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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고창 장호어촌체험마을
고창 장호어촌체험마을
  • 유은비 기자
  • 승인 2016.08.24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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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의 꿈을 싣고 떠나다
바다의 보물들을 쓸어담아 올리는 후릿그물체험. 사진 / 유은비 기자

[여행스케치=전북] 오랜만에 시멘트 바닥이 아닌 진득한 개흙과 고운 모래가 자글자글 샌들 사이로 들어오는 해변을 걸었다. 그러다 문득 먼 길 마다 않고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 이유를 알았다. 그것은 비좁아진 마음을 대신해 넓은 품을 펼쳐놓은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는 까닭이다.

장호갯벌체험장 센터 모습. 사진 / 유은비 기자

조개를 품에 한가득! 장호어촌마을의 갯벌체험
축제와 유적지가 많기로 유명한 고창에 갯벌체험을 비롯해 후릿그물체험을 할 수 있는 어촌체험마을이 있다. 고창 장호어촌체험마을이 그곳.

트랙터를 타고 갯벌로 들어간다. 사진 / 유은비 기자

먼 길을 달려 도착한 장호어촌체험마을에는 갯벌로 이동하기 위해 트랙터가 준비되어 있고 사람들은 트랙터에 올라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꼼꼼하게 선크림을 바르며 바다로 갈 준비를 한다.

트랙터를 타고 마을길을 따라 달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난다. 드디어 나타난 바다의 모습에 사람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호미를 들고 신발은 벗어 던진 채 검정 양말로 성큼성큼 갯벌로 들어간다. 고창갯벌은 개흙이 곱고 단단하여 질척임이 적어 양말만 신고 들어가도 된다. 물론 갯벌 색과 비슷한 검정색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갯벌에는 동죽과 노랑조개가 아주 많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얼씨구! 조개 풍년이로세.” 그들의 손 안에 옅은 주황빛의 조개가 들려있다.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지면 모래 반, 조개 반이라는데 열심히 땅을 파지만조개의 그림자도 보지 못해 울상이 사람들이 보인다. 보다 못한 어촌 주민이 다가와 말한다.
“뻘 색깔을 자세히 보믄 녹빛이 띄는 곳이 있응게 거그 파믄 백이면 백, 무조건이여.”

바구니에 한가득 모인 조개들. 사진 / 유은비 기자

아무리 봐도 뻘 색은 뻘 색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어디가 녹빛이라는 건지, 도시에서 온 여행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이들은 개흙의 색이 눈에 익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호미를 들었다. 색깔 구별이 힘들다면 호미질의 스피드를 올려보자. 조개는 그리 깊이 숨어 있지 않아 호미로 2~3cm정도 파다보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낸다.

후릿그물을 건져 올리면 각종 바다 생물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온 바다의 보물 쓸어 담기, 후릿그물체험
아낙들이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있을 때 건장한 남성 여섯 명이 커다란 그물을 어깨에 들쳐 메고 바다로 뛰어든다. 그들이 도전하는 것은 바로 후릿그물체험. 후릿그물은 70~100m 길이의 긴 그물로 이를 바다에 쳐서 양쪽으로 잡아당겨 어획하는 방법이다.

건장한 남성들이 성큼성큼 후릿그물을 가지고 바다로 향한다. 사진 / 유은비 기자

그물이 매우 무겁고 바다 깊이까지 들어가야 해서 주로 건장한 남성들의 몫이다. 그물을 걷어올 때쯤이면 누가 소리치지 않아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눈치 빠른 갈매기들이 그물 주위로 쏜살같이 날아들기 때문이다. 곧이어 “만선이다!” 외침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든다. 끌고 들어온 그물에는 새우, 게, 꼴뚜기 등 온갖 바다 생물들이 가득하다.

Info 장호어촌체험마을
체험 프로그램 조개잡이 체험(1~12월), 후릿그물 체험(4~10월), 새우잡이 체험(5~9월)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 명사십리로 282-42

구시포해수욕장의 여유로운 모습. 사진 / 유은비 기자

고창의 명사십리 구시포해변
구시포해변과 동호해변 사이의 대략 10km정도 되는 해안선을 두고 ‘고창의 명사십리’라고 말한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해변의 고운 금모래가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실 구시포 해변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지난 7월에 방영된 tvN의 <삼시세끼-고창편>에 소개가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는 좋은 포토존이 되어 준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쌀랑한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바닷물에 풍덩! 몸을 담가보자. 구시포해수욕장의 바닷물은 염분의 농도가 짙어 피부질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찬물이 싫다면 해수를 이용한 찜질을 할 수 있는 ‘구시포해수찜질월드’에서 온몸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겠다.

도심을 벗어나 아이들과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고운 모랫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보자. 그 추억들이 구시포해변에도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Info 구시포해수욕장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소나무가 무성한 노을 오토캠핑장. 사진 / 유은비 기자

노을 오토캠핑장
구시포해변을 걷다 잠시 태양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소나무가 무성한 캠핑장으로 향해보자. ‘노을 캠핑장’이라고 팻말이 쓰인 이곳에서는 나무의 기둥에 해먹을 달고 낮잠을 자는 아이들, 해변을 바라보며 캠핑용 의자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대로 꿀처럼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캠핑장 옆의 카페 'The Spell'에서도 캠핑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캠핑을 하지 않더라도 캠핑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캠핑장 바로 위쪽에 컨테이너 박스로 된 카페 The Spell. 이름 때문일까, 캠핑장에 발을 디디면 마법처럼 끌려 들어간다. 카페의 뒷마당에 구비되어 있는 캠핑용의자에 앉아 잠시 바닷바람을 느끼며 휴식을 취해보자.

Info 노을 오토캠핑장
주소 전북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안길 38
문의 http://cafe.naver.com/campno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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