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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해안누리길 여행]걷는 걸음마다 명소들이 이어지는 눈부신 해변길 삼척 맹방해변길
[해안누리길 여행]걷는 걸음마다 명소들이 이어지는 눈부신 해변길 삼척 맹방해변길
  • 노규엽 기자
  • 승인 2022.07.15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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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맹방해변길. 사진/여행스케치
삼척 맹방해변길. 사진/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삼척]동해와 접한 강원도의 여섯 도시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삼척은 오랫동안 관광도시로는 저평가되었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BTS의 <Butter> 앨범 재킷 촬영장소인 맹방해변이 더욱 유명해지고 53년 만에 개방된 덕봉산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등 삼척이 지닌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졌다. 이에 더해 부드러운 백사장을 밟으며 바다의 풍광을 맘껏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삼척시가 지닌 총연장 58km의 긴 해안선은 전체가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아늑한 포구, 기암괴석의 갯바위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멋진 구간에 해안누리길 35코스를 만들었으니, 바로 맹방해변길이다. 서울특별시성북구수련원부터 덕산항에 이르는 약 6.5km의 걷기 코스는 인위적으로 보행길을 조성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해안길이 이어져 막힘없이 확 트인 눈부신 걷기길이다.

긴 모래밭이 펼쳐진 맹방해변.
긴 모래밭이 펼쳐진 맹방해변. 사진/여행스케치

삼척에서 가장 유명한 맹방해변

맹방해변길의 시작점인 ‘서울특별시성북구수련원’에서 바다 쪽으로 걸어가면 좌우로 넓은 백사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걷기 시작하면 상맹방해수욕장과 하맹방해수욕장이 이어지며 바다 풍광을 보며 걷는 해안누리길이 즐겁게 시작된다. BTS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팬들이 방문해 더욱 유명해졌다고는 하나, 맹방해변은 원래도 이름값이 높았던 곳이었다. 삼척의 제1해수욕장이라고도 일컫는 이곳은 은빛 모래밭이 4km에 달해 명사십리라고도 불렸다. 지금도 여름이면 수많은 피서객들로 붐비는 것은 당연한 소리다.

덕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맹방해변.
덕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맹방해변. 사진/여행스케치

이영애와 유지태 주연의 영화 <봄날은 간다>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맹방해변이 영화 속 명소로도 다가온다. 이영애와 유지태가 서로의 어깨를 베개 삼아 기댄 채 파도 소리를 녹음하던 장소가 이곳이었다. 2001년 영화 개봉 당시 이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박혔고, 배우들의 연기를 재연하고자 맹방해변을 찾는 연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세월이 흘러 예전만은 못하지만 지금도 그런 연인들을 목격할 수 있으니 맹방해변은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해변이라 할 수도 있겠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맹방은 축제장소로도 인기가 높았다. 매년 4월 상맹방리에서 유채꽃 단지를 조성해 맹방유채꽃 축제를 개최할 때면 노란 봄꽃을 즐기려는 여행자들이 이곳으로 모였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연속 축제가 취소되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유채꽃을 보기 위해 맹방해변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맹방해변에서 덕산해변으로 건너오는 다리.
맹방해변에서 덕산해변으로 건너오는 다리. 사진/여행스케치

해수욕장 사이 명소로 자리 잡은 섬 같은 산 하나

맹방해변을 쭉 걷고 나면 육지 쪽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물길을 건너 덕산해변으로 넘어간다. 해안누리길 코스로는 덕봉대교로 돌아서 물길을 건너게 되어있지만, 해변끼리 이어지는 나무다리를 건너가도 관계는 없다. 두 해변의 경계에는 자그마하게 솟은 봉우리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덕봉산이다. 덕봉산은 맹방해변에서 볼 때는 섬처럼 보이지만, 덕산해변으로 건너와서 보면 육지와 연결된 산이다. 덕봉산에는 다양한 나무가 살고 있고 전체가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다. 덕봉산이 동그랗고 부드러운 곡선을 지닌 연유를 적어놓은 지역 유래가 재미있다. 옛날 양양 바닷가에 삼형제를 이룬 산이 있었는데, 어느 날 큰 해일이 일어 삼형제산이 바다로 떠밀려갔다. 바닷물에 휩쓸리면서 팔면이 둥그렇게 무뎌졌고, 키도 낮아졌다. 그 가운데 맏이가 이곳으로 떠밀려와 덕봉산이 되었고, 둘째는 삼척 원덕읍에 있는 해망산, 셋째는 울진까지 가서 비래봉이 되었다고 한다.

덕봉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
덕봉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 사진/여행스케치

덕봉산은 1968년 울진ㆍ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 발생한 뒤 경계 철책이 설치되면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었던 곳이다. 지난 2021년에야 탐방로를 설치하면서 53년 만에 일반에 개방되었고, 덕분에 지금은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를 걸으며 비경을 즐길 수 있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는 산 둘레를 한 바퀴 돌아보며 바다와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해안코스와 대나무 숲이 우거진 계단을 올라 정상 전망대를 오르는 내륙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전부 둘러봐도 길이가 약 1km 정도이니 해안누리길에 더해 잠시 걸어볼만하다.

덕봉산 탐방로는 해안코스와 내륙코스로 나뉜다.
덕봉산 탐방로는 해안코스와 내륙코스로 나뉜다. 사진/여행스케치

종착지 덕산항까지의 구간은 보너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를 둘러보고 다시 길을 이으면 덕산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가 도로를 만나며 해안누리길이 이어진다. 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덕산해변을 따라 가다가 해변길 끝무렵에서 도로로 빠져나오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해변과 붙어있는 마을 덕산리는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처가마을로 이봉주 선수가 장인과 함께 <백년손님>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모습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놓은 조형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도로 오른편에 있는 항구회타운을 지나고 나면 언덕길이 시작되는데, 이 도로가 덕산항을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경사가 가파르지는 않지만 이곳에도 갓길이 없으므로 주의를 하며 걷는다. 고개에 오르면 불쑥 솟아오른 해안단구 아래 자리 잡은 아늑한 항구, 덕산항이 보인다. 덕산항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동해안에는 흔치 않은 자갈로 된 몽돌해변에서 잘그락 잘그락 소리를 들으며 낭만적으로 걷기를 마무리 할 수 있겠다.

덕봉산은 53년만에 개방된 삼척의 새로운 명소다.
덕봉산은 53년만에 개방된 삼척의 새로운 명소다. 사진/여행스케치

INFO 서울특별시성북구수련원

주소 강원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길 398-4

INFO 덕봉산(덕산해변 주차장)

주소 강원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 119-5

INFO 덕산항

주소 강원 삼척시 근덕면 덕산해안로 2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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