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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8월호
[이달의 추천 여행지] 광주시 양림골목비엔날레 시작, 골목에 예술이 몰려온다
[이달의 추천 여행지] 광주시 양림골목비엔날레 시작, 골목에 예술이 몰려온다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03.1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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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가 전시되는 이이남스튜디오. 카페와 갤러리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미디어아트가 전시되는 이이남스튜디오. 카페와 갤러리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광주] 여행지에서 멋진 전시회나 공연을 마주하는 것은 행운이다. 광주시 양림동에서 골목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 시대 극복을 위한 ‘거리두기형 문화예술축제’다. ‘생명’을 주제로 한 회화와 미디어아트까지 여행객의 시선을 당기는 양림골목비엔날레 현장에 다녀왔다.

여행객들을 위한 라운지 '10년 후의 그라운드'에서 그림을 판매하고, 양림동 여행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객들을 위한 라운지 '10년 후의 그라운드'에서 그림을 판매하고, 양림동 여행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페와 음식점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페와 음식점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페와 음식점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페와 음식점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페와 음식점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페와 음식점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문화예술 도시 양림동 미술전시회 

광주시 양림동은 오래 전부터 부유한 사람들이 살던 마을이다. 지금도 광주에서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 근현대사를 거쳐 온 동안 양림동과 인연이 두터운 문화 예술인이 너무나 많다. 

독립운동가(최홍종, 윤형숙), 극작가(조소혜), 선교사(유진벨, 서서평), 음악가(정율성, 정추), 문학가(김현승, 이수복, 문순태), 화가(이강하, 이이남, 한희원) 등등.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지만 자포자기하고 앉아서 허리띠만 졸라맬 수는 없다는 일이다. 어떻게든 살아나야 한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이란 작은 마을에서 사람과 생명이란 주제를 담아 제1회 ‘양림골목비엔날레’를 열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환호하고 응원하는 공연이나 한 장소에 여럿이 모여서 하는 행사가 아니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웅장하지 않지만 흥미롭다. 거리를 돌아다니면 여기저기서 피식 웃음이 터진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짜릿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다른 도시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일까봐 행정관청에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광주시와 주민들은 코로나 펜데믹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행사를 조심스레 응원한다. 약 3개월 동안 열릴 이번 행사는 예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생명존중 이벤트이다. 작가는 작품을 팔고, 시민은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상인들은 반가운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자는 것이다.

여행하는 동안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힐링하지만, 작가들의 영혼이 담긴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힐링하기도 한다. 문화의 도시, 예술의 도시라는 광주에서 오랜만에 막힌 혈관이 뚫린 듯한 쫄깃한 축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이이남 작가가 양림골목비엔날레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과 이이남 작가가 양림골목비엔날레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16곳에서 작가들이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16곳에서 작가들이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16곳에서 작가들이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16곳에서 작가들이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16곳에서 작가들이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16곳에서 작가들이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정부지원 없이 지역공동체 힘으로 개최ㆍ운영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3일 개막식장을 찾아 직접 축하 인사를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민들이 지치고 힘들어할 때, 이번 골목비엔날레가 열려 고맙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행사를 주목하는 것은 지자체 지원을 받아 개최하는 행사가 아니라 작가, 주민, 상인들이 스스로 개최하는 행사이고, 더불어 함께 살아보자는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첫 번째이지만 10회, 100회 계속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그림을 전시하되 한 장소에다 모아놓지 않고 갤러리와 카페, 음식점, 빈집 등에 분산하여 전시한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그림 전시회는 대부분 조용하다. 전시실에는 잔잔한 음악조차 흐르지 않고 너무나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전시회는 아무래도 관광객과 어울리지 않는다. 유럽에선 유서 깊은 유명 미술관에도 전문해설사의 해설이 있고, 사진도 촬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미술관은 너무나 엄숙하다. 관광과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을 불러들이기는커녕 몰아내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엄숙주의를 배제하고 지역주민과, 작가와 관광객, 상인 등 모든 참여자에게 유익한 방식을 찾았다. 
“작가와 주민들, 상인과 관광객들은 일하는 공간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릅니다. 이들을 하나 되게 하는 일, 모두에게 유익한 사업은 쉽지 않지요. 그런데 골목비엔날레를 통해 그게 가능하겠다고 확신을 가졌어요.”

양림골목비엔날레의 기획담당자인 이한호 대표(쥬스컴퍼니)는 먼저 골목비엔날레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작가들을 모집했다. 양림동에 화실이나 갤러리가 있는 작가, 관심이 있는 작가 중 비엔날레협의회에서 13인을 선정했다. 작가들은 ‘생명’을 주제로 그려낸 작품들을 내놓았다. 그리고 작품을 전시할 카페와 음식점 16곳을 선정했다.  

이 대표는 양림골목비엔날레를 준비하면서 광주 사람들의 저력을 발견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9년 전에 내려와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작가들과 상인들, 주민들을 만나 대화하고, 일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한 시민들의 자발성과 공동체 의식이 놀라울 정도였다. 그것이 광주 시민들의 저력이구나, 생각했다. 

임현숙 양림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전시된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임현숙 양림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전시된 작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빌딩 벽면에 있는 양림동 지도에는 야간에 불이 켜진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빌딩 벽면에 있는 양림동 지도에는 야간에 불이 켜진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오거리에 있는 양림오픈스튜디오는 광주 MBC 라디오에서 매일 직접 방송을 진행한다. 우리동네 이야기를 가지고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월~화:12:00~14:00), 수~금:15:00~16:00).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오거리에 있는 양림오픈스튜디오는 광주 MBC 라디오에서 매일 직접 방송을 진행한다. 우리동네 이야기를 가지고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월~화:12:00~14:00), 수~금:15:00~16:00).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에는 오래된 유명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이 있다. 사진은 주택가에 있는 한희원 미술관.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동에는 오래된 유명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이 있다. 사진은 주택가에 있는 한희원 미술관. 사진 / 박상대 기자

 

밤낮 가리지 않고 관람객을 기다립니다 

“지난해에 맛뵈기로 3개월간 그림전시 행사를 했었는데 주민들도 좋아하고, 음식점에 오신 손님들도 현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신선하다, 고급 인테리어 소품 같다고 하시더군요. 주민들도 대체로 좋아합니다. 양림동의 품격이 높아진다고 할까요. 해마다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임현숙 주민자치위원장(행복한 양림밥상)은 비엔날레를 구경하러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한다. 직접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은 못해도 양림동 이야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도시가 외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빛나기 위해서는 개성 있는 전통문화가 있어야 한다. 양림동은 가장 광주다운 전통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광주에서 가장 많은 화가와 예술인들이 살고 있다. 맛있는 음식점은 기본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카페와 갤러리, 음식점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오래된 집을 수리하여 근사한 카페나 공방으로 재탄생하는 것.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떡집이 있는가 하면, 눈에 확 띄는 현대식 카페도 있다.

양림동에는 광주의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 첨단과학과 전통이 어우러져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해가 지고 땅거미가 깔리면 이집 저집, 골목 어귀에 조명들이 들어온다. 낮엔 볼 수 없었던 음식점 간판에 불이 켜지고, 커다란 건물 벽면에선 골목지도를 보여주는 조명이 들어온다. 

언덕빼기에 있는 이이남스튜디오에선 미디어아트가 행인들의 시선을 당긴다. 이이남스튜디오 안에는 각기 다른 미디어아트 여러 편이 전시되고 있다. 빛과 음악과 미술과 과학이 만나서 엮어내는 미디어아트는 골목비엔날레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펭귄마을 골목에 있는 벽화. 광주 출신 가수 BTS 제이홉의 초상화. 사진 / 박상대 기자
펭귄마을 골목에 있는 벽화. 광주 출신 가수 BTS 제이홉의 초상화.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오거리에 있는 펭귄마을 골목길 풍경. 수십년 된 생활용품들이 설치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하였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양림오거리에 있는 펭귄마을 골목길 풍경. 수십년 된 생활용품들이 설치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하였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펭귄마을과 선교사거리
양림오거리에 펭귄마을이 있다. 2012년 무렵, 이 마을 김동균 씨(현재 마을 촌장)가 빈집터에 쌓인 쓰레기를 치워 가지런히 정리하면서 설치미술작품이 되었고,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걸음걸이가 뒤뚱거린 김씨의 별명이 펭귄이라서 마을 이름도 펭귄마을이다. 고샅마다 수십 년 전 어느 집에서 사용하던 골동품들이 걸려 있다. 나중에 마을 사람들도 참여하면서 주민들이 모두 설치미술가 대접을 받고 있다.

이 마을에 공방이 23개 있다. 공방에선 공예품을 만들고, 판매도 한다.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골목에는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벽화도 있다. 

100여 년 전 양림동에 기독교 선교사들이 둥지를 틀면서 이 마을은 서양문물의 통로가 되었다. 광주 최초의 현대식 건물, 병원과 학교가 문을 열었다. 

외국 선교사들은 대부분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하고 한국인들과 어울렸다. 선교활동을 하는 동안 목숨을 걸고 낮은 사람,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 목숨을 건 선교활동을 하고, 죽은 후 이곳에 묻혀 있는 선교사들 이야기를 들은 여행객들은 양림동을 광주의 예루살렘이라 부른다. 양림동 언덕에는 선교사의 길이 있다. 선교사들이 매입한 땅에서 살면서 수 없이 걸어 다닌 숲길을 걸으면 온갖 욕심이 사라진다. 

이곳에는 수많은 신학자와 성직자를 길러낸 호남신학교와 수피아여고가 있다. 선교사들이 머물렀던 사택, 선교사들이 지은 기독교병원(옛 제중병원),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는 선교사묘역  등 둘러볼 곳이 많다. 

INFO 양림골목비엔날레
기간 3월 3일~5월 9일
주요미술관 양림미술관 (062-650-7530), 이강하미술관(062-674-8515), 이이남스튜디오(062-655-5030), 한희원미술관(062-653-5435)
10년후 그라운드(070-4239-5040) 
펭귄마을공예거리 문의 062-674-5705
INFO 광주비엔날레
오는 4월 1일부터 5월9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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