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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낚시 여행 ②] 자연산 광어의 당찬 손맛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선상 다운샷 낚시
[낚시 여행 ②] 자연산 광어의 당찬 손맛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선상 다운샷 낚시
  • 오상훈
  • 승인 201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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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여행스케치=인천] 동틀 무렵의 영흥도 진두선착장에는 해무 자욱한 부두를 서성이며 아침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있었다. 뱃살 뽀얀 자연산 광어의 당차고 짜릿한 손맛을 찾아 새벽길을 달려온 출조객들이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난바다를 오가는 낚시선단과 꾼들의 이합집산. 이곳에선 늘 반복되는 일상의 풍경이자 선상 다운샷 낚시의 대유행이 낳은 풍속도다. 그 사이에 슬며시 섞여 뱃머리에 오른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출조객이 낚아 올린 광어를 뜰채에 담아 들어 보이는 선상낚시 전용선 영진호의 엄혜심 실장.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서해 북부의 ‘피싱허브’로 떠오른 영흥도
영흥도는 2001년 선재대교와 한해 터울로 완공된 영흥대교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2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수도권의 이웃 섬으로 거듭났다. 1시간여 거리의 뱃길이 육로로 연결되면서 인천~대부도~선재도~영흥도를 잇는 새로운 도로지도가 그려졌고 섬 전역은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되었다. 이는 과거 인천 남항부두로 집중되었던 서울ㆍ경기지역 낚시인들의 동선에도 적잖은 영항을 미쳤다. 인근의 섬과 낚시 포인트를 오가기에 용이한 지리적 특성과 풍부한 어자원, ‘다운샷’으로 대표되는 근해 선상낚시 대중화의 3박자가 맞물리면서 영흥도는 점차 서해 북부의 ‘피싱허브’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자월도와 승봉도ㆍ대이작도를 거쳐 덕적군도로 이어지는 인근 도서의 절경과 십리포해수욕장ㆍ서어나무군락지ㆍ장경리해수욕장ㆍ용담리해수욕장 등의 명소를 품은 이 섬의 자연경관은 여행자와 관광객들의 발길 또한 꾸준히 불러 모았다. 옹진군은 마리나 시설, 수상스포츠 시설, 해수풀장, 골프장, 승마장 등의 각종 위락시설 조성계획을 내놓으며 이러한 추세에 힘을 실었고, 영흥도는 현재 연간 35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사계절 휴양지로 부상했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포인트에 도착해 바닥권으로 채비를 내리는 일행.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다운샷, 바다 루어낚시의 트렌드를 열다 
부두를 출발한 선상낚시 전용선 ‘영진호’는 30여 분을 달려 자월도와 영흥도 사이의 무인도 포인트에 배를 멈췄다. 선장의 신호음이 울리자 일행들은 일제히 채비를 던져 수심 하층으로 봉돌을 내렸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자월도 남쪽 무인도 포인트에서 올라온 준수한 씨알의 자연산 광어.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다운샷은 철저히 바닥권을 탐색하는 조법이다. 따라서 물의 흐름에 따라 봉돌의 무게를 가감하고 투척 후에는 채비가 조류를 뚫고 신속하게 침강할 수 있도록 낚싯줄을 자연스럽게 풀어준다. 그리고 봉돌이 바닥에 닿은 후에는 라인이 더 이상 느슨해지지 않도록 텐션을 유지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낚싯줄이 감긴 스풀에 엄지손가락을 얹어 마찰의 강약으로 줄 풀림의 속도를 조절하는 써밍(Thumbing) 기술이다. 이는 로드를 통해 전해지는 느낌으로 물밑 지형을 파악하고 수심을 조절하며, 대상 어종의 입질의 패턴을 읽어내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채비를 멀리 캐스팅할 필요 없이 수직 방향으로만 운용하는 다운샷 낚시에선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지만 밑걸림으로 인한 채비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보다 나은 조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므로 어느 정도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선상 다운샷 낚시에는 비교적 짧고 가벼운 라이트 지깅용 낚싯대와 조작이 간편한 중소형 베이트릴을 사용한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수온이 차고 조류의 흐름도 원만한 편이 아니지만 포인트를 수차례 옮기는 동안 몇 수의 광어와 우럭, 노래미 등의 손님고기가 뱃전으로 올라왔다. 정오께에는 영진호의 운영실장이자 선장의 아내인 엄혜심 씨가 손수 준비한 맛깔스런 점식 메뉴가 평상위에 올랐다. 일렁이는 바다 위에서 맛보는 활어회와 매운탕을 곁들인 한 끼 식사는 선상낚시의 또 다른 맛과 재미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선상 다운샷 낚시에는 광어를 비롯해 노래미, 우럭, 양태 등 다양한 어종이 올라온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손쉬운 조법과 풍부한 자원이 대중화의 열쇠 
흔히 ‘드롭샷 리그’ 혹은 '언더 리그'로 불리는 ‘다운샷(Down shot rig)’ 낚시는 주로 민물 어종인 배스낚시에 쓰이던 기법으로, 봉돌이 바늘 아래쪽에 위치하는 가지채비의 일종이다. 바다낚시에 도입되기 시작한 건 불과 5~6년 전이지만 장비와 채비의 운용이 비교적 간단하고 손쉬우며, 특히 광어와 양태 등 ‘플랫피시’라 불리는 바닥권 어종에 탁월한 조과를 보이면서 빠르게 확산되어 현재는 서해권 선상낚시의 대표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더불어 숙련된 기술을 구사하거나 캐스팅을 반복해야 하는 여타의 선상낚시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이 적으며, 미꾸라지나 갯지렁이 등 생미끼의 위화감이 없는 실리콘 재질의 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여성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출조객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목줄과 직각으로 묶인 바늘에 실리콘 재질의 인조 미끼를 꿰어 완성한 다운샷 채비. 루어로부터 20~40cm 아래쪽에 봉돌이 위치한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사용되는 채비의 구성과 액션 또한 매우 간단하다. 목줄과 직각으로 묶인 바늘에 루어를 꿰고, 봉돌과 루어의 간격을 20~40cm 정도로 맞추어 고정해주면 낚시 준비는 완료. 초보자의 경우 바늘과 목줄이 결속되어 있는 시판채비를 구입하면 어렵게 바늘을 묶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투척 후에는 봉돌을 바닥에 살살 끌어주는 드래깅(Dragging)이나 살짝 들었다 놓는 정도의 움직임으로도 충분히 광어의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루어의 자연스러운 액션을 연출하는 편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지나친 고패질은 오히려 광어의 입질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진두선착장에 대기 중인 선상낚시 전용선들. 2014년 7월 사진 / 오상훈

어느 사이 해가 기운다. 승봉도와 이작도 어름까지 나갔던 영진호가 승선 기점인 진두선착장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저 멀리 소형 보트를 몰고 나온 출조객이 팔을 흔들어 어디론가 수인사를 건넨다. 돌아가는 길의 아쉬움도 나쁘진 않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나절 낚시의 피로를 씻는다.  

INFO. 영흥도 선상 다운샷 낚시
영진호

부부가 운영하는 선상낚시 전용선이다. 승객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온돌식 선실과 수세식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GPS와 어군탐지기 및 각종 구명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승선인원은 선장 및 가이드 포함 22명이며, 선비는 출조지역에 따라 1인 7~9만원 선이다. 주소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로 109-14  문의 032-888-9820, 010-9508-9820

장비와 채비 
5~7피트 길이의 라이트 지깅용 낚싯대와 1~1.5호 굵기의 합사가 약 150m 감기는 중소형 베이트릴(양축릴), 30~50호의 봉돌, 쉐드웜이라 불리는 물고기 모양의 루어(인조 미끼) 정도만 갖추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초보자의 경우 1~2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장비 대여가 가능하며, 해당 업체를 통해 무료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먹거리와 볼거리
영흥도 곳곳에는 널리 알려진 맛집과 명소들이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주변 관광지로는 선재도, 십리포해수욕장, 장경리해수욕장, 농어바위, 통일사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진두선착장 인근의 수협수산물직판장에는 서해 바다의 신선한 해산물을 4계절 즐길 수 있는 회 타운이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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