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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해변이 한적하고 빨간 달이 뜨는 섬, 자월도(紫月島)
해변이 한적하고 빨간 달이 뜨는 섬, 자월도(紫月島)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11.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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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월도는 인천시 옹진군에 있는 은은하게 빛나는 섬이다.
인천이나 대부도에서 연안여객선을 타면 1시간 안에 도착하는 섬이다.
해안선 둘레가 20km 남짓이지만 18개 해변이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자월2리에 있는 목섬 구름다리.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옹진] 자월도는 대이작도·승봉도·대초지도·소초지도 등을 품고 있다.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섬들이 자월면에 속해 있을 만큼 자월도는 자긍심이 강한 섬이다.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국사봉 (166m)을 비롯한 산으로 이루어졌다.

섬은 해발 100~150m 안팎의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지는 거의 없다. 논이나 너른 밭도 거의 보이지 않고 산비 탈에 작은 밭들이 있다. 해안 곳곳에 소규모의 만과 갑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 사이에 1리·2리·3리 세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섬에는 500여 세대 800명 남짓이 살고 있다. 인천에 살면서 주말에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강의선 자월2리 이장 겸 어촌뉴딜협의체위원장.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을 겸하는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더 많다. 농산물은 벼는 많지 않고 고구마·메밀·콩·수수·기장 등을 생산한다.

 “우리 어렸을 때(60~70년대)는 어업을 더 많이 했지요. 바다에 나가 면, 잠간이면 물고기를 한 바케스씩 잡아 올렸으니까. 굴도 많이 있엇 는데 요즘엔 거의 없지요.”

강의선 자월2리 이장 겸 어촌뉴딜추진위원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어업이 시들어버렸다고 아쉬워한다. 이제는 펜션을 지어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사람들, 관광객에게 농수산물과 음식을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엑티브한 관광이 아니라 조용히 쉬면서 바다향기를 맡거나 해안가에 앉아 낚시를 하고 싶은 관광객을 위한 섬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자월도의 매력은 조용하고 한적한 바닷가 비경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구릉마다 동네가 있는 섬마을
조선시대에 이곳으로 귀양 온 사람이 첫날밤 보름달을 보며 자신의 억울함을 한탄했더니 갑자기 달이 붉어지고 바람과 폭풍우가 일더 란다. 선비는 하늘도 자기의 억울한 마음을 알아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섬의 이름을 자월도(紫月島)라 했다고 전한다.

자월도 달바위선착장에 배가 도착하면 빨간 달을 형상화해 놓은 조형물이 여행객을 반긴다. 그 조형물 앞에 둥근달처럼 생긴 바위가 있었는데 여객선 선창을 만들면서 콘크리트 속에 묻혀 버렸다. 불가 피한 선택이었다지만 돌이켜보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월도 해안선은 20km 남짓인데 여행객이 접근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 18곳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 해안선은 20km 남짓인데 여행객이 접근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 18곳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 여객선 선책장인 달바위선착장에 있는 자월도 조형물.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 조형물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한 대 있다. 주민들은 무료이고, 여행객은 1회에 1천원을 내고 타면 된다. 버스는 섬을 한 바퀴 돈다. 한가롭게 섬을 구경하고 싶으면 처음부터 걸어도 되고, 버스를 타고 가다 내려서 걸어도 된다. 자동차 통행량이 많지 않아서 자전거를 타는 여행객들도 종종 눈에 띈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가면 큰 마을인 자월1리와 3리가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2리가 있다. 마을 앞에는 제법 큰 모래해변이 있다. 장골 해수욕장과 큰말해변은 여름이면 해수욕객이 많이 찾아온다. 겨울에는 겨울바다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해 여행하기에도 좋다. 사진/ 박상대 기자

자월도는 여행하기 참 좋은 섬이다. 도로망이 아주 촘촘하게 만들어져 있다. 마을에서 마을로, 해변에서 해변으로, 고개를 넘어가는 도로가 있고, 주산인 국사봉을 중심으로 기다랗게 등산로와 임도가 따로 조성되어 있다. 등산로는 중간에 마을로 연결되므로 힘이 부치면 적당한 곳에서 하산할 수 있다.

시골길과 걷기 좋은 등산로
자월동로를 따라 자월2리를 찾아가면 동촌·윷골·하늬께 동네에 옹기종기 민가가 모여 있고, 근래에 들어선 펜션들이 자리하고 있다. 버스 종점에는 어린 물고기들이 물에 떠밀려 다닐 정도로 많이 있어서 어류골이라 불린 해변과 하늬께해변이 있고, 그 중간에 목섬이 있다.

마을마다 새로운 펜션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선착장 앞에 있는 어부와 부인상. 사진/ 박상대 기자

목섬에는 정자각도 있고, 구름다리도 어류골에서는 낚시객들을 볼수 있는데 한번 다녀간 사람들은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이 그리워서 다시 온다고 한다. 하늬께에서는 등산로를 따라 국사봉과 큰말이나 서남봉을 거쳐 3리 까지 갈 수 있다. 3리에는 별난금·사슴개·갈쿠랑 등 작은 동네들이 흩어져 있다. 3리 끝에는 진모래 해변이 있다. 3리 끝에는 오래 된 공동묘지와 서해 전망대가 있다. 진모래 해변이나 전망대에서 덕적도 너머로 노을이 지는 모습은 장관이다.

마을길을 걸을 때나 등산할 때 주의할 일이 있다. 농작물에 손을 대거나 함부로 산나물을 채취하지 말자. 고사리·취나물·도라지·둥굴레 등 산나물은 마을 사람들의 생계수단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바닷바람으로 마사지를 하고, 서정성을 가슴에 담아오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 아닐까. 귀가할 때 농산물판매점에서 농산물(쌀·보리·고구마·콩·수수·마늘 등)이나 수산물(조기·새우·새우젓·김·굴·바지락 등)을 사오는 것도 여행의 맛이 아닐까.

INFO 자월도 가는 배편
인천여객선터미널 :
아침과 오후 4회 출항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 오전

*고려고속훼리(www.kefship.com) 1577-2891
*대부해운(www.daebuhw.com) 032-887-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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