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담양] 특이한 박물관이다. 옛날 농기구와 생활 가구, 여인네 장식품을 보다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구석기·신석기 유물도 본다. 한쪽 구석에는 부엉이, 족제비 등 야생동물이 박제되어 있고, 다른 쪽에는 70년대 교실이 있다.
오만가지 잡동사니를 모아 둔 느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물건들이다. 어떻게 개인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물건들을 모을 수 있었는지 인간의 불가사의한 능력이란….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면 이렇게 이야깃거리 많은 곳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2층으로 된 전시관은 외장부터 특이하다. 뭔가 어색하다했더니 고려시대 건축양식이란다. 1층 전시관은 전통 민속품과 농기구 등이 진열돼 있다. 전시물들은 여느 박물관처럼 유리 전시관 안에 들어있는 게 아니라 안방, 부엌, 초례청, 약방 등 마치 드라마 세트처럼 꾸며 놓아 사실감이 더한다.
전시품 앞에 놓인 문구가 열린 박물관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만져 보세요’
“한번은 초등학생이 활을 쏘아 화살이 저쪽 병풍에 꽂힌 적이 있었지요. 그 다음부터는 위험한 행동은 주의를 시킵니다. 그래도 직접 만지고 느껴보는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박물관은 산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게 송학 김종욱 관장의 지론이다. 2층 전시실에 오르면 아이들이 발길을 딱 멈추는 곳이 있다. 고라니, 꿩, 매, 족제비 등등 동화 속에 등장하는 온갖 야생동물들이 살아 있는 듯 박제되어 전시된 공간이다.
그 옆으로는 구석기에서부터 신석기,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이 유리 전시관 안에 진열돼있다. 다시 그 옆에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영정이 걸려있다. 이렇다보니 다음엔 무엇이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증이 절로 인다.
정식 명칭이 송학민속체험랜드. 박물관 옆에는 다도를 익힐 수 있는 찻집이 있고 그 앞에는 전통 초가가 있다. 원래 박물관 식구들이 쓰려고 지은 건데 박물관을 찾은 가족들이 ‘고향 집 생각난다. 하루 묵게 해달라’며 떼를 쓰는 바람에 아예 초가체험장으로 바꾸었다.
아빠들은 마당에 깔린 멍석에서 윷놀이를 벌이고, 아이들은 굴렁쇠를 굴리고, 엄마들은 투호놀이, 널뛰기를 하고, 한쪽에서 전통 국수를 말고…. 주말이면 잔칫날 같은 분위기에 온 가족이 들뜨는 곳이다.
체험랜드 바로 위가 담양댐. 담양호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호텔과 온천이 있는 담양리조트가 5분 거리이며 금성산성 등을 둘러볼 수 있다.
Info 가는길
88올림픽고속국도 담양IC -> 24번국도 순창방향 -> 메타세쿼이아 길따라 가다 원율삼거리서 담양호 방면으로 좌회전 -> 담양온천리조트 지나 담양댐 밑 송학민속체험랜드
담양 관방제림
담양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담양호 등지에서 흘러내린 물들이 담양 시내 초입에서 강의 형태를 이루는데 바로 영산강이다. 강은 시내를 관통하는데 양 옆으로 제방이 있고 그 제방을 따라 2-3백 년된 나무들이 숲길을 이루고 있다.
저녁 무렵이면 가족끼리 연인끼리 손잡고 산책 나오는 관방제림에서 담양의 여유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우네 국수집
담양 관방제림 중간에 있는 국수집. 항상 잔칫집처럼 분주하다. 온갖 약재를 넣고 이틀 이상을 푹푹 삶은 달걀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달걀 4개 천원인데 싸가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