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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대를 잇는 전통 맛집] 충북 옥천 선광집
[대를 잇는 전통 맛집] 충북 옥천 선광집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6.04.1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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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인가? 54년 전통 생선국수 원조

[여행스케치=충북] 충북 옥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라 일컫는 정지용 시인이다. 옥천에서 나고 자란 그는 자신의 시 <향수>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이렇게 읊조렸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생선국수, 도리뱅뱅, 생선튀김 삼총사. 사진 / 박지원 기자.

충북 옥천을 여행할 때 반드시 들러야 할 노포집도 있다. ‘우리나라 생선국수의 원조’로 이름 높은 ‘선광집’이다. 이 집 음식을 맛본 이들은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그곳을 차마 다시 찾아가지 않을 리야.”

생선국수의 조상이라 불리는 선광집. 사진 / 박지원 기자.

선광집은 1962년 서금화 할머니가 문을 열었다. “천렵으로 잡은 민물고기를 끓여 먹던 시절이었지요. 한번은 민물고기 뼈를 발라 끓인 후 국수를 넣어봤어요. 뜻밖에 반응이 좋았고, 주위에서 장사를 해보라고 권유했어요. 그래서 생선국수 가게를 개업했답니다.”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내부. 사진 / 박지원 기자.

당시 서 할머니가 선보인 생선국수는 능히 혁명적이었다. 기막힌 맛에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선광집은 개업 초부터 사람들로 들끓었다. 그리고 그 북적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점심시간 전부터 선광집 미닫이문이 쉴 틈 없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하니 말이다.

“먼 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저 감사하지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오셔서 예전 맛 그대로라고 칭찬해주실 때도 보람을 느낀답니다.” 창업주 서 할머니의 딸인 2대 이미경 씨는 어머니의 요리 실력을 고스란히 전수받았다.

현재 서 할머니의 아들인 이인수 씨와 함께 선광집의 맥을 잇고 있다. 올해 여든아홉이지만 정정하기 그지없는 서 할머니도 주방 일을 마다치 않는다. 2대째 음식 맛이 변함없는 까닭이다.

1대와 2대가 함께 육수를 만드는 모습. 사진 / 박지원 기자.

허리춤에 숨긴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줄 것 같이 푸근한 서 할머니 그리고 2대를 잇고 있는 아들과 딸. 그들이 만든 생선국수가 상에 오른다. 금강에서 낚은 자연산 민물고기를 넣고 푹 고은 육수를 들이켜고, 국수를 먹으니 구수한 보약이 따로 없다.

살이 오른 피라미에 튀김옷을 입힌 생선튀김은 또 어떤가. 씹을수록 고소해 옆 사람 눈치 볼 새도 없이 젓가락이 간다. 프라이팬에 빨간 양념을 바른 피라미를 동그랗게 올린 도리뱅뱅도 별미다. 적당히 바싹하면서 매콤해 어른이라면 술 한 잔을 곁들이지 않고서는 못 배길 맛이다.

Info 선광집
메뉴 생선국수 中 5000원·大 6000원, 생선튀김 中 1만원·大 1만5000원, 리뱅뱅 小 7000원·中 1만원·大 1만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재료 소진 시(대략 오후 5~7시).
휴무 1·3주 월요일, 명절 전일·당일, 석가탄신일.
교통 청산버스공용터미널 정류장에서 도보 1분 이내.
주소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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