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진안] 금강 상류 어딘가에 용이 살던 담(潭)이 있었다. 어느 날 댐이 세워지고 담은 호수가 됐다. 그래 이름이 좀 어색하게 붙어 용담호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호수다. 진안 땅이 거의 3분의 1이나 물에 잠겼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물이 차는 데만도 7년을 잡았는데 태풍 덕분에 1년여 만에 가득 찼다고 한다. 용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는 터가 엄청나게 넓어졌으니 입이 쭉 찢어지지 않았을까?
원래 용이 살만한 담이 없었는데 용담호가 생기면서 그 이름에 걸맞게 됐다는 말도 있다. 어쨌거나 호수를 찾는 사람들은 드넓은 호수에 한번 놀라고 호수 주변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데 한 번 더 놀란다.
생긴지 이제 4년. 충주호나 소양호처럼 먹을거리나 유람선 타기 등 재미있는 시설은 없다. 전주와 익산 등지의 생활용수라 낚시를 하거나 물놀이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실망하면 성급하다. 댐에서 흘러나오는 금강천에서 물고기와 다슬기를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냇가에 그늘막을 치고 수박을 쪼개 먹으면서 물놀이를 하다보면 하루해가 금방이다. 금강은 풍광이 수려하기로 유명한데 상류 역시 범상치 않다. 하천 가운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떡 버티고 선 섬바위는 그 하나가 별세계로, 보면 볼수록 선경을 자아낸다.
섬바위 옆으로 넓은 광장이 있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에 알맞다. 슈퍼를 겸한 민박집도 있는데 시설이 빈약해 한여름철 주말에도 3~4만원 선이면 일가족 잠자리를 해결할 수 있다. 냇가 나무 사이에 중국집 현수막도 걸려있다.
강가에서 자장면 배달시켜 먹는 맛은 또 어떨까? 용담호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안성마춤이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면서 달릴 수 있다.
Info 가는 길
통영대전간고속국도 무주IC -> 30번국도 진안 방향 -> 대님휴게소 지나 백화삼거리서 우회전 -> 용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