게들이 가을ㆍ겨울을 지내는 사이 살이 토실토실 올라 부족한 녀석이 없다는 말이다. 또한 봄은 겨우내 심해에 숨었던 꽃게들이 연안으로 올라오는 시기라 바다에서부터 오는 봄소식과도 같다.

꽃게잡이에 알맞은 태안의 바다
3~5월이 되면 1년 이상 자란 꽃게들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이동한다. 꽃게들은 수정이 된 알을 모래가 섞인 개펄에 풀어놓는 습성이 있어, 육지와 가까운 바다로 이동해 짝짓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운 모래를 지닌 백사장과 개펄이 많은 태안반도 해안국립공원은 봄 꽃게를 잡기 좋은 환경이다.

태안에서 꽃게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곳은 신진도에 있는 안흥외항이다. 신진도는 사람들이 육지와 섬을 오가기 위해 ‘새로 만든 나루(新津)’에서 이름이 유래했는데, 근래에 신진대교로 연결되면서 낚시꾼들이 몰리는 등 태안군의 명소가 되었다.

봄 꽃게는 새벽부터 항구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다운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안흥항에서는 근해안강망과 연안자망, 닻자망 등으로 꽃게를 어획하는데, 근해안강망 비율이 가장 높다”고 설명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꽃게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안흥외항엔 선어위판장과 활어위판장이 따로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활어위판장에서 선별 중인 꽃게.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암수를 선별해둔 꽃게. 사진 / 노규엽 기자

안흥위판장은 선어위판장(제1위판장)과 활어위판장(제2위판장)이 구분되어 있다. 활어위판장에는 꽃게 선별기가 있어 새벽 일찍 어선이 들어오는 타이밍을 잘 맞추면 꽃게를 선별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기계가 무게에 따라 꽃게를 각각 다른 박스로 떨구는 단순한 작동법이지만, 선별기에 따라 나누어지는 꽃게의 모습을 보는 일은 묘하게 시선을 끈다.

“자망 등 그물에 걸려 있다가 어획되는 꽃게들은 다리가 떨어진 경우가 많아요. 살이 거의 없는 다리 한 두 개는 신경 쓰지 않지만, 집게발이 떨어지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은 먼저 빼내고 선별기를 가동하죠.”

어업 방식에 따라서도 꽃게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 근해안강망과 연안자망처럼 매일 나갔다 들어오는 어선에서 나온 꽃게가 살이 더 차있다. 며칠씩 놔뒀다가 들어오는 그물인 경우에는 잡힌 상태에서 살이 빠지기 때문이란다.

게국지는 태안에서 놓칠 수 없는 맛 
위판이 끝난 꽃게를 구입하는 일도 안흥항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선어위판장과 활어위판장 사이에 있는 신진도 어촌계 수산물 직판매장 주변으로 수산집들이 늘어서 있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여느 지역의 수산시장과 다름없이 활꽃게나 지난 계절에 잡은 냉동꽃게 등 암수 구분 없이 필요한 꽃게를 구입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길이 측정 중인 꽃게.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무게 측정 중인 꽃게.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신진도 어촌계 수산물 직판매장 주변에서 직접 꽃게를 구입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한편, 태안에는 다른 꽃게 산지와 차별되는 꽃게 음식이 있다.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게국지다. 정다운 수산자원조사원은 “TV에 나와 유명해진 게국지와 전통적으로 태안에서 먹던 게국지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향토민들이 먹던 게국지에는 꽃게가 안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원래 김장할 때 남은 양념과 묵은지를 꽃게로 담근 액젓과 버무려서 찌개를 끓이는 음식이거든요. 김장할 때 남은 배추를 간장게장 양념에 버무려 끓이는 형태도 있어요. 집집마다 먹는 방식이 다른 음식이죠.”

지금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먹는 게국지는 판매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게국지라는 것. 전통 방식대로라면 관광객들이 돈 주고 사먹기는 애매한 음식이니 그럴 법하다. 덧붙여 정다운 수산자원조사원은 “게국지를 파는 식당들은 대부분 빨간 국물을 내지만 하얀 국물을 내어주는 곳도 있으니 취향에 맞춰 맛보시면 좋다”고 귀띔해준다.

빨간 국물이든, 하얀 국물이든 게국지 특유의 맛은 마음 속 근심도 잠시나마 날려줄 만큼 개운하다. 이제 태안에서는 굳이 김장철을 맞추지 않아도 언제든 게국지를 맛볼 수 있다. 봄의 태안 바다를 바라보며 겨우내 웅크린 어깨를 활짝 펴고 게국지 국물로 몸을 푸는 일석이조 여행을 떠나보자.

Tip 안흥항 주변 정보

태안 세계튤립축제 
‘세계 5대 튤립축제’로 선정된 태안 세계튤립축제는 호주 캔버라, 터키 이스탄불 등 유명 튤립축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름을 알렸다. 튤립뿐만 아니라 유채꽃과 수국 등 다채로운 꽃을 감상할 수 있고, 나만의 화분 만들기 등 꽃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축제시기 4~5월경

게국지 
전통적인 게국지는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겨울 내내 먹고 남은 게장을 버리기 아까워, 김장김치가 떨어질 때쯤인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봄동 겉절이나 얼갈이배추, 열무김치 등을 끓여 남은 게장 양념으로 간을 맞춰 먹던 충청도 지역의 서민 음식이다.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음식으로 거듭나 살이 꽉 찬 꽃게를 넣고 끓여낸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하얀 국물의 게국지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맛보면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신진도 안흥유람선 
안흥외항에서 배를 타고 가의도 등의 가까운 섬과 바다 위에 떠있는 기암괴석들을 보고 돌아올 수 있는 유람선이다. 1시간, 1시간 30분, 2시간 40분 등 총 세 개 코스가 있으며, 가장 긴 코스의 유람선을 타면 옹도라는 섬에 잠시 하선하여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안흥외항에서 출발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유람선 코스도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