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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어른은 꽃, 아이들은 자동차·공룡 모양 선호", 조방선 도예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어른은 꽃, 아이들은 자동차·공룡 모양 선호", 조방선 도예가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1.12.29 13: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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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옹기 공모전에서 '처염상정'이란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한 조방선 도예가. 전북 전주 모악산자락길에 있는 그의 '방선도예' 공방에서 개인 및 소모인들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래스 도자기 체험을 강의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대한민국 옹기 공모전에서 '처염상정'이란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한 조방선 도예가. 전북 전주 모악산자락길에 있는 그의 '방선도예' 공방에서 개인 및 소모인들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래스 도자기 체험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전주] “아이들에게 흙을 주면, 두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앉아서 흙이랑 놀아요. 아이들이 만든 접시에는 자동차, 공룡 모양이 대부분이에요. 어른들은 다양한 모양의 큰 접시에 꽃문양 넣는 것을 선호하죠.”

아이들이나 어른 모두 흙을 만지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는 두뇌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도예 공방을 운영하는 조방선 도예가. 그는 초보자들도 쉽게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게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한다. 그릇의 형태 만들기와 문양 넣기, 말리기 전에 도자기가 깨지지 않도록 마무리 작업까지 꼼꼼하게 가르쳐주는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다.

방선도예에 전시된 생활도자기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방선도예에 전시된 생활도자기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대한민국 옹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처염상정'과 동일한 연꽃 합. 9개 조합으로 된 크고 작은 연꽃 합은 현재 울산 옹기박물관에 영구 보관중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대한민국 옹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처염상정'과 동일한 연꽃 합. 9개 조합으로 된 크고 작은 연꽃 합은 현재 울산 옹기박물관에 영구 보관중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원데이클래스에서 도자기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조방선 도예가. 사진 / 조용식 기자
원데이클래스에서 도자기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조방선 도예가. 사진 / 조용식 기자

도예 공방을 해본 경험자에게는 컵이나 접시 굽까지 진행을 권하지만, 초보자의 경우는 실용적인 접시 만들기를 추천한다. 접시를 만드는 방법은 흙을 홍두깨로 살살 굴려 가며 자신이 생각한 모양으로 넓은 판을 만든다. 

접시에 다양한 문양을 찍거나 원하는 그림을 그린 후에 접시 모양을 갖추면 완성된다. 이때 말리는 과정과 초벌구이를 하면서 깨질 수 있는 부분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데, 조방선 도예가가 일일이 돌아다니며 체크해 주기 때문에 큰 염려는 없다. 

“공방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나만의 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오세요. 그런데 초보자에게 컵 손잡이를 붙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결국에는 밥그릇이나 국그릇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컵의 경우 밑판을 만든 후에 동그랗고 길게 만든 흙을 돌려가면서 높이를 조절하고, 그와 동시에 속과 겉을 꼭꼭 눌러주며 쌓아 올리면 된다. 이런 기법을 도자기에서는 코일링 기법이라고 하는데, 접시의 굽을 만드는 것도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지난 5월 전주 완산구 모악산자락길에서 ‘방선도예’를 시작한 조방선 도예가는 지난 2019년 제6회 대한민국 옹기 공모전에서 ‘처염상정’이란 작품으로 대상에 선정되었으며, 제44회 전라북도공예품대전에서는 ‘궁중담소’라는 작품으로 금상을 수상한 전문 도예가이다. 

조방선 도예가의 개인전 출품작인 '연가(연통)'. 사진 / 조용식 기자
조방선 도예가의 개인전 출품작인 '연가(연통)'. 사진 / 조용식 기자
옛날 집마당에 있던 작두(물오름의 전라도 사투리)을 재현한 작품, '물오름'. 사진 / 조용식 기자
옛날 집마당에 있던 작두(물오름의 전라도 사투리)을 재현한 작품, '물오름'. 사진 / 조용식 기자
방선도예 곳곳에 걸린 이색적인 모빌. 사진 / 조용식 기자
방선도예 곳곳에 걸린 이색적인 모빌. 사진 / 조용식 기자

특히 대한민국 옹기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처염상정’ 작품은 담양 대나무 죽순 형태를 디자인하고 옹기와 금색 유약을 부분 처리해 전통과 현대를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9개 조합으로 된 크고 작은 연꽃 합(盒)으로 구성된 ‘처염상정’ 작품은 현재 울산 옹기박물관에 영구 보관 중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합’이란 음식을 담는 놋그릇의 하나로 그리 높지 않고 둥글넓적하며 뚜껑이 있으며, 큰 합, 작은 합, 중합, 알합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옛날 어르신들은 합을 패물을 넣어두는 용도로 사용했어요. 합은 단지에 곶감을 넣어두었다가 아이들이 오면 내주듯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담아놓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이런 소중한 물건을 조금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조방선 도예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꽃 모양의 합을 구상하게 되었고, 연꽃잎의 끝자락에는 수금을 입혀 꽃봉오리가 환하게 피어나는 느낌을 주었으며, 손잡이는 연밥 모양으로 만들어 잡기 편하게 만든 작품이 ‘처염상정’이라고 설명한다.

방선도예를 둘러보는 눈길이 가는 작품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오름’(작두:전라도 사투리)이다. 옛날에는 집집이 하나씩 마당에 자리하던 물오름. 어린 시절, 물 한 바가지를 넣고 연신 품어야만 물이 나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는 조방선 도예가는 물오름을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물오름은 무게 중심이 맞아야만 가마에서 온전히 나올 수 있는 난이도가 높은 작품이다. 그래서 물 나오는 부분이나 손잡이 등을 만드는데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고 한다. 또한 오래된 물오름을 표현하기 위해 녹슨 부분을 강조했으며, 옛날 것을 상기시키려고 전통문양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정말 가마에 넣고 기도를 엄청나게 했어요. 무게 중심을 잘 잡으며 유약 작업을 마치고는 또다시 기도를 했죠. 그 덕분인지 온전한 물오름이 나오게 됐죠.”

이 밖에도 신선한 느낌의 납작한 옹기 항아리와 현대적인 문양이 가미된 연가(연통)도 눈길을 끈다. 남들 안 하는 것을 즐겨 만든다는 조방선 도예가의 공방을 둘러보면, 그가 만들어 놓은 이색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일상에 필요한 대 접시, 컵, 그릇, 차 도구, 인테리어 소품, 모빌, 수저, 화병, 어항 등 생활 도자기와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인화문찻도구세트. 사진 / 조용식 기자
인화문찻도구세트. 사진 / 조용식 기자
방선도예에 전시된 개인 출품작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방선도예에 전시된 개인 출품작들. 사진 / 조용식 기자

방선도예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개인이나 소모임이 많다. 또한 전주 한옥마을로 가족여행을 왔다가 30분 거리의 공방에 들려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에게는 ‘집에서 흙을 가지고 놀 수 있게 흙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INFO 방선도예 원데이클래스
체험 시간은 2시간으로 조방선 도예가가 직접 지도를 한다. 도자기 말리기, 유약 바르기, 초벌 및 재벌구이 등을 거치면 한 달 전후로 작품을 전달(택배 또는 방문)받을 수 있다. 
주소 : 전북 전주 완산구 모악산자락길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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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부표 2022-01-10 05:20:17
선생님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