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전국]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우리나라 구석구석엔 세계에서 유일한 명품 볼거리가 가득하였다. 그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아 꼭꼭 감춰져 있던 위대한 유산 대공개.
새롭게 떠오르는 관광지 경주 주상절리
“수직으로 세워진 주상절리는 많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경주 주상절리는 수직은 기본이고 비스듬히 눕기도 하고, 부채꼴 모양으로 동그랗게 말리기도 했지요.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발달한 곳은 경주가 유일합니다.”
경주시 해양수산과 구중모 씨의 설명.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마치 만개한 꽃송이를 보는 듯하다고. 그래서 부채꼴 주상절리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한 달에 한 번 편지가 배송되는 느림 우체통 역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INFO.
주소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읍천리 일대
고래가 살아 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그려진 시기는 기원전 6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사시대부터 고래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2004년 영국의 BBC 방송에서도 인류 최초의 포경인은 한국인이라고 밝힌바, 울산은 지금까지도 고래의 본고장으로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비록 시간이 흘러 선명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서 이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높이 3m, 너비 10m의 거대한 바위에 북방긴수염고래,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 총 50여 마리의 고래가 가득 새겨져 있다. 헤엄치듯 머리를 위쪽으로 향한 고래, 사냥 후 죽은 고래를 균등하게 나누는 모습이라 추정되는 수평으로 누운 고래, 물속에서 도약하는 고래를 표현한 아래쪽을 바라보는 고래 등 그 정교함에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란다. 그뿐만 아니라 작살 외에 부구도 그려져 있어 당시 고래의 사냥 방법이 얼마나 진화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인근 울산암각화박물관에 가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INFO.
주소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991
바닷속 가장 아름다운 몸짓 제주 해녀박물관 & 한수풀해녀학교
해녀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유산이다. 기록상으로는 1629년 <제주풍토기>에서 처음으로 잠녀(潛女)라고 표현하였지만, 실제 패총 유적으로 추정해보면 역사는 그보다 훨씬 전인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를 타고 나가 추를 매달고 잠수한 일본 해녀와 달리 우리나라 해녀는 최소한의 도구만 가지고 직접 바다로 헤엄쳐 나가 해산물을 채취했다. 자세한 해녀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해녀 전문 박물관, 제주 해녀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해녀를 양성하는 학교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제주 한수풀해녀학교에선 매년 20명 이상의 신참 해녀가 탄생하고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도 전 세계에서 유일한 해녀 물질 공연이 매일 4회씩 펼쳐집니다. 투명한 유리를 통해 10m 깊이에서 자유자재로 헤엄치는 해녀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지요.”
INFO.
주소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해녀박물관)
자랑스러운 우리의 글 한국한글박물관
얼마 전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한글날이 과연 공휴일이 될 것인가’였다. 물론 이 관심이 휴일을 하루 더 늘리는 데에만 집중된 것은 아닐 터.
한글은 소리가 날 때의 발성기관의 모습을 본떠 만든 체계적인 글자이자, 현존하는 언어 중 가장 많은 소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기록할 수 있는 뛰어난 문자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유산인 셈이다.
충주에 바로 그 한글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 있다. 김상석 관장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한글 자료를 전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모가 그리 크지도, 자료가 방대하지도 않다. 하지만 한글로 쓰인 <홍길동젼>과 <심청젼>, 병오년 어느 미망인이 올린 상소문, 현대의 국어 교과서, 한글이 새겨진 전통 자기 등 예부터 지금까지 서민들이 즐겨 사용하던 친근한 전시물이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INFO.
관람료 무료(2013년부터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예정)
관람 시간 9:00~17:00
(3~10월은 18:00까지)
주소 충북 충주시 가금면 가곡로 2075
천연 암반에서 빚은 소금 제주 구엄리 돌염전
염전 하면 보통 평평하고 반듯하게 펼쳐진 논 형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제주에는 바닷가 암반 위에 삐뚤빼뚤 독특한 모양의 염전이 있다. 이름 하여 돌염전, 제주에선 너럭바위를 뜻하는 말인 ‘빌레’를 붙여 ‘소금빌레’라고 부른다.
1573년 강여 목사가 보급했다는 <남사록>의 기록으로 보아 약 400년 전부터 돌염전을 이용해 소금을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돌염전은 한국전쟁 후 육지에서 값싼 소금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최근 마을 주민들에 의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천연 암반 위 두렁에 염분 농도 약 20%의 바닷물(간물)을 채워 오직 햇볕으로만 말린 것이 바로 돌소금. 여느 소금보다 더 넓적하고 굵은 것이 특징이다. 송영민 구엄리 어촌계장은 전 세계의 모든 자료를 확인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돌염전이 있는 곳은 제주가 유일하다고. 3~10월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INFO.
주소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