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국가중요 어업유산 따라가는 여행] 갯벌에서 황금 수산물을 캐내는 어촌 이야기,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
[국가중요 어업유산 따라가는 여행] 갯벌에서 황금 수산물을 캐내는 어촌 이야기,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4.11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중요 어업유산이란?
산업화 이후 어촌자원과 어업생태계가 훼손되거나 방치되어 후대에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유한 자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자원을 보호·계승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어업 및 어촌의 자원은 식량공급, 아름다운 경관, 어업생태계 기능보존, 전통적인 어업문화라는 중요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 어업유산(11종)을 선정하여 어촌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한국어촌어항공단과 여행스케치는 계절에 맞춰 어업유산을 소개한다. 그 첫 번째로 제6호인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과 주변 여행지를 소개한다.

무안 해제면 도리포항 앞 갯벌에서 맨손낙지잡이를 하고 있는 오정용 씨. 사진/ 박상대 기자
무안 해제면 도리포항 앞 갯벌에서 맨손낙지잡이를 하고 있는 오정용 씨.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무안] 무안과 신안은 갯벌이 잘 발달해 있고, 건강한 갯벌에서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전통어업이 활발한 어촌은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맨손으로 낙지를 잡는 어촌에 다녀왔다.

황토밭 너머로 드러난 광활한 갯벌 

무안의 봄은 황토밭에서 마주할 수 있다. 무안읍내를 벗어나 해제면으로 달려가면 도로 좌우로 드넓은 붉은 황토밭이 펼쳐져 있다. 황토밭의 서정성에 취해 콧노래를 부르다보니 어느덧 바다가 보인다. 무안의 바다는 갯벌이 압권이다. 무안과 함평 사이에 있는 함평만 갯벌, 망운면 탄도와 조금나루 사이에 있는 갯벌을 바라볼 때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루에 두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을 볼 때마다 경이로운 현상을 마주한다. 함평만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서해에서 볼 수 있는 귀한 해돋이 광경이다. 조금나루 앞에서 신안군 지도 앞까지 펼쳐진 갯벌에 드리워진 해넘이 광경도 장엄하기 그지없다. 힐링이 필요할 때면 조금나루 유원지에 앉아 갯벌을 바라보며 멍때림 시간을 갖곤 한다. 갯벌에선 갈매기나 저어새들이 한가롭게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그 장면은 참 평화롭다.

무안갯벌에는 주변 황토밭에서 흘러내린 퇴적물이 섞여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무안갯벌에는 주변 황토밭에서 흘러내린 퇴적물이 섞여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무안군 해제면 무안 황토갯벌랜드. 사진/ 박상대 기자
무안군 해제면 무안 황토갯벌랜드. 사진/ 박상대 기자

낙지의 숨구멍을 찾아내는 노련한 기술 

종종 갯벌에서 일하는 어부들을 만날 수 있다. 조개를 캐는 사람, 칠게나 농게를 잡는 사람, 낙지를 잡는 사람 등등. 무안 사람들은 주로 맨손으로 낙지를 잡는다. 한쪽 팔을 갯벌에 쑤셔 넣어서 낙지를 잡아올리는가 하면, 가래로 갯벌을 파헤친 후 낙지를 잡아올린다. 맨손으로 낙지를 잡는 방식은 수백년 전부터 내려온 전통 방식이다.

“찬 바람이 불면 낙지가 갯벌 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다가 봄바람이 불면 위로 올라와요. 그때 낙지잡이를 시작하죠. 6월 중순이면 산란기에 접어드니까 낙지잡이를 중단하고, 9월 중순에 다시 시작해요.”

30년 넘게 맨손 낙지잡이를 하고 있는 오정용 씨(65. 해제면)는 많이 잡을 때는 3시간에 6, 70마리를 잡는다고 한다. 갯벌에서 낙지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3시간 안팎이다. 썰물일 때만 갯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촌 사람들은 만약 온종일 갯벌에서 일한다면 골병들어 죽었을 거라고 한다. 하늘이 적당히 일해서 먹고 살 만큼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한다.

맨손 낙지잡이는 썰물일 때 가능하므로 이른 아침에 나갈 때도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맨손 낙지잡이는 썰물일 때 가능하므로 이른 아침에 나갈 때도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낙지집 입구 낙지의 숨구멍을 부럿이라 한다. 부럿에서 미세한 물결이 올라올 때 잡아야 성공한다. 사진/ 박상대 기자
팔낙지잡이 중인 모습. 사진/ 박상대 기자
낙지를 잡을 수 있는 연간 조업일수는 70~130일이며, 맨손잡이를 할 수 있는 기간은 3개월 남짓이다. 사진은팔낙지잡이 중인 모습.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객들도 갯벌에 들어가 낙지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을까? 마을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노련한 주민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아무 갯벌이나 판다고 낙지가 잡히는 것이 아니고, 낙지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야 한다. 낙지집은 작은 구멍(부럿) 속에 있는데 낙지가 숨을 쉴 때 미세한 물결이 올라온다. 그때 손을 찔러 넣거나 가래로 갯벌을 파내야 한다. 부럿과 물결을 찾아내는 일이 1차 기술이고, 파내는 일이 2차 기술이다.

이런 기술이 국가주요어업유산으로 선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통방식으로 낙지를 잡는 어부 숫자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고, 통발이나 연승낚시로 낙지를 잡아올리기 때문이다.

산낙지 탕탕이. 사진/ 박상대 기자
산낙지 탕탕이. 사진/ 박상대 기자
낙지연포탕. 사진/ 박상대 기자

황토 갯벌에 서식하는 낙지와 낙지요리
낙지는 6월 중순 어미가 알을 낳고, 30일 전후에 알에서 부화한다. 새끼가 부화할 즈음 어미는 갯벌 속에서 살아온 1년여의 생을 마감하고, 새끼들에게 몸을 먹이로 내준다. 새끼들은 순식간에 자라고 한달이면 제법 몸집을 키운다. 갯벌낙지 맨손어업을 하는 어부들은 9월말부터 12월 중순, 4월 초순부터 산란기인 6월 중순까지 낙지를 잡으러나간다.
무안이나 신안 일대에는 낙지를 잡아다 파는 직판장이나 다량판매가 이루어지는 위판장이 여러 군데 있고, 낙지요리를 판매하는 음식점도 많이 있다. 무안군 무안읍내에는 ‘낙지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산낙지를 파는 시장과 낙지요리 전문음식점이 30여 곳 있다.

무안 도리포. 사진/ 박상대 기자
무안의 여행지. 사진/ 박상대 기자

무안 황토갯벌랜드와 주변여행지

무안 황토갯벌랜드에는 갯벌과학관, 갯벌체험학습장, 해상안전체험장 등이 있다. 과학관에서는 갯벌의 중요성과 갯벌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다양한 특징을 공부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어촌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어업유산들을 전시하고 있다. 황토갯벌랜드에는 황토이글루, 황토움막, 카라반, 오토캠핑장 등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리포항은 황토갯벌랜드에서 가까운 무안군 해제면에 있다. 도리포항에는 영광군 염산면과 연결된 칠산대교가 있고, 해돋이 광경이 장엄하다. 송계어촌휴양마을은 도리포항 가는 길목에 있다. 조개잡이와 후릿그물, 배낚시체험을 할 수 있다. 망운면 조금나루는 탄도항과 마주하고, 무안군에서 조성한 아름다운 노을길이 있다. 노을길 중간에 무안낙지공원이 있는데 이곳에서 해넘이를 감상하고, 소나무숲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현경면 홀통유원지에는 아름다운 갯벌과 해안선, 소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황토갯벌랜드에서 도리포항과 송계마을을 지나 원점회기하는 해안누리길도 있다. 황토밭길과 갯벌,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유원지는 물론 면소재지마다 낙지요리 전문음식점들 서너 곳이 영업중이다.

INFO 무안 황토갯벌랜드
주소 전남 무안군 해제면 만송로 36
문의 061-450-5634

신안 태평염전. 사진/ 박상대 기자 
신안의 여행지. 사진/ 박상대 기자

신안 갯벌센터와 주변 여행지

신안 갯벌센터는 국내 최초의 갯벌생태 교육공간이다. 갯벌의 생성 과정과 갯벌에 사는 여러 생물의 생태를 접할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신안군의 아름다운 섬과 갯벌에 대한 홍보영상물도 상영한다. 전시관 내에는 1976년 증도 앞바다에서 발굴한 중국 송·원시대 무역선에 실려있던 각종 유물 2만 3천여 점도 전시되고 있다.

신안군 지도와 증도 일대는 전남갯벌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갯벌에서는 칠게와 농게, 짱뚱어가 마음껏 뛰놀고 있다. 갯벌센터 앞에서 갯벌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증도에 있는 우전해수욕장은 수심이 낮고 경사가 완만하다. 길목에 짱뚱어다리가 갯벌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다리 위에서 온갖 생명체와 풍광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증도에는 태평염전과 소금박물관이 있다. 태평염전에서는 각종 체험을 할 수 있고, 주변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임자도는 지도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있는데, 대광해수욕장과 튤립공원이 있다. 최근에는 매실꽃공원도 조성해 놓았다. 지도읍에서 임자도를 순환하는 42km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지도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지도읍 송도교 앞 젓갈타운과 송도교 건너 송도수산시장, 증도면소재지 등 여러 곳에서 낙지요리를 맛볼 수 있다.

INFO 신안 갯벌센터
주소 전남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766-15
문의 061-275-840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