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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무주 무주호 & 적상호, 산꼭대기 물이 아랫물을 만날 때
무주 무주호 & 적상호, 산꼭대기 물이 아랫물을 만날 때
  • 이민학 기자
  • 승인 2005.08.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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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무주호 팔각정. 멀리 적상산이 보인다.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무주호 팔각정. 멀리 적상산이 보인다.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무주] 덕유산국립공원 위쪽 산간에 호수가 덩그러니 하나 들어서 있다. 그 호수에 깊은 그늘을 만든 산이 깍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름난 적상산이다. 그 산 위에도 호수가 하나 있다. 하늘 못이다.

덕유산을 중심으로 요동치는 갖가지 산들 가운데서도 적상산은 좀 특이한 면이 있다. 사면이 절벽이어서 오르기가 험난한데 일단 올라서 보면 산 정상이 푹 꺼져 분지를 이룬다. 천연의 요새 같은 형국인데 그래서인지 조선시대 4대 사고인 적상사고가 숨어 있다.

적상호로 오르는 길은 굴곡 심한 급경사라 조심운전할 것.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적상호로 오르는 길은 굴곡 심한 급경사라 조심운전할 것.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적상(赤裳). 우리말로 붉은 치마란 이름은 치마가 하늘에 걸린 듯 펼쳐진 절벽에 단풍이 들면 말 그대로 붉은 치마가 펄럭이는 것 같다 해서 붙었다. 이 산 정상에 댐을 쌓고 호수를 만든다기에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누가? 왜? 그 산에다…”

어쨌든 댐은 세워졌다. 분지 한가운데 있던 안국사는 물을 피해 위쪽으로 올라갔다. 자리를 옮긴 서운함을 달래주려 했는지 부지도 넓어졌고 전각도 많아졌다. 분지 형국이 여인의 깊은 곳을 닮아 음기가 성했다고 해서 예전 절 마당에는 남근석이 두 주나 있었는데 옮긴 곳에서는 눈에 뜨이지 않아 서운했다.

발전설비를 이용한 전망대.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발전설비를 이용한 전망대.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마침 갈수기라 그런지 적상호는 반쯤 속을 드러내고 있었다. 언뜻 보면 작은 천지 같은 느낌이다. 댐 한쪽 끝 언덕에 둥근 기둥 모양의 전망대가 있는데 발전설비로 지은 것이라 모양새는 별로 없다. 대신 올라서 돌아보면 그 경치가 절경이라 대한민국 5경으로 꼽는단다.

원래 적상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볼만하다. 1천m가 넘는 산이다.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이면 하얀 구름 사이로 세상이 내려다보여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침 찾아간 날은 사방에 운무가 자욱하여 아쉬울 따름이었다. 바로 아래 무주호조차 보이지 않았다.

갈수기라 물이 마른 적상호.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갈수기라 물이 마른 적상호.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무주호를 가면 왜 산꼭대기에 적상호를 만들었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양수발전소. 낮에 적상호의 물이 아래 무주호로 내려오면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밤에 전기가 남아 돌때 다시 무주호의 물을 끌어 올려 적상호에 채운다.

따지고 보면 적상호와 무주호는 매일 서로 섞이는 같은 물이다. 무주호 옆에 있는 홍보관을 가면 양수발전의 원리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가면 반드시 들를 것. 손쉽게 방학과제 하나를 해결할 수 있다.

안국사 풍경.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안국사 풍경. 2005년 8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적상호는 물론이고 무주호 역시 호수 치고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한쪽은 산이요 다른 쪽은 도로라 쉼터를 지을 공간도 별로 없다. 댐부근의 공원이 유일한 쉼터인데 호수 쪽으로 땅을 내어 팔각정을 세웠다. 팔각정 주위로 나무를 너무 많이 심어 정작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Info 가는 길
통영대전간고속국도 무주IC -> 30번국도 타고 진안 방향 -> 적상삼거리에서 좌회전 19번국도로 -> 서산삼거리에서 덕유산국립공원 방향으로 좌회전 49번지방도 -> 하조삼거리에서 좌회전 727번지방도 -> 무주호

숙박&맛집
덕유산장가든 : 식당을 겸한 민박집이다. 무주 양수발전소홍보관 옆에 위치.
전주일미가든·참숯가마찜질방 : 무주 양수발전소홍보관 뒤에 자리 잡고 있는 식당 겸 숯가마찜질방. 황토로 지은 가마가 세군데 있는데 한여름에도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식당에서는 산채정식과 한방백숙 등을 판다.
무량가든 : 적상호로 올라가는 길목 북창리 내창마을에 있는 토종옻닭전문점. 마지막 집이므로 찾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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